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김포지역 정치 생태계 복원의 과제를 생각한다. -19대 김포 총선 후기 (김포신문 기고문)

김포대두 정왕룡 2012. 4. 25. 09:50

김포지역 정치 생태계 복원의 과제를 생각한다. -19대 김포 총선 후기-

 

19대 총선이 유정복 후보의 3선달성이라는 기록을 남기고 끝났다. 비록 본선에 진출하지 못한 아쉬움의 여파가 컸지만 나 역시 이번 총선에 이름을 걸친 사람으로서 소회가 남다르지 않을 수 없다. 유정복 후보가 3선이라는 대업을 이루려는 그 대척점에서 그것을 무너뜨리고자 했지만 시민에게 대항마로 인정받지 못한 역부족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통합진보당이라는 생소한 이름과 기호를 갖고 김포벌판을 누비며 승리를 기대한다는 것이 어찌보면 무모한 행동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10퍼센트 가까운 통합진보당의 정당 득표율, 신도시 지역에서는 15%가 넘는 투표소도 있었다는 점은 향후 가능성의 확인이라는 점에서 자기위안을 해보기도 한다.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육박했던 본인과 민주통합당 김창집 후보와의 야권경선 결과 또한 소속정당의 브랜드 효과를 거의 보지못한 열악한 상황에서 거둔 성적표라는 점에서 나름 의미를 부여해본다. 하지만 이 모든 의미있는 해석도 ‘선거는 오직 결과로써만 말한다’는 고전적 명제 앞에서는 빛바랜 것들이 되고만다. 거대 양당구조를 뒷받침하는 소선거구제와 지역주의의 벽은 기성 양대정당 소속이 아닌 제3의 정당이름을 걸고 선거판에 뛰어든다는 게 녹록치 않은 일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생태계의 건강성은 ‘종 다양성’에서 나온다는 것은 이제 환경에 관심있는 사람을 뛰어넘는 보편적 상식에 속하는 세상이다. 정치계 또한 그러한 ‘종 다양성’이 공존하는 세계여야 한다는 말이 보편적 상식으로 통하길 원한다. 정치권의 ‘종 다양성’ 확보라는 것은 단순히 여러 정당이 분포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정책과 철학, 가치관이 국민속에서 상호 공존, 경쟁하면서 선택지를 다양하게 제시하는 모습이 그 안에 담겨져야 하는 것이다. 분단과 전쟁, 그리고 냉전에다 지역감정까지 겹치면서 우리의 정치계는 여야 모두 보수일변도의 획일화되고 단조로운 생태계를 유지해왔다.

 

 특히 지역주의와 소선거구제에 기반한 불합리한 정치지형은 보스중심의 권위주의 행위를 조장하면서 후진적 정치행태로 국민들의 정치혐오감을 부추기고 있다. 국민들이 정치를 외면할수록 변화를 거부하는 기성 기득권 구조는 더욱 탄탄해지고 그 피해가 다시 국민들에게 전가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지역에서의 총선후보 또한 국회의원 선거인지 지자체장 선거인지 헷갈릴 정도로 개발과 발전공약 위주의 논쟁이 난무하면서 공약에 담긴 정책과 가치판단을 차분히 되돌아 볼 기회를 기대하는 것은 꿈에 불과한 현실이 되고 말았다. 유정복 후보의 3선 달성은 그의 경륜을 바탕으로 한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 표출’이 배경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3선 발전론’은 질이 아닌 양의개념이다. 선거 카피로는 멋지게 보였을지 모르지만 당선 횟수가 누적되어야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말 자체가 먹혀든다는 점이 유정복 후보는 물론이고 김포사회의 정치한계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유후보의 대표공약 이었던 도시철도 조기개통 또한 이를 뒷받침할 재정과 운영대안이 함께 제시되지 못한 채 ‘천리마 속도전’ 타령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속에서 유정복 당선자는 3선이라는 영예를 쌓았지만 이와 동시에 본인이 쏟아놓은 수많은 언어에 대한 업을 쌓았다. 그에게 그간 쏟아졌던 ‘개인 스펙쌓기 정치행위’ 비판여론에 대해 말이 아닌 행동으로 답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나는 정당인으로서, 그리고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유정복 당선자의 향후 행보를 주시해 볼 것이다. 이와함께 비록 선거전 한복판에서 평가받을 기회를 갖지 못했지만 나름 준비해왔던 정책과 공약에 대한 시민적 공감을 이루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할 것이다. 이것이 시민들이 나에게 좀 더 성숙하라고 말한 명령의 이행이라고 보여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