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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을과 선거연합 그리고 유시민과 김대중-서영석

김포대두 정왕룡 2010. 7. 26. 18:19


은평을과 선거연합 그리고 유시민과 김대중
(서프라이즈 / 서영석 / 2010-07-26)


안녕하십니까. 서영석입니다.

7월28일, 그러니까 내일모레가 재·보궐선거일이군요.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지 저도 아닌 게 아니라 궁금합니다. 과연 지난 6·2 지방선거처럼 야권의 선거 연합이 위력을 발휘할지 아니면 은평의 이재오와 충주의 윤진식이 살아나 이명박에게 구명줄을 던져줄 것인지 궁금하지 않다면 저도 밥줄 놓고 살아야겠지요.

 

사진 출처 = 국민참여당 홈페이지

 

이번 재·보궐선거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그리고 국민참여당의 후보 단일화, 엄밀하게 말하면 이 정당들의 선거 연합과 한나라당이라고 하는 공룡잡탕정당과의 대결이란 점에서 실은 지난 6·2 지방선거의 재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전국적인 규모냐, 몇몇 지역으로 압축된 규모냐의 차이는 있지만 말입니다.

승패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크게 보면 서로 일장일단이 있는 상황이어서 ‘초접전’(나온 결과가 그렇지는 않다 하더라도)의 양상이라고 보면 맞을 듯싶습니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무더위 휴가철에 선거가 치러지는 게 일단 유리한 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무슨 정당이 투표율이 낮아야 유리한 정당이 돼버렸는지 그거야 한나라당의 사정이라고 하겠으나, 여하튼 투표율이 낮으면 한나라당에 분명 유리하게 작용할 것은 뻔해 보입니다.

 

6·2 지방선거에서도 봤겠지만 투표율이 낮으면 분명히 한나라당에게 유리합니다. 투표율이 1~2%만 올랐어도 서울에서 한명숙이 이겼을 게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재·보궐선거의 경우 지방선거보다 훨씬 더 투표율이 낮을 건 분명합니다. 투표율이 낮을 때 힘을 발휘하는 건 조직력이죠. 이재오나,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의 윤진식이 한나라당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조직력은 야권 단일후보보다 상대적 우위를 갖고 있다고 보는 편이 온당한 분석일 듯싶군요. 조직력에서는 ‘설렁탕’(여름이라서 냉면이 되겠나요?)이 필수적인 요소고, 특히 서울 이외의 지역에서는 굉장한 위력을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윤진식이 이재오보다는 조금 나은 여건에서 선거를 치를지도 모르겠네요.

 

게다가 한나라당의 ‘우군’격인 ‘할배군단’들의 힘은 투표율이 낮으면 낮을수록 그 힘이 더 커집니다. 요즘은 여권이 ‘할배군단’들까지 조직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있다는 루머가 여의도 바닥에 퍼지고 있던데, 이 점도 한나라당에게는 유리한 조건이라고 봐야겠습니다. ‘할배군단’들에게 가장 불리한 정책만 일부러 골라서 채택하는듯한 이명박 정부에 이들의 지지가 몰린다는 건 정말 아이러니라 할 수밖에 없는데, 뭐 이거야 차차 달라질 것이라고 보입니다만, 현재는 그렇다, 이런 얘깁니다.

 

그렇다고 한나라당만 유리하냐,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명박의 레임덕을 반영하는 것이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강용석의 성희롱 발언이 쟁점화되고, 막강한 ‘영·포라인’의 여야를 넘나드는 무지막지한 정치사찰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이명박의 부하 가운데 한 사람이자 외교통상부 장관을 하고 있는 유명환이 “젊은 애들, 북한 좋으면 어버이 수령 하고 살아라”고 한 막말도 한나라당이 제일 무서워하는 젊은 층들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40대 남성들의 성 취향을 그대로 드러낸 듯한 강용석의 발언은, 뭐 저 같은 평범한 사람이 남자들만 있는 술자리에서 얘기한 것이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이것도 안 된다는 여성분들도 계시겠지만) 문제이겠습니다만, 강용석은 평범한 사람도 아니고, 남자들만 있는 술자리가 아니라 여대생들을 바로 코앞에 두고 한 얘기였으니, 문제가 안 된다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겠죠. 그러나 충격의 강도로서는 조금 덜합니다만, 실제적인 강도에서는 더 크다고 할 수 있는 민주당 소속 고창군수의 계약직 직원에 대한 ‘누드 사진’ 종용에 대해 민주당이 겨우 ‘경고’로 끝냈으니, 강용석 성희롱 발언으로 격앙된 여심(?)을 민주당이 흡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봐야 할 겁니다.

