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두 박물관

내 아빠 -정누리-

김포대두 정왕룡 2010. 2. 17. 07:19

내 아빠  -정누리-


하늘 높은지 모르고, 하늘 중요한지 몰랐었어요. 넓어보이던 등이, 점점 작아질수도 있다는것도 몰랐었어요.

‘아빠’, 그 아빠라는 고작 한 단어가 왜 사람을 뒤바꿔 놓는건지도 이해하지 못 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바로 내 아버지란걸 알았을 때, 모든게 이해가 갔었습니다. 모든 자식들은 부모님 복을 타고 났나봅니다. 그래서 제가 아빠의 딸이 된거겠지요.


우리 아빠는 ‘정왕룡’이라는 부모님이 주신 이름을 가지셨습니다.

우리 아빠는 ‘김포대두’라는 김포가 준 이름을 가지셨습니다.

우리 아빠는 ‘누리아빠’라는 자신에게 준 이름을 가지셨습니다.



우리 아빠는 이름이 많습니다. 그게 우리 아빠입니다.


시의원으로써 정치에 관련된 연설을 하는 ‘정왕룡’이라는 시의원도 있지만,

정왕룡이라는 시의원이 집에 들어오기만 하면 그냥 ‘아빠’가 되고 맙니다.



전 세계의 사람들은 다 제각각의 특징이 있고, 똑같은 사람 하나 없지만. 그 앞에서도 무엇이든 불문하고 통일되는 두 단어가 바로 ‘엄마’ ‘아빠’가 아닐런지.



저는 우리 아빠가 좋습니다. 한번도 저를 때리며 훈계한 적 없고 호통 친 적 없는 우리 아빠가 좋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빠가 한번이라도 저를 때리며 훈계하고 호통을 치셔도 우리 아빠가 좋습니다.



그래도 우리 아빠란건 변함이 없으니까요.



나는 아빠에게 함부로 해도, 장난을 쳐도, 꼴에 충고아닌 충고를 해도 혼나지 않았었는데.

알고보니까 그 타박과 핍박을 자기가 혼자 등에 싣고 있으셨다는게 눈에 보이는걸 보면 저도 약간은 성장했다는걸까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웠던 그런 생각들을 써내려가는 지금,



저는 그냥 특별한 것 없이 모든걸 통틀어 우리 아빠가 세상에서 제일 자랑스럽습니다.




이유는, 그저 제 아빠이시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