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드디어 풍무동 거리에 나서다

김포대두 정왕룡 2006. 4. 21. 13:38

 

드디어 풍무동 거리에 나서다.


황사가 뒤섞인 강풍이 제법 매섭게 몰아치던 목요일 한낮에 풍무동 길거리에 명함을 들고 나섰습니다. 일전에 고촌면 체육대회에 똘레랑스님을 따라 가보았던 것 말고는 거리의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명함을 들고 나서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원래부터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인지라 낯선분들에게 인사하는게 쉽지가 않지만 오늘은 든든한 원군이 되어주러 나선 아이엄마가 있기에 힘이 솟습니다.


먼저 월드상가를 층별로 돌았습니다.

미용실, 화장품 가게, 중국집, 치과, 약국등에 들어가서 넙죽 인사하고 나왔습니다.

아직 선거분위기가 안뜬 탓인지 처음엔 멀뚱 멀뚱 바라보시다가 주인이건 손님이건 그래도 대부분 격려를 해주십니다. 계단을 내려오다 야쿠르트 아줌마를 만났습니다.


“아주머니, 전에 야쿠르트 한봉다리 산적 있는데 저 기억하시겠어요?”

“아! 기억나요. 아유, 선거에 나오시네요. 열심히 하세요”

야쿠르투 아주머니가 제 얼굴을 기억해주시니 괜히 기분이 좋습니다.


“정식명함이 나와서 다시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어제는 문을 안열으셨던데요?”

“아. 예. 어젠 알뜰시장이 열리는 날이라서 늦게 열었어요. 명함 한뭉텡이 주시면 여기에 놔두고 나눠드릴께요.”

“아쉽게도 그러면 선거법에 걸립니다. 타인이 나눠주는 것은 위반사항이거든요”

“아, 그렇습니까?”

야채 과일가게 아저씨가 못내아쉬운 표정이십니다.


“어머, 우리 동대표님이 선거에 나오시네요. 동대표님 맞죠? 김포대두? 재밌네요”

베이커리 아주머님이 반색을 하십니다. 평소 별로 안면이 없는데도 기뻐해주시니 고맙기 짝이 없습니다.

돌문상가를 돌아서 당곡고개 가게 및 부동산을 찍은뒤 유현사거리로 내려가는데 아이엄마가 주유소를 들러보자고 하는말에 현대아파트앞 주유소를 방문했습니다. 안의 사무실에 들러가 넙죽 인사하고 다시 나와서 주유원들, 그리고 기름넣느라 대기하시던 차량안의 아주머님께 인사하며 명함을 넣었습니다.


“나는 기호1번 싫어. 명함 안받을거요”

범양 아파트 앞 횡단보도에서 마주친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 명함을 거절하며 휑하니 가버리십니다.

“와, 잘생겼네”

한 할머니가 명함과 제 얼굴을 번갈아보시며 하시는 말씀에 그냥 활짝 웃어버렸습니다.

‘‘그래, 내가 머리가 좀 커서 그렇지 얼굴이야 잘생겼지 뭐’

속으로 자신감을 한번 더 불어넣습니다.


“어머, 선생님 아니세요?”

웬 늘씬한 아가씨가 걸어가는데 누리엄마가 다가가도 그냥 걸어갑니다. 제가 따라가보니 음악을 들으며 걸어가는 중입니다. 큰소리로 인사를 했습니다. 명함을 받아들고 몇초간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아가씨가 반색을 하며 ‘선생님’이라 부릅니다. 갑자기 당황했습니다. 김포바닥에서 나를 선생이라 부를만한 사람이 별로 없는데????


“혹시 성진학원 다녔나?”

“네. 선생님. 그때 저에게 국사를 가르쳐 주셨잖아요”

“어? 근데 너 여기는 웬일이야?”  신분확인이 된 이상 이제부터는 말놓으며 공격적으로 나갑니다.

“저 집이 현대아파트에요.” “근데 어디가는 길?” “사우동에 친구만나러요”

“잘 됐다. 친구들에게 선생님 선전 좀 해주고 5월 31일 꼭 투표해야 한다. 알간?”

“네, 선생님. 힘내세요”


강서구청 사거리에 있던 학원에서 재수생을 상대로 2년정도 강의한 적이 있는데 김포에서 여러명의 학생들이 통학하면서 수강한 적이 있습니다. 어렴풋이 기억을 떠올려보니 그때 학생들 중 한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김포향우회를 만든다는 둥 법석을 떨었는데.....


하긴 ‘풍무동 사람들 까페’도 당시 서해아파트에서 통학하던 학생의 도움을 받아 장식하고 꾸미고 하면서 개설했었습니다.

“선생님은 저를 통해 지금 재사회화 과정을 겪고 계신거에요”

그때 까페를 꾸며주던 슬이라는 이름의 학생이 저에게 으쓱거리며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한번 찾아오실줄 알았어요”

신동아 상가 2층 연세병원 간호사님이 저를 보면서 반갑게 맞이합니다. 신문에서 이미 소식을 접했나봅니다. “열심히 하세요. 많은 고생하시겠네요” 의사선생님이 굵은 손을 내밀며 악수를 청합니다. “당보다 인물이 더 중요한거지요. 잘하실겁니다”


“어머. 언니 왠일이야. 어머. 어머. 어머.”

평소 아이엄마가 자주 들르던 신동아 1층 상가의 아가씨가 무척이나 반가워합니다.

“저는 주소가 서울이지만 손님들에게 소문 많이 내드릴거에요.”


“저는 인천사람인데 어쩌죠?” “그래도 받으세요. 괜찮습니다.”

상점에 있던 아저씨에게 명함을 드렸더니 괜시리 미안해 하십니다.


“후보자들중 가장 젊으신 것 같아요. ” “감사합니다. 번창하십시오”

프라임입구 상가 1층  액세서리 주인아주머니가 웃으면서 말씀하십니다.


대부분 영업에 바쁘실텐데도, 기다리는 손님이 아닌 불청객인데도 웃으면서 맞이해주십니다. 지지여부야 그분들의 마음속에서 결정이 나겠지만 처음 길거리에 나선 날, 느껴지는 반응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바다마트를 한바퀴 돌고 나오니 꽤 시간이 지났습니다.


“그래. 누가 뭐래도 풍무동은 내가 찜했어. 풍무동을 넘봤단 봐라”

속으로 자신감있게 한마디 되뇌어 보입니다.

확실히 여성의 부드러움이 한몫한다는 것을 아이엄마를 통해 알게된 것도 큰 수확입니다.

풍무동 첫 나들이, 시작이 반이지만 이미 ‘승리’라는 두 글자를 거머쥔듯한 기분으로 사무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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