 

그보다는 이명박의 직속 하수인이라고 할 수 있는 ‘영·포라인’의 정치사찰이 오히려 더 큰 문제이고, 이게 알게 모르게 재·보궐선거의 표심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겠네요. 뭐 벌써부터 여의도에서는 알만한 사람들이라면 모두 다 아는 얘기였지만, 워낙 이명박의 ‘철권’이 무서워 쉬쉬하고 있던 얘기였던지라, 지금쯤이면 나올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일단 한 번 터지기 시작하니 걷잡을 수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거야말로 레임덕 출발의 가장 일반적인 징후죠. 정권이 가장 감추고 싶어하는 것이 터지는 시점이 바로 레임덕의 출발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명환의 망언은 선거전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앞으로도 두고두고 그럴 것이란 점에서 한나라당으로서는 가장 악재로 꼽아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유명환의 망언은 2004년 총선 전에 있었던 정동영의 ‘노인폄하’ 발언과 맞먹는 핵폭탄입니다. 뭐 발언의 구조도 비슷하고요. 그렇다고 이 핵폭탄이 한나라당을 멸망시킬 수준까지는 안 갈 것 같기는 합니다. 아무래도 한겨레신문이나 경향신문 그리고 오마이뉴스나 미디어오늘 정도의 파워로는 이름도 찬란한 자칭 보수언론 조중동에 대항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명박이 심혈을 기울여 완성해놓은 친위부대 지상파 방송들, 뭐 거의 침묵하는 거나 다름없을 건 뻔하거든요. 이미 보도로만 보면 MBC나 KBS나 뭐 거기서 거기죠. 그래도 MBC가 조금은 낫다고 해야 하나? 저는 KBS를 보지는 않습니다만, 우연히 미디어오늘에 난 기사들을 보니까, KBS 보도는 김정일을 찬양하는 북한중앙방송을 찜쪄먹을 수준이었습니다. 이명박을 김정일로 바꿔놓으면, 북한 방송을 보는 건지 남한 방송을 보는 건지 당최 구별이…

 

자, 이렇게 해 놓고 보니까, 서로 환경적으로는 비슷비슷하다고 보는 게 좀 더 현실에 가까운 분석인 듯합니다. 따라서 결국 이번 재·보궐선거는 결국 야권의 후보 단일화, 즉 선거 연합의 위력이 판세를 결정 지을 것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매우 초보적인 수준에서 작동했던 야권의 선거연합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는 6·2 지방선거 정당별 투표율을 보면 분명해 집니다.

 

정당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진보신당  사회당
득표율    39.83%    4.53%       35.10%  7.35%        6.65%       3.13%    0.39%

 

한나라당은 정당득표율 면에서 다른 정당들을 압도합니다. 민주당과도 거의 5%포인트 정도의 격차를 갖고 있죠. 하지만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이 합세하면 완전히 판이 달라집니다. 이들 정당의 정당 지지율 합계는 49.10%로 거의 50%에 육박합니다. 소선거구제에서 이런 정도의 차이라면 선거는 해보나 마나죠. 그나마 한나라당은 대구·경북과 서울의 강남 3구 그리고 ‘할배군단’이라고 하는 3대 ‘철밥통’을 갖고 있기에 망정이지, 아니면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소멸의 길을 걸어야 했을 겁니다.

 

당연히 제정신 제대로 박힌 한나라당 사람이라면 선거 연합을 물고 늘어져야 할 겁니다. ‘야합’이라고요. 그런대로 머리가 돌아가는 안상수와 원희룡이 총대를 멨군요. 경향신문 보도를 보니 그나마 원희룡보다는 안상수가 나아 보입니다.

 

안상수는 “이념이나 정책, 정체성이 다른 정당이 단일화하는 것은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야합이고 대국민 기만극”이라고 비난했다고 합니다. 뭐 얘기야 틀린 거지만, 그래도 방향은 제대로 짚었습니다. 원희룡은 은평을에 대해 “선거 패배 책임을 모면하기 위한 정치공학적 단일화에 불과하다”고 조졌다고 합니다. 원, 머리가 제대로 작동하는 건지… 야권이 선거연합을 하면 이재오가 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근데도 선거연합이 선거 패배를 모면하기 위해 한 것이라고 늘어놓는 걸 보면, 무더운 날씨가 사람의 아이큐에도 영향을 미치기는 미치는 모양입니다. 야권이 막판 단일화를 한 건 그러지 않았을 경우 선거에 패배할 확률이 높고, 그랬을 경우 단일화를 안 해 선거에 졌다고 조져댈 국민들이 무서워 단일화하겠다고 나온 것 아닙니까? 따라서 원희룡의 언급은 평할 가치도 없는 것이니 패스!!

 

안상수가 주장한 것처럼 이념이나 정책, 정체성이 다른 정당이 단일화하는 게 과연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것이냐, 제 얘기는 절대! 네버! 단연코! 그게 아니라는 것이겠죠. 야권의 후보 단일화, 즉 선거 연합은 서로간의 이념이나 정책, 정체성이 다르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더불어 지지기반도 서로 다르다는 게 이점이기도 하겠죠.

