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김포시 기독교 연합회 관계자에게 행한 간담회 발언내용을 갖고 안팎이 뒤숭숭하다. 오보논란이 있지만 연합회의 해명을 봐도 ‘예산이 준비되지 않으면 중전철 추진이 어렵다’라는 발언은 분명해 보인다. 김 지사의 발언 중 ‘예산준비 필요성’과 ‘중전철 추진의 어려움’중 어느 쪽에 무게를 둬야할지 여부는 해석하는 사람 마음일 수밖에 없다.
시의원 시절 강경구 시장이 한창 중전철 성사에 공을 들일 당시 김 지사가 김포시 의회를 방문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당시에도 ‘중전철 추진 협조’를 요청하는 의원들의 거듭된 물음에 김 지사는 거의 똑같은 답을 했던 것으로 회상이 된다. 부천사례를 드는 것까지 닮은 꼴 그대로다. 그러면서도 정치인 특유의 빠져나갈 여운을 남기는 어법은 김 지사 역시 그때나 지금이나 한결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문제는 김포의 현실이다. 도지사의 간담회석상 말 한마디에 김포최대의 현안이 이리저리 휘둘리는 9호선 직결의 해법은 없는 것일까? 먼저 해법을 논할 때 한 가지 전제해야 할 것이 있다. 정책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유영록 시장이 9호선 공약을 줄기차게 밀어붙이고 있는 현 상황에서 과거 치열하게 벌어졌던 경전철 중전철 논란은 별 의미가 없어져 버렸다는 것이다.
여전히 그 실현가능성에 의구심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일단은 일정기간 동안은 유시장의 선택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상황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국민참여당 김포 지역위 역시 작년 말 공청회 직후 논평을 내고 용역안의 내용을 좀 더 세밀히 다듬은 연후에 경기도에 올릴 것을 주문한 일이 있다. 하지만 우려했던 대로 졸속 송부는 경기도의 반려로 나타나 오히려 시간허비와 논란증폭만 더 초래한 셈이 되고 말았다. 그럼에도 우여곡절은 있겠지만 경기도 통과는 이뤄지리라 본다. 정치인인 김문수 지사가 자기 손에 피를 묻히려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손 안 벌리고 김포자체 재정으로만 건설, 운영하겠다는데 말이다.
문제는 국토해양부로 넘어갔을 때다. 전국 각 지자체 경전철 추진도 거의 원점 재검토 발언이 공공연히 나오는 상황에서 김포 같은 중소도시 중전철 연결은 넘어야 할 산이 너무 높다. 여기에 국토 해양부 직원들은 정치인도 아니기 때문에 4대강 사업처럼 청와대 정도가 밀어붙이기로 나서지 않는다면 표를 의식해서 움직일 이유도 없다. 오히려 이때부터는 김포가 기댈 수 있는 언덕은 유정복 의원의 역할밖에 없게 된다.
진작부터 중전철 해법은 경기도를 뛰어넘어 국토해양부에 타깃을 맞춰 설득논리를 준비하고 정치적, 비정치적 방법을 총동원하는 총력전의 형태로 갔어야 했다. 당연히 이러한 총력전의 쌍두마차는 유정복 의원과 유영록 시장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사안의 본질이 이러함에도 여전히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민선 5기 출범 반년이 넘도록 이 사안을 가지고 유정복 의원과 유영록 시장의 성과 있는 만남이 있었다는 사실이 양쪽에서 동시에 확인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도시철도에 얽혀있는 복잡한 정치적 함수관계를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지역을 이끌어가는 두 정치 지도자가 허심탄회하게 모든 것을 까발려놓고 끝장 토론을 해서라도 의기투합할 수 있는 합의안을 도출해내지 못하는 한 이 사안은 다가오는 총선에서 또다시 정치논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자존심이나 체면, 소속정당이 필요 없다. 남북정상회담 준비 하는 것도 아닌데 즉시 못 만날 이유가 무엇인가. 상황으로 보면 이 사안을 이끌고 있는 유영록 시장이 먼저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순서인 듯싶지만 사안의 중대성에 비추어 봤을 때 누가 먼저 만남을 제안하느냐는 순서도 여기에선 별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다행히 유정복 의원에게 심적 부담이 되었을 구제역 파동도 침출수 문제로 이슈가 변경이 되면서 환경부 쪽으로 공이 넘어간 상황인 듯싶다. 구제역 사태가 수습되는 대로 장관직을 물러난다고 했으니 이제는 김포 도시철도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할 때이다.
지금 김포의 상황에선 유유상면(유정복, 유영록의 만남)은 아무리 많아도 지나치지 않다. 만일 자존심이나 정치적 이해관계에 얽매여 어느 한쪽이 만남에 소극적이거나 구차한 이유로 차일피일 미룬다면 시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지금 김포의 하루하루는 과거 백년의 무게와 맞먹을 만큼 금싸라기 같은 시간이다. 조만간에 두 위정자가 나란히 나와서 김포도시철도 해법과 대안에 관해 아름답고 내실 있는 기자회견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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