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머 아리랑을 함께 부르다
서울시청앞 광장에서 김포양곡으로 향한 28일 밤.
재한 줌머인 송년회가 열리는 양곡 행사장은 활기가 가득하다.
방글라데시 산악지대 치타공에서 평화로운 생활을 영위하던 그들에게
어느날 방글라데시 군인들이 들이닥쳐 살인과 약탈을 자행하였고 그들은 고향을 등진채 유랑생활을 해야했다.
그들중에 백여명이 넘는 분들이 대한민국 김포 양곡에 자리잡고 고향으로 돌아갈 날을 그리며 힘겨운 생활을 하고있다. 이중 수십명이 난민지위를 인정받았지만 고향을 십년넘게 떠나있는 그들에게 타국생활은 물질적, 정신적으로 여전히 버겁기만 하다. 특히 2세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드는 시기에 자녀들에게 정체성을 찾아주며 진로를 열어줘야 하는 부담감이 어깨를 무겁게 한다.
그래도 이날만은 모든 시름을 잊고 한판 흥겨움으로 유쾌함을 나눈다. 이분들과 연대를 나누고 있는 재한 줌머인 연대 관계자분들의 표정도 밝기만 하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한쪽에서는 기타등의 악기를 들고 줌머인들의 노래를 함께 부르고 박수가 터져나온다. 노래는 연이어 계속되고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그안에 묻어나오는 그리움과 한이 어찌 느껴지지 않으랴.
줌머인들에게도 우리의 아리랑과 비슷한 노래가 있을까?
만일 있다면 오늘 저들이 부르고 있는 노래중에 분명 포함되어 있으리라.
나혼자서 그 노래에 대해 '줌머 아리랑'이라고 이름을 붙여본다.
일제 강점기 시대.
연해주, 사할린, 간도, 중앙아시아, 남양군도, 하와이...전 세계로 떠돌며 불렀던 한인들의 아리랑이 그 위로 겹쳐온다.
우리의 아리랑이 한민족만의 것이 아니듯이
줌머인의 아리랑 또한 우리의 것으로 껴안아야 한다는 생각이 스친다.
피압박 민족의 서러움은 겪어본 사람만이 알수 있다 했던가.
우리에게 아리랑이 있었기에 줌머인의 아리랑을 들을 수 있다.
민족을 뛰어넘는 소통과 울림이 김포의 하늘위로 공명을 이루는 그날이 속히 오기를 바라며 행사장을 떠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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