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부쩍 자주 듣는 말이 "꼭 유시민이라는 법이 있나?"
"누가 되고 안되고 보다 시스템이 우선이다"
"먼저 제대로 된 정당을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등등이다.
이건 이런 얘기다. 음반을 만들 때 말이다. 곡 좋고 편곡 좋고
가사 좋고 노래 좋으면 되지 누가 부르냐 하는 건 크게 상관 없다는 말과 다름 없다.
미안하지만 이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누가 부르느냐가 나머지 모든 것을
합친 것 보다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노래라도 호감가지 않는 사람이 부르면
좋게 들릴 수가 없다. 그래서 스타 한 사람이 회사 수십개를 먹여 살리는 것이다.
사실은 잘못된 시스템과 스타중심의 음악계(혹은 정치판) 를 논하는 식자들 조차도
매력있는 사람들 위주로 글을 쓰고 자료를 모은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 할수가 없다.
티켓파워라는 말은 비단 영화계에서만 통용되는 것이 아니다.
정치판에서도 심지어는 기업에서도 통용된다. 사람과 인프라를 끌어당기는
인물,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호감을 느끼는 유능한 인물을 중심으로
많은 일들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할 필요가 없다.
나는 최고의 시스템을 만들면 그것을 누가 운용하든지 최상의 결과가
나올수 있다는 식의 헛소리 자체를 믿지 않는다. 그런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는다.
스티브잡스가 아니면 애플은 존재하지 않고 김대중이 아니면 IMF 는 단기간에
극복되기 힘들었다. 무능하고 불성실한 사람에게 좋은 시스템은 아무 쓸모도 없는 것이다.
어떤 조직이나 국가혹은 선거가 최상의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그것을 운용하는
사람의 창의성과 성실성, 선의와 유능함이 절대적이다. 고도의 능력이 요구되는
분야일수록 사실이다.
인물중심론에 우려를 하는 이유는 정확한 정보 없이 막연히 어떤 인물이 갖고 있는
인상이나 이미지가 비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한 결과를 낳을수 있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유시민이나 노무현 처럼 오랜시간 동안 혹독함 검증과 확실한
실적을 낸 스타들의 경우는 전혀 얘기가 다르다. 박찬종이나 문국현 얘기를 하는게 아니다.
민주개혁세력은 자기들이 옳기만 하면 나머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식의 사고방식에 빠지기가 매우 쉽다. 특히 한국처럼 교조적인 인문학이
맹위를 떨치는 문화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과학에서는 논리적인 옳고 그름은 실험을 통해 증명되지 않는 다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이다. 정치세력의 존재목적은 집권이고 선거를 통해
실적을 내지 못한다면 그 정치세력의 이념은 사실상 폐기되는 것이 마땅하다.
정치세력과 정당은 학술적 타당성과 이론적 기반을 세우는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는 신당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모른다.
다만 이것 한가지만 분명히 하고 싶다. 현재 유시민을 빼고 논의되는 어떠한
정치세력도 현실성을 갖기 힘들다는 것이다. 유시민은 개혁세력전체를
아울러 가장 집권에 근접한 정치인이고 본질이나 내용에 있어 개혁세력이
추구하는 가치에 가장 부합되는 인물이다.
만에 하나 유시민은 아무래도 좋다는 식의 정당, 혹은 집권보다
올바른 정당문화를 실험하고 싶다 따위의 생각이 내면에 존재하는
움직임이라면 미안하지만, 내가 보기엔 그건 일종의 "모의정당" 에 가까우리라 본다.
그런 실험과 가치확립을 위해 정당을 만든 다는 것은 민주 개혁세력을
얼치기 먹물들의 놀이터로 인식되게 만들기 딱 좋다.
정치는 프로들이 해야한다. 정당의 존재 목적은 집권이고
집권을 이루어 낼수 있는 수단과 핵심적 동력을 뺴놓고 정당의
구조나 체계를 운운하는 것은 시계를 정말이지 십수년 전으로
돌려 놓는 거나 마찬가지다.
나는 개혁세력이 왜 유시민을 중심으로 전략을 짜지 못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알수가 없다. 인물보다는 시스템이라고?
내 눈엔 그저 "그" 인물이 탐탁치 않아서 하는 얘기로만 들린다.
개혁세력은 유시민을 중심에 놓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
가치에서 능력에서 현실적 가능성에서 모든 면에서
유시민이 개혁세력을 움직일 핵심 엔진이자
현실적 동력이다. 개혁세력들은 뭘 주저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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