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생명의 소리를 들어보세요’ | ||||||||||||||||||||||||||||||||||||
-양도초교 아람단 철원행사 참가기(1)- | ||||||||||||||||||||||||||||||||||||
| ||||||||||||||||||||||||||||||||||||
정왕룡 시민기자 kd6010@hanmail.net | ||||||||||||||||||||||||||||||||||||
| ||||||||||||||||||||||||||||||||||||
철원이 나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이미지는 그러했다. 그런데 그 고장을 아이들과 함께 방문한다니 약간의 설레임이 묻어난다. 중학교 때
교회수련회를 한탄강 유역으로 다녀온 뒤 처음가보는 철원길이다.
“우리 노래하면서 가요” “버스 안에서 음주가무 행위는 금지되어 있는거 알지?”
‘태봉 번지점프, 꺽정식당, 한정식 궁예도성’ 한 많은 생애를 살다간 비운의 두 인물을 떠올리며 공허한 상상을 해본다.
“철의 삼각지대중 하나인 철원은 김일성이 빼앗긴 뒤 일주일동안 밥을 안 먹으며 안타까워했던 곳이란다. 그만큼 맛있는 쌀이 생산되는 곡창지대이기도 하지” “지금은 민통선을 지나고 있는데 저기 철책들 보이지?” “북한 사람들이 누가 떠드는지 다 보고 있단 말야. 여기가 38이북이라서 6.25 전에는 북한 땅이었단다. 평소엔 여러분들이 들어올 수 없는 곳이야”
제2땅굴 견학을 가는 차안에서 아이들의 주의를 모으기 위해 지도 선생님이 문답방식의 설명을 진행하신다. 그러고 보니 오늘이 6월 24일이다. 예전 같으면 웅변대회, 포스터 그리기 ,글짓기 등 반공을 주제로 한 다양한 행사가 진행될 시기이기도 하다.
어린나이에 소화하기엔 너무도 살벌한 노랫말들을 동요처럼 친숙하게 따라 부르며 자랐던 유년기가 떠오른다. 학창시절은 물론 군대시절까지 따라다녔던 각종 6.25 행사덕분에 상도 타고 포상휴가도 다녀왔다. 그렇게 핏빛 붉은색으로 긴장감을 안겨주던 6월이, 80년대엔 민주화 투쟁의 열기로 가득차는가 싶더니, 21세기가 열리면서 월드컵 함성의 붉은색으로 변해버렸다.
6월을 대하는 이러한 변화의 바람을 반영이라도 하듯 비무장지대에 들어선 아이들의 표정은 도무지 긴장감이 없다. 나무숲 사이로 오가는 다람쥐를 보며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선생님이 말씀 하신 노루가 어디 있을까 살펴보기에 여념이 없다.
‘철조망, 총칼, 탱크, 대포......’ ‘분명 좋은 변화겠지?’
‘사자들이 어린양과 뛰놀고 어린이도 함께 뒹구는 나도 모르게 구약성서의 노랫말이 입가에서 흘러나오는데 방금 전 지나온 철새마을의 안내간판 문구가 눈가에 스쳐간다.
‘평화와 생명의 소리를 들어보세요’
| ||||||||||||||||||||||||||||||||||||
|
||||||||||||||||||||||||||||||||||||
입력
: 2006년 06월 27일 09:34:16 / 수정 : 2006년 06월 27일
09:35:14 정왕룡 시민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기고,나눔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재인가? 천재인가?-고촌, 풍무 수해현장에서 (0) | 2006.07.19 |
---|---|
제2땅굴 앞에서 (0) | 2006.07.05 |
일상에 대한 도전 (0) | 2006.06.18 |
모르더라도 일단 행동하라. (0) | 2006.05.02 |
사랑하는 이에게 (0) | 2006.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