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국격의 위기 -명·문칼럼(8)

김포대두 정왕룡 2022. 9. 23. 13:15

'국격을 높히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지난 칼럼에서 썼던 내용이 이렇게 빨리 입증될지는 몰랐다.

영국여왕에 대한 '조문없는 조문목적 방문'은 뉴욕 참사에 비하면 해프닝 정도에 불과했다.

바이든과의 48초 스탠딩 회담은 차마 회담이라 부르기 민망할 정도다.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다.

한국기자는 배제된 채 일본기자만 참석하는 30분 회담을 하러 일본 행사장까지 찾아갔다.

일본수상과 사진몇장 찍는것 말고는 회담의 내용이나 성과에 대해 알려진 바가 없다.

하일라이트는 비속어 막말참사였다.

전세계 외신을 타고 곳곳에 그 내용이 전파됐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더한 하일라이트는 홍보수석 김은혜의 해명이라고 본다.

15시간만에 내놓은 해명이 '미국과 바이든을 겨냥한 것이 아닌

우리 국회 야당을 향한 것이었고 바이든은 언급조차 안했다는 것'이다.

버젓이 영상과 함께 나온 빼박 증거가 있음에도 그것을 왜곡하고 있는 것은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했던 '지록위마'의 고사성어를 연상케 한다.

김은혜의 해명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있다.

170여석을 보유한 대한민국 야당에 대해 비속어 막말을 할수도 있다고 버젓이 발언하고 있다.

한마디로 그게 뭐 어떻냐는 투다.

15시간이 지나서야 고작 해명이라고 내놓은 변명치고 너무 궁색하고 천박하다.

외국에 가서 대통령이 국회 다수당인 야당에 대해 비속어 막말을 했다고 스스로 해명하는 모습은

정치의 실종, 포기를 의미하는 바와 다를 바가 없다.

귀국하게 되면 야당앞에서 앞으로 어떤 태도를 취할지 본인 스스로가 참으로 민망할것 같다.

대통령은 나라가 위기에 처하면 그것을 극복하고 국격을 높혀야 할 임무가 있다.

문제는 그 대통령이 국격을 무너뜨리는 제1 원인 제공자가 되었을때 딱히 답이 없다는 것이다.

국제적으로 그 인식의 천박함과 민낯이 그대로 드러나버린 상황에서

대한민국 국민이 감당하고 헤쳐나가야 할 피로감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무너져가는 국격의 위기를 지도자가 아닌 국민 스스로가 알아서 헤쳐나가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