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김포의 리포터가 되다. -참여당 이동당사 일기(3)-

김포대두 정왕룡 2011. 6. 6. 11:00

김포의 리포터가 되다. -이동당사 일기(3)-

 

참여당 중앙방송국팀이 김포를 방문하였다. 나는 리포터가 되었다.

원래는 수수꽃자리, 노변님과 함께 하기로 했는데 당초 촬영일정이 변경되는 탓에 혼자 도맡게 되어 부담이 만만치 않다. 김형수 이동당사팀장도 함께 왔다. <마이크를 빌려드립니다> 주무대 행사인 김포 민속장터인 북변동 구터미널을 사전답사하기 위해서였다. 장소답사가 끝난 뒤에도 방송촬영팀을 수행하면서 여러 도움을 주었다. 많이 고마웠다.

 

방송 마이크를 들고 김포 구시가지 길거리에 섰다.

예전에는 김포에서 가장 붐비던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중심을 신시가지에 넘겨주고 힘겹게 전통의 모습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는 곳이었다. 상권이 많이 위축되어 점포가 문을 닫은 곳도 여러 곳이고 새로운 운영자가 안나타나 장기간 비어있는 곳들이 많다.

 

“가급적 대안도 함께 언급해주세요,“

“길거리 상권 활성화를 위해 주말을 이용해 전통상가 축제등 다양한 방안모색을 위해 상인, 주민, 당국의 관심이 모여야 할 때입니다.”

윤여창 방송국장의 조언에 평소 생각하던 멘트를 덧붙였다. 몇몇 주민들이 이쪽을 향해 시선을 던진다. 방송카메라가 시선을 끌었나보다.

 

일산대교 가는 길에 북변동 장터에 들렀다.

LED 방송차량의 진입과 위치설정, 주민들의 시선을 끌어모을 수 있는 방안, 그리고 원활한 행사진행을 위한 주민, 당국과의 사전협의등이 관건이라는 생각에 김형수 팀장과 의견을 같이했다.

일산대교 위에 올랐다. 한강을 배경으로 섰다. 모래준설 작업이 한창이었다. 그 장면이 한강하구 평화적 이용방안과 연결되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서해 평화협력지대 설정, 10.4 남북선언, 남북 긴장완화가 김포의 발전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멘트에 실었다.

 

“너무 쉽게 넘어가는 것 같아요. 좀 더 고생을 시켜야 하는 것 아니에요?”

촬영이 수월하게 넘어가자 김형수 팀장이 약간 딴지를 놓으며 방송팀에게 애교섞인 항의를 던진다.

“음...제가 평소 마이크 체질이거든요?”

목에 힘주면서 점잖게 너스레를 떨어본다.

 

사우동 학원가....

아직 학생들이 몰려들 시간은 아니다. 김포는 비평준화 지역이다. 초교 상급학년부터 입시전쟁이 시작된다. 중3 생활이 고3생활 못지않다.

 

“교육이 짐이 되는게 아니라 힘이 되는 도시, 당국에서 함께 힘을 모으고 정보를 제공하고 자녀들의 적성과 진학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는 도시, 희망김포를 함께 생각해봐요.”

이번에도 수월하게 넘어갔다. 역시 김형수 팀장의 딴지는 계속 들어온다. 너무 쉽게 봐준다며 입을 삐죽거린다. 그러면서도 화면조절이나 카메라의 이동등 궂은 일은 도맡아 한다. 말과 행동에 일관성이(?) 안느껴진다. 그 모습이 밉지가 않다.

 

다음은 김포입구 고촌 48국도변에 섰다. 한낮인데도 벌써 차량들이 줄지어 섰다. 48국도는 김포의 교통 구명줄과 같다. 이곳이 막히면 김포가 막힌다. 신도시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교통이 지금 김포의 최대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10년간 이어져 온 김포도시철도 논쟁은 이제 그 수위가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

 

“시민 여러분, 이제 김포 도시철도 논쟁의 소모적 싸움을 매듭지어야 할때인 것 같습니다. 베드타운 김포가 아닌 자립적 기반을 갖춘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시민의 지혜와 힘을 함께 모아야 할 때입니다. 참여당이 함께 하겠습니다.”

이제 끝 순서다.

 

고촌 힐스테이트 아파트 단지에 섰다. 마침 알뜰시장과 주민축제가 함께 진행되고 있었다. 입주자 대표회장님과 인사를 나누었다. 지난 지방선거 결과를 많이 안타까워 하며 격려를 해주신다. 여전히 지켜보는 사람이 많다며 힘을 내라는 말씀에 보약을 백첩 먹은 기분이다.

 

이번 컨셉은 장바구니 물가다.

“시민 여러분, 알뜰장터를 보면 시골장날이 생각나죠? 그렇지만 우리의 마음이 어릴적 추억을 연상하기에는 너무 무겁습니다. 장바구니 물가의 부담이 덜어져 우리의 장보기가 가정의 즐거운 일상사가 되기를 바랍니다. 국민참여당이 서민경제의 안정화에 항상 함께 하겠습니다”

 

이제 다 끝났다. 근처 고촌 감리교회 1층 까페에 가서 시원한 음료수를 마시면서 마무리 담소를 나누었다. 김종영 김포지역위 조직국장이 음료수를 대접했다. 항상 궂은 일을 마다않는 김포지역위의 살림꾼이다. 마음이 찡하다. 그저 고맙기만 하다.

 

김형수 팀장과 행사일정에 대해 이것저것 의견을 나누면서 점검을 다시했다. 아직 조율할 부분이 몇군데 더 있었다. 중앙팀과 지역위간 이견의 조율도 이동당사 운영의 주요한 진행과정이다. 중앙과 지역에서 서로 느끼는 감도의 차이가 분명 존재한다. 권위주의 기성정당은 중앙에서 내리먹이는 사업방식이지만 참여당은 확실히 다르다는 점을 또한번 느낀다. 지역이 중심이고 지역의 의견이 먼저 배려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그간 전가의 보도처럼 써먹었다. 이말만 나오면 고심하는 김형수 팀장에게 미안하기만 했다. 의견조율과정에서 매번 고민의 짐보따리만 안겨주는 것 같다.

 

“스토리가 뽑아져 나올 수 있는 한 장면만 준비해 주시면 저는 더 이상 바랄게 없습니다.”

윤여창 방송국장이 헤어지면서 한 말이다.

 

마이크 빌려주기 행사때 선수(?)들 말고 진솔한 생활인들의 땀냄새가 묻어나는 시민들 목소리 한 장면만 준비해달라고 한다. 그런 장면 자체를 인위적인 준비로 과연 가능할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번 이동당사 행사의 취지를 핵심적으로 꿰뚫어보고 있는 듯한 윤국장의 말 한마디가 진한 여운을 남긴다. 번잡한 행사보다 시민과 본질적으로 교감할 수 있는 소중한 코어 한두가지라도 만들어내는 것, 이것이 이동당사의 핵심내용이라는데 백번 공감한다.

 

중앙당팀들과 헤어졌다.

그들이 떠나간 뒤로 김포들녘에 저녁노을이 찾아온다.

한강하구는 다시 황금빛으로 물들어 간다.

 

‘김포를 그리려 하지말고 김포의 빛에 스며들어가보자.’

천등고개를 넘어오면서 석양을 향해 자그맣게 속삭여 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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