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흑룡의 해에 왕룡을 외치다. -김포대두 정왕룡 선거노트

김포대두 정왕룡 2012. 1. 3. 06:45

 

흑룡의 해에 왕룡을 외치다. -김포대두 정왕룡 선거노트

 

 

1월1일 아침. 김포시민광장 회원들과 함께 김포의 옥녀봉을 오르는 마음이 설레인다.

새해 첫날 아침, 해를 볼 수 있을까? 뉴스에 백만이상의 인파가 동해안에 몰렸다 한다. 경포대도 나오고 정동진도 나오고 호미곶도 나오고....

 

지금 동해안과 정반대 서쪽끝인 김포반도 곳곳에도 시민들이 해맞이 행사를 하러 집을 나서고 있다. 김포의 명산인 문수산에서는 생활체육협의회가 주관하는 시산제가 열리고 봉성리 들판에서는 시의회 해맞이 행사가, 그리고 각 읍면동별로도 자체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참가규모로는 문수산 행사가 최고다.

 

처음에는 문수산 행사에 참여할까 하다가 참석인원 면면이 이미 인사를 드렸던 분들이라 김포초입 고촌의 옥녀봉으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오늘 어느 단체가 특별히 행사를 주관하지는 않는다. 그저 자연스럽게 각자 주민들이 모이는 곳이다. 그럼에도 김포 초입을 지키는 옥녀봉은 지역적 상징성이 크다. 그만큼 서울과 한강, 그리고 공항일대가 내다보이는 조망이 탁월한 곳이다.

 

 

주차장에서 한 십분 올랐을까? 정상에 금방 다다른다. 예전에는 이보다 훨씬 높은 곳이었다. 그런데 김포공항 터닦이 공사하면서 지반 매립을 위해 이곳일대의 산을 깎아서 퍼날랐다. 그 탓에 봉우리는 한참 낮아졌지만 지금도 여전히 김포 초입을 꿋꿋이 지키고 있는 곳이 옥녀봉이다.

 

어깨띠를 맸다. 정왕룡이라고 쓰여져 있는 이름을 알고 몇몇 분이 나의 이름을 거론하는 것이 귀에 들려온다. 신년 해맞이 하러 올라오신 분들에게 산위에서 명함을 돌리는 게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온갖 정성을 모아 새해 새아침에 소망을 비는 분위기에 정치인의 명함을 쑤욱 내미는게 자칫 분위기를 망칠 수 있을것 같기도 하다. 일단 어깨띠만 하고 적당한 타이밍을 찾아보기로 하였다. 한강변으로 구름이 잔뜩 끼어있다. 사람들의 시선이 동쪽을 향하고 있지만 저마다 해를 볼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모습들이다. 함께 한쪽 방향을 보며 해를 기다리는 마음들이 저마다 염원하고 있는 새해 소원은 뭘까 상상해본다.

 

 

어느새 정상에 수십명의 사람들이 운집하였다. 저마다 자연스럽게 올라온 사람들인데 제법 인파로 정상이 북적거린다. 그런데 정작 해는 안 떠오른다. 다들 답답해하는 표정들이다. 이때다 싶어 어깨띠를 다시 고쳐매고 명함을 든 채 정상을 한바퀴 돌았다. 구름 탓에 해를 못볼것이 확실하던 차에 흑룡스러운 사나이 왕룡이가 나눠 드리는 명함은 주민들에게 새아침 양념 스토리정도는 된 것 같았다. 덕담을 건네시는 등 격려의 말씀들을 해주신다. 나를 알아보시는 분들도 몇몇 계시다. 그분들이 함께 온 분들에게 또 소개를 해주신다. 역시 여기에서도 이름값은 한몫한다. 흑룡의 해에 이름값 꼭 하시라는 말씀을 해주시는 분도 있다.

 

 

“저도 당원입니다. 꼭 좋은 결과 있으시길 빕니다.”

낯선 분이 다가와서 격려의 말씀을 하신다. 아마도 민주노동당 출신 당원이시거나 혹은 온라인에서만 활동하던 참여당원 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구태여 성함을 물어보지는 않았다. 저마다 자기가 처한 공간에서 이심전심으로 새날을 준비하는 자발적인 분들이 바로 우리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아니던가.

 

 

“아하! 이번에 통합진보당으로 나오셨군요. 필승을 기원합니다.”

농협회원 한 분이 덕담을 건네신다. ‘통합’이란 말이 하도 남발하고 민주통합당과 당 명칭이 여전히 헷갈리는 상황에서 당 명칭을 정확히 말해주는 일반 시민이 있다는 게 반갑기만 하다. 해는 결국 우리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다시 산을 내려가는 발걸음이 가볍고 산뜻하기만 하다. 역시 이리로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불특정 다수를 만나 이리저리 인사하기보다 수십명이 집중하는 공간에서 해맞이 대신 ‘새아침 명함 스토리’를 건네 드렸으니 기억에 오래 남으리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렇게 임진년 첫날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