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한강하구 전략부재를 개탄한다 -황금포구 일기(3)
김포도시철도가 점점 수렁으로 빠져드는 느낌이다. 민자냐 재정이냐 아직도 그 논의는 끝이 없고 그렇다고 뚜렷한 해법 없이 소모적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도시철도는 김포시 교통상황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적 사안임에는 분명하지만 김포전체를 아우르는 발전전략의 일환으로 접근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총체적 전략이 부재한 상황에서 도시철도 하나가 김포 전체의 문제인양 치부되어 버린 책임에서 지역 위정자 그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김포도시철도는 서울과의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사안이다. 그렇다고 해서 김포에 도시철도 말고 다른 문제는 다 뒤로 미루는 식의 접근은 문제가 있다.
'지속가능한 창조도시 김포' 라는 민선 5기의 화려한 슬로건에 걸맞는 전략 제시와 구체적 로드맵이 부재한 상황에서 시민 집단지성의 역동성을 뽑아내기에는 근본적 어려움이 존재했다.
도시철도에 목매는 사고의 근저에는 서울을 향하는 접근성 문제가 깔려 있고 이는 김포를 위성도시로 한정 지으며 자체의 브랜드 육성이나 구심력 확보에 소홀히 하려는 패배주의 사고가 깔려 있다. 여기에서 잠시 한강하구로 눈을 돌려보자.
한강하구(조강)는 김포를 잉태한 어머니와 같은 존재다. 하지만 분단 이후 김포는 한강하구를 잊어버렸다. 조강이라는 이름 자체를 기억 속에서 지워버렸다. 김포공항의 양동, 양서가 넘어가고 원미, 계양 등이 잘려나가더니 검단 상실은 김포를 호리병 모양으로 만들어 숨을 막히게 해버렸다.
여기에 경인운하는 김포를 아예 인공섬으로 만들어 고립과정의 마침표를 찍어버렸다. 이제 김포는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 설사 도시철도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그 다음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이제 근본적인 사고의 전환을 모색할 때가 됐다. 그러기 위해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야 한다. 김포다운 모습의 정체성 확보와 발전전략, 그리고 브랜드 육성에 힘을 모아야 한다. 그것의 출발점은 한강하구를 껴안는 것이다. 한강하구를 김포의 내해로 만드는 것이다.
10.4 남북정상 회담에서 도출한 서해평화협력지대 합의사항은 김포에 한강하구를 껴안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정치적 풍향은 다시 우여곡절을 겪었다. 불행 중 다행히도 세계적 경제침체는 향후 어떤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남북경협이 우리경제의 유일한 출구임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김포가 한강하구를 껴안을 수 있는 정세가 형성될 조짐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외부적 조건이 개선될 때까지 앉아 기다려서는 안된다. 김포 강화, 김포 파주, 나아가서는 북한 개풍까지 끌어안는 한강하구 전략수립과 이를 실현하는 노력이 부단히 지금부터 전개되어야 한다. 한강하구가 육지의 끝이 아닌 김포의 무한한 발전 배후지가 될 수 있음을 대내외에 과시해야 한다.
일본이 온갖 비난을 무릅쓰면서도 독도를 분쟁지역화 하고 동해를 일본해로 기정사실 화하는 집요함이 우리 김포에도 필요하다. 남북 긴장관계. 철조망, 군사규제, 기초자치단체의 힘없음을 탓하지 말자. 우리가 이러한 무기력함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한강하구에서 동 떨어진 인천시는 열악한 재정난에도 불구하고 개성, 강화, 영종도를 잇고 서해5도까지 끌어안는 광범위한 한강하구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파주 역시 임진각과 도라산역의 상징성을 바탕으로 분쟁지역 이미지를 평화특구의 역설적 전환으로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바야흐로 한강하구 쟁탈전이 시작되고 있다. 이 속에서 또다시 이중으로 고립된 섬으로 남을 것인지 도약의 기회를 활용한 것인지 그 키는 김포시민의 몫이다.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유정복 의원에 대한 기대 역시 빼놓을 수 없음은 물론이다. 한강하구 중심도시 김포를 꿈꾸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