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바보 빼빼로를 만나다.

김포대두 정왕룡 2013. 11. 12. 19:28

-일요저녁, 교회에 다녀온 딸아이가 짐을 하나가득 들고와서 책상위에 풀어놓는다.

빼빼로 제작 준비재료들이다. 연하의 남친에게 선물할거라 한다. 그런데 작업과정이 장난아니다. 순식간에 주변이 공방으로 변했다. 헤어드라이기까지 등장했다.
자르고 버무리고 만지작 거리더니 밤 1시가 되어서 작품이 탄생했다.

딸아이는 흐뭇해하며 '바보 빼빼로'라 이름을 붙인다.
그리고 아빠에게 하나 먹어보라며 건넨다. 아빠 표정이 그리 달갑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그냥 아빠 입에다 우겨넣는다. 감히 예술의 혼으로 빚어놓은 작품앞에서 무슨 불경스러운 표정을 짓느냐는 투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엄마에게도 하나 주더니 나머지는 예쁘게 포장하여 학교로 향했다. 밤새워 작품빚는 과정을 옆에서 기록사진으로 남겨야 하는 의무감으로 눈을 비빈 아빠의 심정은 관심없는듯..설레이는 표정으로 등교를 한다.

저 선물을 받는 주인공 녀석이 밉다. 나중에 보게되면 혼내줄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