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딩크, 김대중, 노무현···그리고 정왕룡
서울에서 월드컵이 열리던 지난 2002년은 참으로 행복한 한 해였다. 히딩크를 보면서 행복했고, 노무현을 보면서 행복했다. 10년이 지난 2012년, 그 때의 그 감흥을 다시 한번 맛 볼 수 있을까?
어느날 갑자기 외국인 축구 감독이 나타나고, 5:0의 성적을 올리면서 국민들이 불안해 했지만 그는 ‘눈치코치’도 없이 ‘외인구단’ 팀을 만들고 이상한 축구를 펼쳤다. 당시 국민들은 이들이 그렇게 좋은 성적을 이루리라고 아무도 상상 하지 못했다.
그 해 12월에 치러진 대통령 선거. 아무도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다.
반전에 반전이 거듭됐던 2002년, 우리는 행복했다.
5년 후 이명박을 선택했다. ‘경제만 살리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2012년 새해 벽두부터 굶어 죽은 소를 땅에 묻고 있다는 비보를 접하고 있다. 사료값 때문이다. 송아지 한 마리 값이 삼겹살 1인분 값이란다. 지난해 구제역으로 가축을 땅에 묻은 농민들이 이번엔 사료값이 없어 소가 죽어 가는 것을 지켜 보고 있지만 대책에 대한 기대는 커녕 한미FTA를 강행 하고 있는 정부에 망연자실할 뿐이다.
4대강사업으로 잘 살게 될 줄 알았던 건축업자들도 줄줄이 도산 하고 요식업, 농민, 학생 할 것 없이 모든 국민들이 앞날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
정왕룡 전 김포시의회 의원으로부터 추천사를 써 달라는 부탁을 받고 많은 생각을 했다. 안타까움, 속상함, 바보...정 의원을 볼 때마다 항상 느끼는 생각이다.
정 의원을 안 것은 지난 2006년 7월 인터넷 블로그를 통해서였다. 당시 농삿일에 포로가 되면서 인터넷으로나마 농민운동을 한다며 시작한 블로그를 통해 많은 인연들을 만났다. 당시 정의원의 블로그를 보면서 김포시의회와 김포 상황을 접할 수 있었다.
정 의원과 나는 여러 면에서 공통점이 있었다. 학생운동의 경험이 그랬고, 당시 풍무동에서의 활동이 그랬다. 서로 직면한 상황은 달랐지만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적 공감대를 깊게 공유하게 됐다.
그런데 정 의원을 알면 알수록 안타까움 또한 더욱 더 커져만 갔다. 그가 김포 사람들의 정서를 잘 읽지 못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정 의원을 보면서 늘 ‘농민들을 상대로 학생운동을 하는 사람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너무 교과서적이었기 때문이다. 시의회에서의 발언 내용이나 수준은 여의도 국회의원들 보다도 더 훌륭하다고 생각했지만, 그래서 더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정 의원이 지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정 의원은 내 생각 이상으로 강직한 사람이었다. 적당히 무난한 방법으로 시민들에게 다가 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했지만 정 의원의 일거수 일투족은 원칙 그 자체였다.
압권은 지난 2009년 가을 무렵 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참여당 참여를 선언한 일이었다. 그 때 나는 큰 아들 병 때문에 전라도 승주 산 속에서 단식을 하고 있을 때였다. 인터넷 뉴스를 통해 정 의원 소식을 보는 순간, ‘역시 정왕룡’이라고 생각했다. ‘축하한다’는 문자를 보냈더니 곧바로 전화가 왔다. 주변 사람들 모두 말리면서 난리가 났다고 했다.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 때부터 정 의원의 고난이 시작됐다고 본다. 그렇지만 정 의원은 당선을 목표로 하지 않고 정치운동을 통해 민주주의를 완성해 가고 싶다고 말했다.
정치적 입장을 떠나 나는 사심 없이 자신의 목표가 분명한 사람을 좋아하고 신뢰한다. 그래서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을 존경한다.
정왕룡 의원 또한 나에게는 진정한 정치인이다. 정치를 수단으로 생각하고 당선과 상관없이 꾸준히 한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그가 써 온 블로그 포스팅을 보면 그의 바램과 목표가 묻어난다.
바쁜 와중에도 책을 출판하느라 고생하신 정의원께 축하와 격려를 보낸다.
유능한 정치인을 만난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한국농정신문 편집국장 김규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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