단상및 논평

실물을 처음보니 반갑네 ! - 김포대두 정왕룡 선거노트

김포대두 정왕룡 2012. 1. 22. 09:51

실물을 처음보니 반갑네 ! - 김포대두 정왕룡 선거노트

 

척사대회라는게 뭘까?

설맞이 윷놀이대회라면 쉽게 이해될 것 같다.

 

어릴적 일찍 시골을 떠나와 도회지 변두리 생활에 익숙한 나는 이 용어에 많이 낯설다. 김포에 와서도 여전히 낯설기는 마찬가지였다. 특히 시의원활동 할 당시 농촌지역을 지역구로 둔 동료의원들이 ‘척사대회’ 참석 일정을 빼곡이 적어갖고 다닐 때도 갸우뚱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도농복합도시인 김포에서 아파트 단지 일색인 나의 지역구에선 그런 행사가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기에다가 의정활동 당시 행사참석 안하기로 유명했던 나의 모습이었으니 말해 무엇하랴!

 

그런데 얼마전 받아든 김포지역 척사대회 일정이 장난 아니다. 그믐직전부터 설날 당일은 물론이고 다음주 중반까지 빼곡이 잡혀있다. 농촌지역 분들을 이렇게 한 자리에서 만나 뵐 기회가 다시없기에 참여일정을 잡았다.

 

21일 토요일 아침, 하성면으로 향했다. 지난번 자율방범대 척사대회에 이어 오늘은 의용소방대가 주최하는 자리다. 하성 들어가는 길목 곳곳마다 ‘고향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척사대회 장소인 하성 119 안전센터에 들어섰다.

어깨띠를 매고 현장에 들어서는 순간, 입이 딱 벌어졌다.

 

기껏 2,30여명 있는 자리겠거니 했는데 그게 아니다. 줄잡아 백여명은 되는 분들이 모여서 왁자지껄 떠들썩하다. 완전 동네 잔치집 분위기다. 한쪽에는 장작불이 지펴지고 벌써 윷판이 벌어졌다. 안쪽에서는 여성 의용소방대원들이 국을 끓이고 음식을 장만하기에 정신이 없다. 농악대원들이 둥근 대형을 갖추고 흥겨운 가락을 뽑아놓기 일보직전이다.

 

대열속으로 들어가려 하니 약간 뻘쭘해진다.

이런 자리엔 지역의 아는 사람이 있어 동행해주면 훨씬 부드럽다. 하지만 아직 나의 인지도나 통합진보당 조직력이 이런 상황까지 뒷받침하기엔 열세인 것이 현실이다. 이런 때는 후보자의 당찬 기백으로 돌파하는 게 최고다. 심호흡을 길게 한번하고 아랫배에 힘을 준 다음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안녕하세요. 국회의원 후보 정왕룡입니다. 흑룡의 해에 왕룡이가 이름값 하겠습니다.”

마주치는 분들마다 명함을 드리고 꾸벅 인사를 했다. 역시 시골인심은 시골인심이다. 다들 따뜻이 환대해주신다. 덕담도 건네주신다. 통합진보당에 대해 물어보시는 분도 있다.

 

“인터넷에서만 얼굴을 보았는데 실물이 훨씬 잘 생겼네?”

“어? 저를 아세요?”

“그럼, 정의원 블로그를 수년전부터 들어가서 보고 있어요!”“아이구, 감사합니다”

명함을 돌리는데 한 어르신이 나에게 친근감을 표시하며 말을 건네신다. 수년전부터 나를 알아왔단다. 그것도 블로그를 통해서!

와! 기분 째지는 순간이다.

 

“나도 정의원을 인터넷에서 줄곧 봐왔어요. 그런데 이렇게 실물을 보기는 처음이네”

또 한분이 말을 건네며 대화에 참여하신다.

“죄송합니다. 진작에 실물로도 인사를 자주 드렸어야 하는데! 앞으로는 열심히 찾아뵙겠습니다.”

하성과 같은 북한과 마주보는 접경지역에서도 인터넷을 통한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니!

그것도 나같은 외지출신 신출내기 정치인에게 관심을 갖고서!

그냥 신기하기만 하다.

열심히 하겠다며 꾸벅 인사를 하고 다음 분들을 향해 발걸음을 돌리는데 누가 다가온다.

 

정하영 김포시 의회 부의장이다. 하성면등 김포시 5개읍면을 지역구로 하고 계시다. 지난 선거때 무소속으로 당당히 당선되었을 뿐만 아니라 부의장직까지 맡으셨다. 여러자리에서 따뜻하게 형처럼 나를 챙겨주시는 분이다. 오늘 역시 나를 발견하고 다가와서 여러 사람에게 나를 소개시켜 주신다. 권동택 의용소방대장과 이미숙 여성의용 소방대장님과 인사를 나누었다. 권회장님은 전체 행사를 주관하기에 바쁘심에도 따뜻한 손을 내미신다. 이미숙 여성대장님의 누님과 같은 푸근한 미소가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신다. ‘내일 월곶면 갈산리 행사는 이보다 더 규모가 크다’며 꼭 가볼것을 조언해주시는 따뜻함도 있다.

 

노천 주방에 다가갔다. 여성 대원들이 음식준비하기에 여념이 없다. 명함을 드리기가 죄송스럽다. 명절날 가정음식 차리기에도 정신없을 텐데 대규모 마을 행사에 나서서 일손을 나눈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도 염치불구하고 음식준비 현장 한가운데로 밀고 들어가 명함을 드리고 일일이 인사를 나누었다.

 

인사를 한바퀴 다 돈 뒤 식탁으로 갔다. 이미숙 회장님이 상을 차려주신다. 이미 아침을 먹고 출발했음에도 식욕이 당긴다. 국에 밥을 말아서 한 입 떠 넣으니 속이 확 풀리고 온 몸이 따뜻해진다. 어르신 한 분이 다가오신다. 조한웅 전 의원님이시다. 그저께 김포시의회 전직 의원들 모임인 의정동우회 자리에서도 뵈었다. 그 당시 생신 케잌도 자르고 축하박수도 보내드렸는데 오늘 또 보니 그저 반갑기만 하다. 까마득한 후배 의원이 마을을 찾았다고 옆자리에 오셔서 음식도 권하며 이것 저것 챙겨주신다. 정하영 부의장, 조한웅 전의원님, 그리고 나, 어느새 전현직 시의원 3사람이 선후배 관계로 함께 모인자리가 되어버렸다.

 

“아 이제 그만 좀 먹어요!!!”

“아이구 넘 구박 마세요. 그냥 손이 가는 것을 어떡합니까. ”

국이 맜있어서 한그릇 더 시키고 밥까지 다시 말았더니 정하영 부의장이 핀잔을 주신다. 아침을 먹고 왔는데도 척사대회 밥그릇은 위장안에 따로 있나보다.

 

시간이 어느덧 한시간 가량 되어간다.

떠나야 할 시간이다. 권동택, 이미숙 대장님과 인사를 다시 나누었다. 정하영 부의장님이 따뜻이 손을 잡아주신다. 윷놀이 판이 여기저기 벌어지고 모야! 윷이야! 함성이 터져 나온다.

 

질펀한 농악소리가 한강변까지 울려 퍼진다.

설맞이하는 시골인심은 풍성하기 그지없다.

고향이 따로없다. 내가 있는 곳이 고향이다. 김포의 다른 이름은 고향이다.

떠나오는 발걸음이 가볍고 산뜻하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