 

우리나라 정당의 문제점은, 모두가 아시겠지만, 지역을 근거로 한 ‘잡탕 짬뽕 정당’이라는 데 있습니다. 한나라당이 가장 그 정도가 심하고, 민주당도 못지않습니다. 이게 무슨 얘기냐. 내가 진보주의자든, 진보자유주의자든 국회의원이나 시장·군수를 하고 싶으면, 내가 경상도 출신이면 한나라당에, 내가 전라도 출신이면 민주당으로 가야 한다는 거죠. 이게 한국 정치를 퇴보시키는 제1의 요인입니다. 한나라당이 그 정도가 심하다는 건 이재오나 김문수, 정태윤을 보면 압니다. 한나라당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그들은 극우로 전향해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이 생존해 있다는 건 한국정치의 기적입니다.

 

야 3당의 선거 연합은 따라서 이같이 ‘개 같은’ 정치환경 속에서 택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이미 야 3당은 부분적으로 성공한 지방선거를 통해 선거 연합을 정책 연합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습니다. 보수자유주의자들의 지역당인 민주당과 진보주의자들의 민주노동당, 딱 그 중간에 있는 진보자유주의자들의 집합체 국민참여당의 선거연합은 앞으로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높일 소중한 실험입니다. 이들이 서로가 감내할 수 있는 정책의 공통분모를 도출하고, 그것을 국민 앞에 공개해, 그 범위 내에서 권력과 권한을 분점하는 공동정권의 실험이야말로 지역당의 대결 속에서 피폐해져 온 우리 정치의 토양을 완전히 바꿔놓을 가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선거 연합은 어렵습니다. 그래서 항상 막판에 타결됩니다. 그 결정적 이유는 선거 연합의 가장 중요한 한 축인 민주당이 호남보수자유주의자들의 집합체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호남이 인구가 더 많았다면, 민주당은 한나라당처럼 굴었을 게 뻔합니다. 그나마 호남이 영남보다는 약세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선거연합을 할 시늉이라도 낸다는 것이죠. 단독으로는 한나라당을 절대 이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진보주의자와 진보자유주의자, 보수자유주의자들의 동거에 결정판은 한나라당입니다. 한나라당 안에서 진보적 소수파가 살아남았습니까? 살아남기는커녕, 비열한 배신만이 판쳐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있습니다. 야당도 그런 실험을 했습니다. 열린우리당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의 보수자유주의자인 다수파들은 진보적 소수파를 배려하기는커녕, 결국 대통합민주신당으로 변신하면서 이들과 결별합니다. 합당의 결과는 결국 한나라당처럼 되는 게 우리 정치현실입니다.

 

그런 환경을 고려치 않는다 하더라도 선거 연합은 어렵습니다. 정책의 공통분모를 도출하는 것이야 뭐 민주당도 한나라당 못지않은 잡탕정당이고 당헌·당규 보면 진보적인 요소들을 많이 포괄하고 있어 어렵지 않겠지만, 이 배경에는 ‘자리의 배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번 재·보선의 야 3당 선거연합은 8곳 중에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에 하나씩 배분하는 게 온당한 수순이었습니다. 과연 그랬습니까? 전혀 그렇지 않았죠. 이게 자리의 배분이 어려운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야권의 연합을 ‘유언’으로 남겼습니다. 평생 호남포위란 지긋지긋한 구도에서 탈출하기 위해 노력해왔던 김 대통령으로서는 당연한 유언입니다. 하지만 그 유언을 몸으로 실천하는 건 민주당이 아니라 유시민입니다. 민주노동당입니다. 야권이 단일화하면 한나라당에 백전백승할 수 있다는 아젠다를 꺼내, 지난 지방선거에서 몸으로 실천했죠. 이정희 체제의 민주노동당은 야권의 선거연합이 얼마나 유용한 정치의 수단인지, 그리고 그것이 정당정치의 새로운 지평을 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지 몸으로 체험했습니다.

 

민주당은 작은 이익에 집착해 항상 머뭇거렸습니다. 어쩌면 그게 냉혹한 정치의 현실인지도 모르죠. 그러나 유시민과 국민참여당이 커지면 민주당에게도 이롭습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을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 합니다. 그게 더 큰 이익을 가져다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게 옳은 길이기 때문입니다.


(덧붙임)

저도 이제야 일상으로 복귀했습니다. 그간 책 때문에 아무것도 못하고 있어 답답했습니다.

책 제목은 『Why 유시민』으로 확정됐습니다. 이젠 제작단계로 넘어갔습니다. 8월7일 전후해 나올 것 같습니다. 물론 주말이기 때문에 서점에 깔리는 건 그 다음 주가 되겠죠. 자주 뵙겠습니다.

제 블로그에 서문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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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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