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박수를 받다.*
“오늘 날씨가 바람이 많이 부네요.”
풍무초 운동회가 열리던 5월 3일 아침에 본부석 연단에서 이준안 산림조합장님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요즘도 시 계속 쓰시죠?”
“남에게 보여주려 한다기 보다 자기성찰의 시간을 가질수 있어서 좋은것 같아요.”
예전에 지역신문에 ‘검버섯’을 소재로 인생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시를 쓰셨던 기억이 나서 다시 여쭈어보았습니다. 나같이 시에 문외한인 사람도 두고두고 기억에 날 정도로 가슴에 와닿는 시였던 것임을 생각해보며 바쁘신 와중에도 틈틈이 시를 쓰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운동장에 정렬하고 개회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축사 한말씀 해주시죠.”
그냥 내빈소개로 끝날줄 만 알았는데 진행자 분이 교장선생님 말씀 시간에 조용히 다가와서 하시는 말씀에 순간 당황하였습니다.
‘굳이 나까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교장선생님, 학교 운영위원장님등등 벌써 몇분이 마이크를 잡은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짧게!’라는 두 글자를 가슴에 새기며 드디어 앞에 나섰습니다. 여기저기서 몸을 비틀고 얼굴을 찡그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아까 어린이날 노래가 울려퍼지고 여러분들이 거기에 맞춰서 함께 노래라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렇습니다. 5월은 여러분의 날이고 여러분들이 주인되는 시간입니다. 오늘 이 마당에서 여러분들의 행복의 나래를 맘껏 펼치세요. 풍무초 여러분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대강 짐작으로 30초 안팎의 축사였던 것 같습니다. 발언을 마치고 내려오는데 여기저기서 함성소리와 박수소리가 들렸습니다. ‘가장 짧은 발언이 가장 좋은 발언’이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잠시후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이 시작되었을 때 운동장으로 내려와 김미진 선생님을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딸아이의 1학년 담임선생님으로 많은 정을 쏟아주셨던 분입니다. 딸아이는 5학년이 된 지금도 김선생님 이야기를 하면 눈망울이 초롱초롱해집니다.
유치원을 건너뛰고 바로 들어간 초등학교다 보니 아이에게는 생애 처음으로 맞이하게된 선생님이셨습니다. 우리 아파트 옆에 양도초가 새롭게 개교하면서 3학년때 전학을 왔지만 김선생님은 아이에게는 두고두고 잊혀지지 않는 은사로 남을것 같습니다.
“어머, 그간 잘 지내셨죠? 얼마전에 메일을 주고 받았는데 누리는 여전히 글에 대한 감각이 살아있더라고요. 지난 선거때 벽보에서 아버님 사진을 봤어요. 당선되셨다는 소식에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올해까지 풍무초에서 근무하고 내년부터 타학교로 옮겨야 하는데 어쩌면 양도초로 갈지 모르겠어요.”
운동회 행사 한복판이라 많은 이야기는 못나누었지만 짧은 시간속에서 훈훈함아 넘쳐나는 만남이었던 것 같습니다. 김미진 선생님의 앞날에 많은 행복이 함께 하길 기도하며 풍무초 교문을 빠져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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