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연구

맞춤형 보육제도는 철회되어야 한다 -김포시의회 5분 자유발언

김포대두 정왕룡 2016. 6. 15. 03:40

<맞춤형 보육제도는 전면 철회되어야 한다.>

존경하는 유영근 의장님. 그리고 동료의원 여러분..
저는 보건복지부에서 밀어붙이기 식으로 강행하여 오는 7월 코앞에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맞춤형 보육제도’의 문제점을 동료의원들과 공유하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맞춤형 보육은 전업주부가 48개월 미만 아동에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하루 6시간의 맞춤반을 이용하도록 하고 기준시간을 넘기면 추가로 비용을 부담하게 하는 제도입니다. 이와 달리 맞벌이, 구직, 학교재학, 임신, 장애등이 있는 부모와 다자녀, 조손 또는 한부모 저소득층 가구등이 해당되는 종일반은 하루 12시간 어린이집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언뜻 말만 들어보면 그럴 듯 합니다.
하지만 이 내용 이면에는 어린이집 0~2세반 아이 중 외벌이 가정 영아의 보육 시간을 하루 6시간 이하로 제한하고 비용은 20% 삭감지원한다는 것이 핵심적 사안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복지재정 효율화란 명분아래 시행을 앞두고 있는 맞춤형제도의 문제점은 이미 현장에서 수없이 제기되어 왔습니다.

첫째는 전업주부에 대한 인식입니다. 맞춤형 보육 추진담당자들은 일부 주부들이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맡겨놓고 종일 마실 다닌다는 지적을 보완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 사고에는 전업주부는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종일 맡겨놓고 마실이나 다니는 존재로 바라보는 저급한 인식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면서 전업주부를 마실 다니는 존재로 인식하며 가정이라는 또다른 일터현장을 사회와 분리해서 인식하는 복지정책 관료들의 태도를 저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맞벌이 부부에게 새롭게 혜택을 주는 것도 아니어서 더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오히려 번거로운 절차와 증명서류 구비등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대상자들에게 적극적인 홍보도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 대상자 통지안내를 우편으로 발송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신청하고 서류를 구비하여 반송용 봉투도 넣지 않은채 우편으로 보내라하고 취업위장시 고액의 벌금과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둘째는 보육현장의 상황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번 맞춤형 보육의 시행은 0~2세 영아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으로 영아를 97%의 비중으로 보육하는 가정어린이집등 민간시설의 경우, 운영비와 보육료 삭감으로 인해 그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영아는 유아와 달리 보육료 의존도가 높고 별도의 수입을 전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특징이기 때문입니다.

그간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는 영아 안심보육을 위해서는 오직 ‘반별인건비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며, 보육교사 고용 안정이 최우선 사항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는 보육현장의 의견을 무시하고 아이·학부모·교사·원장을 차별하는 맞춤형 보육이 철회되기까지 사력을 다할 것이며, 6월 13일 결의대회 이후에도 정부에서 특별한 대안 제시가 없을 경우 무기한으로 전체 회원이 단식투쟁에 돌입할 것과 6월 23일, 24일에는 전국 동시다발적인 집단 휴원이 불가피함을 회원들과 함께 결정하였습니다.

잠시 관련 동영상과 화면을 보겠습니다.
---------------------------------------------------
존경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여기에 나오는 분들은 투사도 아닙니다. 구호를 외치는 것도 어색하기만 한 분들입니다. 보육현장에 있어야 할 이 분들이 아스팔트에 종일 앉아서 구호를 외치고 있습니다. 누가 이들을 뙤약볕 아래 거리로 내몰았을까요.

셋째 문제점은 운용과정에서 들어갈 막대한 소모비용입니다. 전업맘과 취업맘을 어떻게 구분할 것이며 그 과정에서 취업맘 서류를 제출한 사람들을 잠재적 의심의 대상으로 분류하여 확인하고 검증하는데 들어갈 비용, 제도운용의 허점을 이용하여 허위서류를 제출하는 사람들을 양산하여 갈등과 불신을 조장하는 사회적 비용의 문제가 잇따를 것입니다. 저는 어제 여의도 현장에서 정부당국에서 이미 홍보비로 들어간 수십억 비용을 현장예산으로 투입했어도 제반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기여를 했을 것이라는 목소리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넷째는 ‘맞춤형 보육제도’라는 말에 담겨있는 ‘맞춤’이라는 용어의 모순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맞춤형이라 하는데 과연 어디에 맞추었는지, 누가 맞추라고 했는지, 무슨 목적으로 맞추었는지, 그리고 누가 맞춤을 결정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여기에는 어린이도 보육 종사자도, 그리고 엄마들에 대한 고려는 전혀없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는 없고 오로지 탁상행정을 일삼는 중앙정부 복지관료들의 완장찬 으름장만 있을 뿐입니다. 

존경하는 동료의원 여러분
빈대잡자고 초가삼간 불태운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한자 고사성어에도 ‘교각살우’라는 말이 있습니다. 설마 뿔을 고치자고 소를 죽이는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우리는 그 현장을 지금 목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중앙의 높으신 분들이 결정한 국가적 정책사안에 대해 일개 지방의원이 목소리를 높힌다고 해서 얼마나 사태해결에 도움이 될까 싶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오늘 이 자리에 선 것은 누군가라도 김포 보육인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흔적을 남기고 이분들의 상처받은 자존감을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감히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다.
부디 이 사안이 20대 국회를 중심으로 빠른 해결이 되어 우려하는대로 어린이집의 정상운영이 불가능하게 되어 보육의 질 하락과 잇따른 ‘폐원 도미노 현상’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맞춤형 보육제도 강제 시행으로 가정과 현장에서 열심히 고군분투하는 엄마들과 보육인들에게 상처를 주고 그로인해 흘려질 눈물이 절대로 없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를 표하며 저의 자유발언을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