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에 바람이 분다. -김포대두 정왕룡 선거노트
찬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는 18일 오후, 5일장이 열리는 통진으로 향했다.
통진은 통합진보당의 줄임명칭과 일치하는 지역이라 더욱 애착이 가는 곳이다. 그간 선거운동 시작한 이후로 장날 방문한 적이 여러 번이다. 김포 읍면지역의 중심지로서 예전에 비해 많이 개발되었지만 아직도 농촌정서가 많이 남아있는 곳이다.
장터에 도착하니 날씨 탓인지 인파가 평소보다 줄었다. 하지만 장날 풍경은 여전하다.
‘추운날씨에 명함을 시민들이 잘 받아줄까?’
약간은 걱정하는 마음으로 시민들에게 명함을 건네는데 의외로 시민들이 주머니에서 손을 꺼내 잘 받아주신다. 개시가 좋다. 어째 오늘 일이 잘 풀릴것 같은 느낌이다. 아니나 다를까. 가는 곳마다 스토리가 엮어진다.
목수 이해영씨를 만났다.
삶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정치에 대한 불신이 깊다. 지난 20여년간 투표한 적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필코 바꿔야 한다며 투표하겠다 하신다. 이곳 토박이라며 주변에 아는 지인들이 많다고 한다. 전화번호까지 교환하였다. 길거리 찬바람을 맞으며 개인 가정사 애환까지 처음보는 나에게 토로하신다. 바쁘실텐데 자기 이야기 들어줘서 고맙다며 오히려 감사를 표한다.
“엊그제 김포초교 동문회장 이취임식 행사장에서 뵈었어요”
길거리 좌판을 열고 장사하시는 중년 아주머님이 활짝 웃음으로 반기신다.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그런데 오늘 유난히도 명함을 여러번 받는다는 분들이 많다. 통진고 졸업식장에서 받았다는 분이 있고 의용소방대 척사대회장에서. 그리고 어제 월곶면 신협 총회장에서 받았다는 분도 만났다. 그 외에도 여러 군데에서 당신을 보았다며 힘내라는 격려를 해주신다. 그만큼 내가 현장을 누비고 다닌다는 것을 인정받고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당신 글 잘 쓰는거 알아!”
시계방에 몇 분이 모여 계시길래 인사드리러 갔더니 한 분이 말씀하신다.
“추운데 고생하시네요. 커피한잔 드세요. 요즘 이곳 경기가 말이 아니에요. 우리같은 당구장은 그래도 경기를 덜 타는 편인데 음식점은 말이 아니에요. 부디 서민가슴을 어루만지는 정치인이 되세요.”
당구장의 여주인께서 우리 일행에게 커피를 타주시면서 따뜻한 말과 당부를 하신다.
“투표 안해요. 관심 없어요”
소리나는 곳을 돌아보니 나를 수행하여 명함을 나눠드리고 있는 석지연 당원에게 장보러 나왔던 여성 두 분이 명함받기를 거부한다. 그분들에게 다가가서 같이 따라 걸으며 말을 걸었다.
“그래도 투표는 하셔야죠. 저를 안찍어도 좋아요.”
“그래봤자 그 사람이 그 사람인걸요.”
“그렇다고 이 상태 그래도 체념하고 놔두실 거에요? 무언가 바꿔보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아무리 설득하여도 정치엔 관심 없어요”
목소리 톤이 높은 여성 한 분이 계속 날선 대답을 하는데 옆에 같이가던 다른 여성이 조용히 혼잣말을 되뇌인다.
“그래도 유정복 그 사람은 이번에 바꾸어야 하는 것 같아”
“응, 그건 그런것 같아. 도대체 지역을 위해 한 일이 뭔데? 이렇게 살림살이가 어려우니!”
정치에 날선 비판을 하던 여성이 그말에는 수긍을 하며 함께 맞장구를 친다. 이때다 싶어 다시 끼어들었다.
