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투잡맨?

김포대두 정왕룡 2007. 6. 29. 00:39
 

***투잡맨?***


“차라리 명예직일때가 당당하게 의정활동하기에 더 나았던 듯 싶습니다.”

6월 20일부터 23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된 의정연수 마지막날 서우선 지방자치 연구소장 특강후 이어진 간이토론 시간에 한 의원께서 발언한 내용입니다.


지방의원 유급제가 시행되었지만 처음 언론에 과도하게 부풀려진 것과는 달리 각 자치단체의 지방재정 여건과 맞물려 자체조정으로 결정하게 되면서 상당부분 축소시행되게 되었습니다.  김포시 의회의 경우도 연봉 3천2백 정도로 책정되었지만 그것역시 경기도 32개 시군중에서는 중상위권에 속하는 수준일 정도로 전국 각 지역의 실태가 당초 기대치에 훨씬 못미치는게 현실입니다.


그러다보니 타 지자체 의원들과의 연합행사자리에 가보면 항상 중심화제가 ‘유급제 현실화’입니다. 많은 의원들이 생활에 염려하지 않고 의정활동에 전념하게 하는데 현재의 수준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이날 연수자리에서도 토론 쟁점이 되었던 사안은 ‘선출직 공무원’의 신분인 기초의원들의 월급을 국가가 책임지지 않고 각 지자체의 재정에 떠맡겨 버린 것이 과연 현행법에 타당한 것인가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전국 기초의회 의장단에서도 여기에 대한 대응책을 강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렸습니다.

 

"후원회를 구성하면 안될까요? 그리되면 저도 동참할께요."

"아쉽게도 현행법상 후원회는 국회의원만 두게 되어있습니다."

".........."

 

더러 후원회 구성을 권유하시는 분들이 있어 현행법을 설명드리면 '이건 또 무슨 제한규정이냐'며 고개를 갸우뚱 거립니다. 지역의 한 목사님께서 후원회장을 맡겠다는 의사를 밝히셨지만 상황을 설명드렸더니 아쉬워 하십니다.


개인적으로는 선거에 출마하면서 그만두었던 학원 강의를 석달전부터 짜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엔 일주일에 3회를 나갔는데 시간운용상 무리가 있어 지금은 2회로 줄인 상태입니다. 뭐 그렇게 부끄러운 일이 아닌 것 같아 동료의원들에게나 사무과 직원들에게 당당하게 밝히고 일정이 겹칠때는 양해를 구하기도 해서 이제는 다들 이해해주시는 분위기입니다. 지역주민들 중에서도 알만한 분은 아시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투잡스맨’이라는 별명도 얻게 되었습니다. 어떤분은 기초의원이 투잡을 하게되는 것이 현행법에 위배되지 않느냐고 염려도 해주십니다. 엄격하게 명시된 제한분야만 아니면 괜찮다고 설명해 드리면 그때서야 이해하면서도 안타까워 하십니다.


저처럼 부모님에게 물려받은 재산 한푼없고 젊은 날 재물운이 따라주지 않아 별다르게 돈도 모으지 못한채 의욕하나 가지고 뭔가 된다 싶어 맨몸으로 선거에 뛰어들었다가 곤혹스런 처지에 놓여있는 기초의원들이 여럿 있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해봅니다.


하지만 냉철히 보자면 현행 제도가 얼마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느냐는 부차적인 측면이라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15년 넘는 지방자치제 역사속에서 선배의원들이 주민들에게 보여준 신뢰지수가 그다지 높지 않다보니 당연히 그 후과가 현재의 상황에 반영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내 세금으로 저 정도 월급을 줘도 아깝지 않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때까지 의원들의 피나는 노력이 이뤄지지 않는 한 그 부담은 선택한 사람들의 몫이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래도 엉뚱한데 한눈팔지 않고 의정활동 소홀히 한다는 소리 듣지 않으면서 부여받은 ‘투잡스맨’이라는 별명이 저는 자랑스럽습니다.


“당신에게 투자한 내 한표가 이렇게 나에게 기쁨으로 돌아오게 돼 기쁘오. 내 세금으로 주는 월급이 아깝지 않다오.”라는 소리를 여기저기서 듣는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하며 저는 다시 학생들을 만나러 학원으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