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이슈

'노무현 방식'을 넘어서야 한다 (봉하머슴님 글에 대한 이견)-서프라이즈

김포대두 정왕룡 2009. 8. 8. 16:24
'노무현 방식'을 넘어서야 한다 (봉하머슴님 글에 대한 이견)
(서프라이즈 / 해질녘바람 (abraxas98) / 2009-8-7 16:50)



'노무현 방식'을 넘어서야 한다
봉하머슴님의 '노무현 방식론' 혹은 '신당 불가론'에 대해 다른 의견

(서프라이즈 / 해질녘바람 / 2009-08-07)


노무현 방식, 역사를 반복하자는 말씀?

봉하머슴님의 의견을 짧게 정리해보면 이런 것 같습니다.

-영남의 표를 모을 수 있는 영남의 인물이 민주당의 간판을 달고 대권도전에 나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당에 입당해서 그 안에서 헤게모니 쟁탈전을 벌여야 하고 그 싸움에서 승리하여 명분과 세력을 얻은 뒤 호남의 지역지지를 업고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영남의 인물은 노무현세력으로 일컬을 수 있겠으나 그들 중 누구도 노무현 대통령의 그 "무엇"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게 걱정이다.

맞나요?

그럼, 노무현 대통령의 그 '무엇'을 가진 사람을 발굴하거나 키우는게 가능하다면 또 다시 그 험난하고 외로운 길을 걷게 한 다음 민주당의 대권주자가 되어 대통령에 당선시키고 또 다시 그 혼자 권력의 압력에 시달리게 하다가 또 다시 그를 혼자 삭풍을 견디게 하고 또 다시 그 혼자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하게 할 건가요?

 

노무현 방식이 승리했던 이유

노무현 대통령의 방식이 승리했던 이유를 제 나름의 생각으로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그는 당시 그 때 까지 누구도 보여주지 못했던 행동과 방식으로 정치를 해 왔고 결국 대통령에까지 당선이 되었습니다. 당선이 확실시 되는 지역을 박차고 부산에 도전, 연거푸 고배를 마셨고 노동자들의 고통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삶 속으로 함께 들어갔습니다. 돼지저금통을 모았고 아닌 건 아니라고 홀로 외쳤고 그의 일련의 모습들을 참신하게 봤던 많은 국민들은 '저 사람 과연 계속 저렇게 할까, 혼자 저러다 지치지 않을까?'하고 동의는 하나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주저하다가 이인제를 꺾고 정몽준에 배신 당하는 꼴을 보고 극적으로 표심이 몰렸다고 봅니다. 그 시절에는 획기적이고 드라마틱한 상황의 연속이었죠.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노무현 대통령의 그 특유의 "뚝심"에 기인한다고 봅니다. 그 부러질지언정 굽히지 않는 뚝심이 그를 만들었습니다. 인간 노무현의 "뚝심"은 정치인 노무현의 "뚝심"으로 이어졌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이건 진짜다!"라는 감동을 가져다 준것이라고 봅니다.

 

노무현의 방식이 곧 승리일까?

반은 인정하고 반은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노무현은 노무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었고 그 진정성에 대해 인정받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방식은 '서거'로 마침표를 맺었습니다. 일반대중에게 있어 노무현의 방식이 '서거'로 마침표를 맺음에 따라 더 이상 노무현의 방식은 그 방식 그대로로써는 그 이상의 감동이나 충격이나 새로운 바람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노무현 방식은 이전까지는 한 폭의 그림이었으나 '서거'라는 눈을 그려넣음으로써 그림이 아닌 실제 용이 되어버린 겁니다.

 

이러한 이유로 노무현 방식을 다시 따랐을 때 또 한 번 이길 수 있다는 건 가능성 제로에 가깝다는 말입니다. 늘 대중은 자신이 경험했던 감동 그 이상의 농도를 원하니까요.

 

노무현의 방식, 시속 200km를 따라 잡을 수 있을까?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당시 시청앞을 메운 촛불을 떠 올려봅시다. 그 때만해도 소위 시위 지도부라는 것이 존재했습니다. 촛불을 나눠주고 줄을 맞춰 앉도록 유도하고 자발적 성금을 걷도록 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이끄는 사람들과 그에 동조하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존재했었죠.

그 후.

몇 년 지나지 않은 광우병 쇠고기 파동을 봅시다. 지도부도 없는데 어린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나왔습니다. 하이힐 부대가 짧은 치마에 경쾌한 발걸음으로 촛불을 들고 행진을 했고 유모차를 끌고 젊은 엄마들이 나섰습니다.

차디찬 새벽에 쏟아지는 물대포를 맞으며 "온수, 온수"를 외쳤고 도로를 막아 선 전경버스엔 '주차위반차량' 딱지가 붙었습니다.

 

지도부가 없었습니다. 대신에 스스로가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냈죠. 행동통일이 없는 대신에 각자의 아이디어와 위트가 펄펄 살아 움직였습니다. 뜻을 이루기 위해 참고 견뎌야 한다는 지도부의 구호가 없어도 그들 스스로가 고통과 협박을 유머로 이겨냈습니다.

어찌보면 이미 그 순간부터 수 많은 노무현이 태어나고 있던 것 아닐까요?

이 자발적이고 유머 넘치며 자신을 스스로 드러내고 싶어하는 수 많은 촛불들은 어디로 가야 합니까?

 

몇몇 유력정치인들에 의해 움직이는 기존의 정당들이 이 수많은 노무현들을 담아내고 있지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시속 200km로 다시 태어난 노무현들을 어떤 정당이 감당해 낼 수 있을까요?

 

새 술은 새 부대에

정말 헌신적이고 굽히지 않으며 올곧이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노무현 대통령을 우린 '서거'로 보내야 했습니다. 또 다른 '노무현'을 만들어 그가 또 다시 혼자의 어깨에 모든 것을 짊어지게 하고 또 다시 외롭게 자신의 모든것을 바치게 하는 것은 차마 할 일이 아닙니다.

내가 그 짐을 져야죠. 우리가 그 짐을 져야죠. 내 삶을 관통하는 정치를 왜 한 사람, 혹은 두 사람의 희생자에게 맡겨두고 나몰라라 해야 합니까?

신당, 만듭시다. 기존의 정치를 그대로 담고 있는 신당이라면 그거 아무짝에도 쓸모 없고 욕하는 사람들 말대로 분열행위입니다.

하지만 정치협동조합의 모습으로 가는 신당이라면 난 찬성합니다. 탐욕협동조합에 대항하고 내가 살고 싶은 대한민국을 내가 만들기 위해 움직이는  유연하고 탄력적인 정치협동조합으로서의 신당이라면 그야말로 바라던 바 입니다.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안에선 지역색 그리 큰 문제가 안된지 오래입니다. 적어도 국민교육헌장이 뭔지 모르는 어린 친구들의 얼굴엔 자신감이 흘러 넘칩니다. 누구에게 따로 교육 받지 않아도 일본과 북한의 축구 경기에서 당연히 북한을 응원합니다. 미디어 법이 어떤 피해를 가져다 줄지 잘 몰라도 자주 들락거리는 포털이 요상하게 댓글 못 달게 만들면 바로 꼭지가 도는 친구들입니다. 이제 이들이 그들의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나와 우리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 이제 수 많은 노무현들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이제 우리는 노무현 방식을 넘어 우리의 방식을 찾아야 합니다.

 

(cL) 해질녘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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