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어릴적 꿈이 깃든 곳 -부안 대교교회

김포대두 정왕룡 2014. 10. 4. 02:48

전북 부안군 하서면 대교교회.

누님이 교회전경을 사진으로 보내주셨다.

 정읍 선산에 잠들어계신 부모님께 형제간 합동 인사드리러 가려했던 일정을 급작스런 사정으로 나만 빠졌다.

막내동생 아쉬움을 달래라고 했는지...돌아오는 길에 누님께서 이곳 교회에 들러 전경을 찍어보내 주셨다.


어머님께서 시골교회에 전도사로 부임하셔서 수년간 시무하시던 교회다.

부임당시 초가집이었이었던 곳을 새로이 건축도 하고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며 전도사업에 열중하셨던 신앙의 터전이었다.

교회건축당시  여러가지 문제로 눈물로 밤을 지새며 철야기도 하시던 어머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나에게는 어릴적 추억이 깃든 곳이다. 서울에 올라오기까지 초등학교 3년시절을 보내며 방죽에서 뛰어놀고 물장구 치던 꿈의 동산이다. 예배가 있는때면 종탑밑에서 담당 어른들이 종을 칠때 나도 옆에서 구경하다 함께 줄을 당기기도 했다. 십리길 상서초등학교까지 걸어다니며 친구들 골목대장 노릇도 하고 짖궂은 선생님이 학급 여학생들을 상대로 실시한 남학생 인기투표에서 1등도 했던 훈남이기도 했다. 2학년때던가..학교를 대표하는 학력경시대회 나간다고 밤늦게까지 교실에 앉아 공부하다가 논둑길 따라 걸어올때 들려오던 개구리 소리들은 어찌그리 시끄럽던지...겨울철 온 벌판을 시커몋게 뒤덮었던 까마귀들은 지금은 다 어디로 갔을까? 그때의 친구들은 지금은 다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몇년전 당시 친구들이 동창회 모임을 한다고 연락이 왔지만 가보지를 못했다. 


대학시절...학생운동하다 수개월 복역한후 출소하여...어릴적 떠나온 이후 처음으로 이곳을 찾았다. 

교회앞 방죽은 메워져 농토로 변하였고...사시사철 물결이 흘러 넘쳤던 하천은 말라붙어 있었다. 그리고 여기저기 산재해있는 공장들...

규모가 큰 다리가 있어 대교리로 불렸는데...어릴적 기억에도 무척 큰 다리였는데..다시 가보니 손바닥만해보였다.


그래도 나에겐 정겹기만한 꿈의 동산이고 추억의 터전이다.

사진만 보아도 그앞에서 뛰놀던 코흘리개 내 모습이 연상된다. 앞마당에서 비석치기, 자치기, 땅따먹기 하던 장면들이 그림처럼 스쳐지나간다.


여전히 그립기만하다. 

그때 그 시절이....

코끝이 시큰거릴 정도로...


지금도 어머님의 성경읽는 소리, 기도소리, 설교말씀 소리, 찬송가 소리가 귀에 들리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