“그렇죠? 바꾸려면 투표를 해야하고 저같은 젊은 사람에게 관심을 조금이라도 가져주셔야죠”
“어이구, 알았어요. 명함주세요. 열심히 하시고 만일 결과가 좋더라도 우리같은 서민아픔 이해해 주셔야 합니다.”
와!!!! 드디어 통했다. 그분들에게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를 했다.
“왕룡이라! 이름 좋은데요. 잘 될것 같아요. 미리 축하드립니다.”
“통합진보당? 아하! 유시민! 맞아 들어봤어”
“야권 단일화 꼭 해야합니다. 이번엔 바꿔봐야죠.”
장터를 다 돌리고 근처 배후지 상가를 도는데 들르는 곳마다 덕담이 쏟아진다.
같이 수행하던 석지연, 심관흠 두 당원분들에게 ‘민심이 이런 것이다’며 마치 내가 이뤄놓은 것인양 나도 모르게 어깨를 으쓱거린다.
실내포차집에 들렀다. 먼저 주인에게 정중하게 양해를 구했다. 그런데 굉장히 따뜻하게 맞아주신다. 테이블 세 자리에 약 10여명의 손님들이 나누어 앉아있다.
“어깨띠에 당명이 제대로 안보여! 옷핀을 제대로 매어야지...음 이제 제대로 보이는구만. 통합진보당이라! 들어본 것 같아!”
“막걸리 한 사발 안사주고 가? 50배 물어야 한다구? 이 사람아 그냥 해본 소리야..이리와! 술한잔 해야지..그래..여기 안주도 있어!”
“김포대두? 거 별명 잘 지었네. 맘에 들어! 잘 해봐”
“알았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충성!!”
“대두, 파이팅!”
쏟아지는 덕담에 절로 신이나서 나오는 길에 거수경례를 했더니 여기저기서 이구동성으로 ‘대두 파이팅’을 외치면서 일제히 박수가 쏟아진다. 불청객으로 들어갔다가 귀빈으로 대접받고 나오니 얼굴이 발그레하다. 그 장면을 동영상으로 못담아 놓은게 아쉽기만 하다. 문밖 입구에 서서 아쉬움을 담은 인증샷 한 장을 석지연 당원께 부탁했다.
“저 모르겠어요? 난 잘 아는데”
“아하!!! 몰라뵈어서 죄송합니다”
근처 참치집에 들렀는데 사장님이 나를 반기며 말을 건넨다. 알고 봤더니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시의원에 같이 출마하였던 강기수님 사무장 하던 분이다. 잠시 그때를 떠올리며 환담을 나누었는데 알고보니 우리 통합진보당 당원분이 큰 처남이다. 더욱 반가운 악수를 나누었다.
당구장, 다방, 주점, 옷가게, 미용실, 핸드폰 매장, 횟집, 한의원, 각종 음식점.......
참 다양한 곳을 누빈 것 같다. 예전에 많이 들렀다고 했는데 지역 상가 골목길은 끝없이 이어진다. 그런데 곳곳에 내 이름을 기억하는 분들이 있다. 통합진보당 이름도 이제는 어느정도 익숙해져 가는 것 같다. 변화를 갈망하는 시민여론이 꿈틀거리고 있음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전혀 나와 지역연고가 없는 농촌정서가 강한 김포 통진지역에 바람이 불고 있음을 체감한 하루다.
현장에 답이있고 현장에 희망이 있다.
두 발이 부르트도록 뛰어다니며 부딪혀야 한다. 귀와 마음을 열고 민심의 소리를 듣자.
무엇을 전하거나 가르치려 들지말고 배움의 자세로 한걸음씩 뚜벅 뚜벅 내딛자.
통진에 바람이 분다. 통합진보당의 깃발을 휘날리고도 남을 바람이다.
그위에 김포대두와 김포당원들이 자랑스럽게 서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2012년 4월 , 통진을 중심으로. 김포를 중심으로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어보자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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