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갈 사람 여기 붙어라*
바야흐로 운동회 계절입니다.
어제하기로 하였던 운동회가 연기되어 오늘 풍무동에서만 양도초, 유현초가 하고 내일은 풍무초에서 열립니다. 초등학교 운동회는 학생 절반, 학부모 절반이란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갈수록 ‘가족’의 의미가 중시되는 시대의 영향인지, 아님 핵가족 시대에 어린이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가정에서 커져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어릴적 시골 운동회에는 못미치지만 그래도 젊은 엄마 아빠들이 함께 출동하는게 시대적 흐름인가 봅니다.
“어제 했으면 노동절이라 우리 아이 아빠도 왔을텐데.....”
여기 저기서 몇몇 엄마들이 아쉬움을 내뱉습니다.
청군 백군 응원전은 말할 것도 없고 무용, 달리기, 각종 경주등의 순서가 진행되었습니다.
학부모 후원단체 줄넘기 대회에는 아람단 임원으로 참석해서 2등을 하였습니다. 저학년 릴레이 경주때는 한참 앞서나가던 청군 주자가 바톤을 다음주자에게 넘겨주지 않고 대열속으로 들어가 버려 ‘바톤찾아 삼만리 여행’이 벌어지고 순식간에 역전이 되어버리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학교행사장에서도 제법 귀에 익은 ‘얼굴을 찌푸리지 말아요’란 노래가 율동 주제곡으로 나올때는 아이 엄마에게 학교후배가 작곡한 ‘운동가요’가 그 원조라며 괜시리 어깨를 으쓱거리기도 했습니다.
‘시의원’으로서 본부석에 앉았다가 좀이 쑤셔서 카메라를 들고 아이들의 모습을 담아보려 운동장을 누비기도 했습니다. 이런 때는 그냥 팔걷어 부치고 먼지를 뒤집어 쓰며 함께 내달리는게 성미에 맞는데 그냥 본부석에서 에헴 자리를 지키는게 체질에 안맞아 영 거북합니다. 타학교 교장선생님들이나 교육청 분들이 오실 때 본부석이 앉아 손님접대를 해야하는 의무감에 자리에 앉아있다가 귀가 번쩍 뜨이는 노랫말이 들려왔습니다.
태극무늬가 그려진 손잡이용 북과 북채를 들고 무용을 하던 3학년 학생들의 순서에 배경으로 깔린 전래민요 비슷한 음악 노랫말 때문입니다.
마치 어릴적 자주 부르던 ‘두껍아 두껍아 새집줄게 헌집다오’ 동요와 비슷한 가락이 그냥 그런가 보다 했는데 반복되는 노랫말인 ‘백두산 갈 사람 여기 붙어라’라는 말이 머리를 때리는 것이었습니다. 더구나 ‘어른은 들어가고 애들 나와라’ 는 말에 가서는 ‘나도 이제 어른인데 이제 백두산 가는 열차에 끼일 자격이 없는 세대가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밀려와 서운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8, 90년대 통일투쟁때 불렀던 여러 노랫말이 떠올랐습니다.
윤민석의 ‘백두산’은 아마도 대학가에서 통일현장때마다 가장 많이 불렀던 노래가 아닌가 생각납니다. ‘애국의 길’도 ‘가자 북으로 오라 남으로’도 생각났습니다. 한결같이 비장감 어린 노랫말이었는데 오늘 들은 이 노래는 가볍고 신나면서도 상큼하고 산뜻했습니다. 저녁에 집에 들어와 노랫말을 검색해 보았을때 ‘백창우 작사 작곡’이라는 글을 보면서 “아하! 그럼 그렇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딛는 첫발은 다르다지만 끝내는 한길에 하나가 되리”라는 ‘새농민가’로 처음 낯이 익었던 분입니다. 임희숙님이 부른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라는 대중가요의 지은이 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성인이 된 조카가 한때는 백선생님이 만드신 굴렁쇠 어린이 합창단에 잠깐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그 분의 손을 거쳐 되살아나는 전래민요들이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적시는 모습을 생각하니 괜시리 기뻐집니다.
‘백두산 갈 사람 여기 붙어라’
마음속으로 자꾸 흥얼거리니 벌써 통일이 다 된것 같습니다. 7천만이 이 노래를 함께 부르며 칙칙폭폭 어깨동무하고 한라에서 백두까지 기차놀이 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백두산 갈 사람 여기 붙어라>
백창우 시, 백창우 곡
칙 푹 칙칙푹푹 칙칙푹푹 칙푹
덜크덩 덜크덩 덜크덩 덜크덩
야 야 모두 나와라
어른은 들어가고 애들 나와라
야 야 모두 나와라
마루밑에 누렁이야 너도 나와라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새끼줄 기차를 타고
백두산 꼭대기까지 달려가 보자
진흙탕길 자갈길 꼬불꼬불 고갯길
발바닥이 부르트고 무르팍이 깨져도
얘들아 우리 함께 가보자
앞서거니 뒷서거니 함께 가보자
끌어주고 밀어주며 함께 가보자
백두산 갈 사람 여기 붙어라
백두산 갈 사람 여기 붙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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