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손’ 앞에 서서 -호미곶에서(2)-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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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왕룡 시민기자 kd6010@hanmail.ne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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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곶 해맞이 광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사람의 눈길을 끄는 게 ‘상생의 손’입니다. 이 조형물 앞에 섰을 때 처음 밀려든 생각은 바다위로 ‘솟구치는 희망’의 형상인지 아니면 그 아래로 ‘가라앉는 절망의 형상’인지 그 손들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이었습니다. 청동거인이 땅속이나 바다 밑으로 가라앉기 전, 마지막으로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형상이라면 그것은 모든 희망이 사그라드는 절망의 상징일 것입니다.
하지만 한반도에서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다는 호미곶의 지형적 특징을 생각한다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안겨주는 모습이 일반적 현상일 것입니다. 특히 새아침에 손가락 사이로 해가 떠오를 때면 마치 손안에서 태양이 품어져 나오는 형상을 연출하여 뭇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한다고 합니다.
‘상생과 희망은 어떤 관계일까? 차라리 희망의 손이라고 명명하는게 낫지 않았을까?’
새천년을 맞이할 준비에 바쁘던 1999년 말, 희망찬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제작하여 설치된 이 조형물은 바다위에 오른 손, 육지에 왼손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 형상입니다. 밀레니엄 새천년을 맞이하여 ‘상생’이라는 말을 갖다 붙였지만 2007년을 맞닥뜨린 지금, 우리의 현실에 이 말을 적용해보면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남북화해는 커녕 지역주의 장벽 앞에서 한발자국도 전진하고 있지 못하는 이땅의 상황은 ‘상생’이란 말의 존재여부를 의심케 하기 때문입니다.
단어의 생성은 문화의 반영이라고 합니다. 상생이라는 말이 여전히 우리사회의 화두가 되고있는 것은 상대에 대한 부정과 다툼의 혼란에서 헤어 나오고 있지 못한 현실의 반영일 것입니다. 입으로는 저마다 상생을 외치면서도 상대를 짓밟고 올라서려는 부정의 논리가 판치는 상황에서 그 본래의 뜻이 굴절, 훼손되어 껍데기만 남은 상태는 아닌지 반성해 볼일입니다.
문득 ‘새는 좌우의 양날개로 난다’ 는 말이 떠오릅니다.
해방이후 분단과 전쟁을 거쳐오면서 극심한 이념대립의 터널을 거쳐 온 우리 사회에 오른편과 왼편이라는 단어는 조화의 의미보다 대립과 분열의 이미지가 강하게 담겨져 있습니다. 북쪽에서는 오른편이라는 단어는 ‘반동’을 상징하는 말이었던 반면 남쪽에서는 왼편이라는 말이 ‘빨갱이’라는 단어로 덧칠해져 터부시되어 왔습니다. 이제는 말로만 외치는 상생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실재적인 상생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호미곶 상생의 손들은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그 어느 한쪽만으로는 상생의 지혜를 담아낼 수 없음을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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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7년 01월 12일 16:17:17 / 수정 : 2007년 01월 12일 16:31:12 정왕룡 시민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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