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모처럼 글 올립니다
좀 바빳습니다. 제가 있는 시에 문화제 행사가 있어서 거기 쫒아 다녔더니 얼굴이 시커멓게 그을려 저를 알아보는 사람들 모두 하는 말이 "너 왜렇게 탓냐? 뭔 일 있었냐?" 그렇게 말하죠.
개인적으로도 좀 바빳고요.
서론은 이제 그만.
민원인이 행정기관 특히 시청 군청 구청에서 일보기가 예전보단 많이 편해졌지요? 공무원들이 친절해지고 정부에서 행정절차 간소화 등등의 이유로 민원처리하기가 편해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복잡하고 힘들죠? 그럴 땐 일보러 간 관청에 누구 하나라도 아는 사람 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도 들고요.
전 공무원이지만 제가 민원인을 상대하는 입장에서 조금 쉽고 조금 더 편하고 친절한 서비스를 받는 방법을 말씀드릴께요. 다 적용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공무원들의 보편적인 생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선 공무원들의 행정처리는 어쩔 수 없이 보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유는 열거하지 않겠습니다. 하여튼 보수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여건상 보수적이다' 이게 뭘 말하는 거냐면 예를 들어 인허가민원을 신청했다치면 인허가 서류를 처리하면서 여러 실과와 법적 문제에 대해서 협의를 거치고 또 감사를 생각하고 그 민원과 이해관계가 있는 주민들의 의견도 들어보고 그러기 때문에 적극적일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인허가 서류처리를 조금이라도 쉽고 빠르고 그리고 편하게 하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행정관청은 어려운 곳이 아닙니다. 미리 담당자에게 자문을 구해보는게 좋은 방법입니다. 내가 이런거 할려고 하는데 무슨 서류를 구비해야 하는지 아니면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전화도 좋고 방문해서 문의하면 아마도 친절히 알려줄껍니다.
즉 사전에 협의를 해라.
이건 민원인들이 알아야 할 사항인데요 제 입장에서는 그런 자문을 해줘서 고맙다 이런 구두 인사까진 좋습니다. 그러나 술,밥 사주고 이런거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술,밥 사주고 그러면 인허가를 더 잘 해줄까요? 절대 안 그렇습니다. 법절차 다 거치고 그래도 안 되면 안 된다고 통보하죠. 그게 현실입니다. 괜히 돈쓰고 친한 척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얼마전 이런 전화 받았습니다. 구체적 내용은 못 밝히지만 전화하자마자 비꼬는 듯한 톤과 느낌이 제게 확 전달되더라고요. 공무원도 사람인지라 전 기분이 확 상해졌죠. 그래도 어떻게 합니까? 민원인의 전화인데 참고 끝까지 응대했죠. 응대하면서 나도 표시안나게 슬슬 비꼴까? 아니면 염장을 질러? 욕을 해줘? 별 생각이 다 들어요. 이러면 성의 있는 답변이 나올까요?
아무리 짜증나고 화나더라도 평정심으로 전화를 하심이 훨씬 더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답니다.
그리고 내가 시의원 누구와 친한데 뭐 이러면서 찾아오는 민원이 속된말로 하면 밥맛 뚝이죠. 제가 6급 주사입니다. 지방에선 계장(담당)이죠. 제가 이럴진대 젊은 신참직원의 맘은 더 하죠.
서로간에 예의를 지켜 대화를 하면 훨씬 잘 풀려요. 시의원을 안다고 법에 안되는거 될까요? 안 되죠. 왜? 안 되는거 된다고 하면 분명히 말썽이 생깁니다. 되는거에 대해서는 안된다고 할 공무원 이젠 없습니다.
아!!! 가끔 사무실에 와서 격해진 기분을 못 이겨 욕을 심하게 하는 사람들 있어요. 사무실엔 남직원만 있는거 아니거든요. 여직원도 있답니다. 듣기 민망하죠. 그런 민원인은 다시 한 번 보게 된답니다.
요즘은 공공기관에서 생산한 문서는 정보공개 청구라고 해서 특별히 보완을 요하지 않는 사항은 다 공개가 되죠. 그러기 때문에 숨기고 그럴 것 별로 없습니다. 그래도 내가 원하는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서 찾아가서 자문도 구하고 했는데 안 될 경우 있죠?
방법없습니다. 민원인이 옳다고 판단한다면 할 수 있는 모든 법적인 방법을 동원하세요. 그 첫번째로 아주 구체적으로 진정 탄원서를 작성해서 구체적으로 왜 안되는 지 답변을 들어보세요. 그리고 나서 그 답변에 대해서 검토를 하시고 혼자 하기 어려우면 감사부서에 이런 답변을 들었는데 맞느냐 틀리느냐 등 문의를 하세요. 왠만한 민원에 대해서는 가부의 결정이 될 겁니다.
그래도 아니다 싶으면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이 있는데요, 과거엔 행정소송을 하기 위하여 반드시 행정심판을 거쳤는데 지금은 행정심판 없이 소송으로도 바로 갈 수 있어요
나름대로 간단하게 정리했는데요, 하여간 그러습니다.
행정관청이 시민 위에 군림하지 않습니다. 어려움이 있을 땐 전화나 방문이나 기타 방법으로 불편 부당한 사항을 알리시고 인허가 등의 민원을 신청할 땐 미리 충분이 의견을 나눠야 피같은 돈 안 들이고 쉽고 편하게 할 수 있다 이겁니다.
마지막으로 시군구의 공무원과 대화하다가 법률해석이 틀려 인허가가 안 될꺼 같다라는 답을 들으면 요즘 중앙부처에 원하는 민원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적시해서 인터넷이나 서신 등으로 보내면 친절하게 답을 해줍니다. 그걸 가지고 다시 상의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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