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앙코르 결혼식, 그리고 중년남성의 문화활동

김포대두 정왕룡 2013. 11. 17. 22:06

고촌감리교회에서 열린 남성 중창단 에이레네 3회 정기연주회에 사할린 어르신들을 모시고 다녀왔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 관람이다. 그때도 사할린 어르신들을 모시고 왔는데, 일년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때 대단했다고 말씀하시는 어르신들이 있다. 이번 방문에는 사할린 어르신들이 거주하는 서암마을 원주민(마을에서는 현지 출신 주민들을 이렇게 부른다) 10여분도 함께하여 행사의 의미를 더욱 돋구었다.


연주회의 흥미를 돋우었던 것은 1부순서에서 결혼 38주년을 맞이하는 노부부의 앙코르 결혼식이 열린 것이다.

이혼이 하루 밥 세끼 먹는 것처럼 일상화되어 버린 상황에서 38주년 결혼이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는 생각이 든다.


더욱 놀라운 것은 남성 중창단 정기연주회에 이 행사를 결합시켜 가족과 사랑의 의미를 되새긴 상상력의 발상이다.


연주곡목 또한 다양했다.

두만강,박달재,최진사댁 셋째딸,화개장터의 연주곡목에다 노찾사의 광야에서를 부르는 대목에서는 가슴찡한 감동이 밀려오기도 했다.

교회 신도들로 구성된 중년의 남성중창단의 연주곡목들이 참 다양하다는 생각이 든다.


김포는 남성합창단이 없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시립 여성 합창단은 있어도 남성합창단이 없다.


이런 점에서 멤버 전원이 직장인이자 생활인인 에이레네 중창단의 활동은 의미하는 바가 깊다.

여성들과 어린이 위주로 전개되는 지역 문화활동에 중년의 남성들도 당당히 하나의 주체로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볼수 있기 때문이다.


경직된 선교의 틀을 뛰어넘어 음악을 통해 지역의 열린공동체 문화를 확산시켜가는 고촌교회의 활동은 김포 지역사회에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고 있다.


박정훈 목사와 신도들의 지역사회를 향한 끊임없는 열린 프로그램이 지역의 화합과 공동체성 회복을 위한 소중한 밀알이 되리라 확신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