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새 명함이 먹히다 ! -김포대두 정왕룡 선거노트

김포대두 정왕룡 2011. 12. 28. 10:52

 

 

새 명함이 먹히다 ! -김포대두 정왕룡 선거노트

 

 

호남향우회와 영남향우회 행사가 현대 컨벤션홀 , 각각 다른 방에서 동시에 열렸다.

이흥근 과장 퇴임식을 마치고 내려오니 이미 행사는 다 끝나고 식사 중이시다. 영남 향우회 송년회홀로 들어갔다. 새로나온 명함을 식사하시는 분들께 나둬 드렸다. 확실히 행사장 안에서는 명함을 잘 받으신다. ‘국회의원 후보’라고 말씀드리면 무게감을 달리 보는 것 같다.

 

‘이름값 하겠습니다’

 

내 명함의 카피다.

 

명함을 나눠드리며 간간히 다음과 같은 말도 드려보았다.

“내년이 60년만에 오는 흑룡의 해인데 왕룡이가 열심히 하겠습니다.”

 

“어? 왕룡? 본명이세요?”

 

“그럼요! 영어로 하면 킹 드레곤입니다. 머리가 커서 김포대두라고도 합니다.”

천연덕스럽게 너스레를 떨었더니 웃음이 터진다.

 

 

부모님을 따라 온 학생들도 있다. 그냥 모른척 하고 어른대접 하면서 꾸벅 명함인사를 했다. 수줍게 씨익 웃는 모습들이 귀엽다.

 

‘그래! 너희들이 마음껏 나래를 펼칠 수 있는 사회를 물려주기 위해 이렇게 아저씨가 뛰고 있는것 아니?’ 속으로 아이들에게 건네 본 말이다.

 

“어? 통합후보가 된 거에요? 통합 진보당? 아하! 유시민 당이네? 어? 이정희 심상정도 있네? 맞아! 맞아! 들어본 것 같아”

 

우와! 통했다!

마음속에서 탄성이 일어난다.

 

 

처음 명함을 돌릴 때 많은 분들이 통합진보당과 민주통합당을 헷갈려 했다. 설명을 드려도 잘 이해가 안되는 듯 했다. 고민이 되었다. 그래서 두 번째 명함제작 할 때 뒷면에 통합진보당 앞에 공동대표 3분의 이름을 넣자는 제안을 했다. 그런데 오늘 반응이 온 것이다. 몇몇 군데에서도 똑같은 반응이 온다. 맞아! 잘했어!

 

즐거운 마음으로, 그래도 차분한 표정으로 정중하게 명함을 돌리는데 귀빈석에서 두 분만 앉아 식사를 하고있다. 어? 유정복 의원이다. 내가 바로 옆에 있는데도 짐짓 외면한다.

 

 

‘아냐! 식사하느라 못 본걸 거야‘’

나도 그냥 지나쳤다. 다른 테이블을 돌며 인사를 나누는데 여성 한 분이 술을 권한다. 술을 입에도 못대는 나의 사정을 모르는 것 같다. 그래도 어쩌랴! 눈 딱감고 그냥 입에 부어넣어 버렸다. 얼굴이 달아 오른다.

 

옆자리에서 ‘브라보!’라는 소리가 들렸다. 유정복 의원이 자리를 뜨기 전 몇몇 테이블을 빠르게 돌며 인사를 하다가 한 자리에서 함께 건배를 하는 소리였다. 그리고 휙 나가 버린다.

 

 

‘분명 일부러 나를 외면하는 거 맞아!’

감이 팍 온다. 저 양반 짜증이 나기 시작한 것 맞구나! 아니면 의식적으로 나를 외면해 버린 것이든지!

얼마전 행사장에서 마주쳤을 때 자기에게도 명함을 달라며 나에게 말을 건네던 여유가 안보인다. 바로 옆의 나를 무시하고 갈 정도면 분명 마음이 편치 않다는 거다.

 

 

그도 그럴것이 행사장에서 자꾸 마주치니 내가 진드기처럼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할거다. 그러건 말건 명함을 계속 돌렸다.

 

권창택 영남향우회 사무국장님과 비교적 긴 시간 옆자리에 서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지난 10월에 대명항에서 열렸던 매향제 이야기, 김포지역 사회에 대한 이야기, 변화의 필요성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며 이심 전심의 동질감이 느껴졌다. 감사의 인사를 표하고 옆방의 호남향우회 한강지회장 이취임식및 송년회 자리로 이동했다.

 

 

테이블 곳곳에 기호2번 후보의 명함이 보인다. 민주당 후보가 이곳을 먼저 다녀간 것 같다. 그렇지! 민주당 후보가 이곳을 빠질 리가 없지!

 

김포출신인 민주당 후보는 호남향우회에 열심히 인사다니는데 정작 호남출신인 나는 기호2번을 던져버리고 들판으로 나와 5번으로 인사하고 있으니 순간 야릇한 감정이 밀려온다. 향우회 회장님께 인사를 드렸다. 따뜻이 맞이해주신다. 전직 회장님및 몇몇 임원분들에게도 인사를 드렸다. 그분들의 시선에 담긴 나에 대한 애증이 교차하는 감정이 느껴진다. 참여당 창당시 주저없이 민주당을 뛰쳐나왔던 나의 행동이 같은 호남사람으로서 아직도 이해가 안되는 면이 많으리라. 그래도 젊은 회원들은 이해의 폭이 있으리라 기대하며 정중하게 명함을 돌렸다.

 

 

다들 예의껏 받아주신다. 앞을 보고 뒷면을 꼭 본다. 몇몇 분들은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대표 이름을 집어넣은 게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자리를 빠져나오며 현관에서 뷔페딱지를 붙여주는 직원에게도 명함인사를 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1층 접수사무실에도 들어가서 “앞으로도 자주 오겠습니다”라는 말로 인사를 드렸다.

 

 

바깥으로 나오는데 바람이 훈훈하다. 왠지 느낌이 팍팍 다가온다.

 

현장속에 답이있다! 시민속에 답이있다!

그래 힘있게 부딪혀 보는거야!

 

벽을 문으로 알고 박차고 나가는거야!

그게 역사를 사는 방법인거야!

 

늦봄 문익환 목사님이 하늘에서 방긋 웃고 계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