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이름값 하겠습니다. -김포대두 정왕룡 선거노트

김포대두 정왕룡 2011. 12. 17. 04:39

 

이름값 하겠습니다. -김포대두 정왕룡 선거노트

 

 

명함이 도착했다.

통합진보당 로고와 색깔등이 정해지면 그에 맞추려했지만 많이 지체되는 듯 해서 우선 자체적으로 정했다.

 

명함 한 장을 손에 쥐어봤다. 감촉이 부드럽다.

드디어 시작인가? 명함을 손에 쥔 손에 약간의 떨림이 느껴진다.

 

 

‘이름값 하겠습니다.’

‘MB 폭정심판’

 

 

두가지로 카피를 정했다.

그 중 ‘이름값 하겠습니다.’라는 카피를 자꾸 입에 되뇌어 보았다.

 

여운이 남는다.

 

이제는 두분 다 돌아가셨지만 부모님의 모습이 스쳐지나간다.

 

어릴적에는 ‘왕룡’이라는 튀는 이름때문에 놀림도 많이 받았다. 이름에 얽힌 별명만 해도 수십가지다.

 

그런데 소위 ‘정치’라는 것을 하게 되면서 자기 PR엔 그만이다.

부모님께서 이를 알아보고 어릴적 이름을 이렇게 지어주신 것일까?

 

지난주 캠프 모임을 하면서 나온 제안을 반영한 것인데 읇어볼수록 괜찮다.

 

 

뒷면의 기호 ‘5번’이란 숫자가 눈에 들어온다.

2006년 열린우리당 시절 시의원에 나섰을 때 난생처음 기호1번을 달고 다녔다. 하지만 작년 6.2 지방선거 시장선거 예비후보 시절엔 기호가 아예 없었다. 원내의석 하나없는 신생정당이 감수해야 할 그야말로 무명의 설움이었다. 사람들이 기호를 물어볼 때마다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머쓱한 대답을 할때는 쑥스럽고 무안하기도 했다. 그런데 정작 후보를 등록하고 보니 같은 당 소속임에도 유시민 경기지사 후보와 기호가 달랐다. 무명 신생정당의 서러움을 톡톡히 맛보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처음부터 기호 5번을 당당하게 새기게 되었다.

진보통합의 효과다. 앞으로 예상될지도 모르는 정치지형의 재편에 따라 기호변화가 있을지 모르지만 5번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명함을 들고 나가려던 찰나에 전화가 왔다.

안재범 민주노동당 지역위원장이다. 명함을 살펴봤더니 뒷면 약력에 ‘전직’ 표기가 안되어 있다라는 것이었다. 아차 싶었다.

 

 

역시 지역위원장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소한 부분까지 짚어내는 안목이 고마웠다. 안그래도 오늘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합동 미팅에서 건설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주었고 선거본부장까지 맡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김포지역이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모범적 통합의 전형을 만들어내자는 약속을 함께했다. 모임이 끝나고 돌아가는 와중에 명함을 보다가 그 부분을 짚어낸 것이다. 에정과 동지의식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고마움이 밀려온다.

 

 

‘10년 내공이 그냥 생긴게 아니네요!’

합동미팅때 참여당 출신 한 당원이 안재범 위원장을 보며 한 말이 스쳐지나간다.

 

 

다시 자리에 앉아 당일 사용할 예정인 명함 수백장에다 일일이 ‘전직’이라는 말을 볼펜으로 새겨넣었다.

 

‘김포시의원(전), 국민참여당 지역위원장(전)’

비로소 명함이 제모습을 갖추는 듯 하다.

 

 

통합진보당의 당명에 시선이 간다. 나 개인의 이름뿐만 아니라 통합진보당의 당명에도 ‘이름값’이라는 명칭은 적용될거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앞으로도 넘어야 할 고비가 여러개지만 ‘통합’과 ‘진보’의 이름에 걸맞게 그 값어치를 이루는 빛나는 당이 되어보길 소망해보며 거리로 나갔다.

 

 

이름값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