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죽은 조례, 살아있는 조례

김포대두 정왕룡 2008. 10. 1. 07:17

죽은 조례, 살아있는 조례


-김포시 학교급식 조례 개정안 통과후 과제-


지난 97회 임시회에서 '학교급식 조례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두달여에 걸친 시민운동본부의 각고의 노력이 만들어낸 소중한 결과물이다. 그간 논란이 되었던 '국내산 농산물'을 '우수 농산물'로 표현을 바꾸는 대신에 '학교급식 지원센터 설립'을 명문화하여 실질적인 지역농산물 유통공급 체계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불어 학생들의 급식안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광우병 파동이후 지역단위에서 한걸음 진일보한 대응책을 이뤄냈다는 점도 주목해볼만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조례개정안 통과로 모든 일이 끝난게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 주변에서 '죽은 조례, 살아있는 조례'라는 표현을 가끔 듣는다. 조례를 발의한 해당의원이 계속 이 조례의 실행과 효과여부를 챙기지 않으면 사장되어버리기 쉽다는 말도 함께 듣는다. 한때는 조례발의라는 것이 의원의 성과과시용 흔적남기기 위한 것인 줄로 착각한 적이 있었다. 그 다음에는 조례가 통과되면 나머지는 집행부에서 다 알아서 해줄 줄 알았다. 하지만 예전에 발의한 '보행권 확보 조례'가 지역에서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사우 북변동 계양천 포크레인 공사가 진행되어 논란이 되었을 때 '자연환경 기본조례'의 내용조차 모르고 공사를 진행한 담당부서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이를 전혀 체크하지 못한 환경부서의 행태에 크게 실망한 적이 있었다. 지금도 보류되어 있는 '마을 만들기 조례'안은 핵심정책 담당관실과 주민생활 지원과 사이의 소관부서 여부를 놓고 핑퐁게임 대상이 되었다.


9월이 끝나는 30일 아침에 의정 상담실에서 가족여성과, 교육체육과, 친환경 농림과 세부서 과장과 담당계장들의 참석을 요청하여 조촐한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급식조례' 개정안 통과후 후속작업을 위한 의견조율의 자리였다. 예상은 하였지만 역시 논란은 '급식조례'안을 어느 부서가 담당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쉽게 결론이 나지 않았다. 나름대로 각 부서간 주장에 일리가 있었다. 아쉬운 것은 이러한 주장이 '이런 저런 이유로 우리 부서에서 맡기가 곤란하니 타부서에서 맡아주었으면 한다'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개된 면이다.


최근 공무원들 사이에 업무량의 과중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있다.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10% 정원감축안 지시가 상명하달식으로 전달된 후 이러한 목소리가 자주 들린다. 예전에는 나 역시 공무원 사회를 보면서 '철밥통'이라는 세 글자를 가지고 대한 면이 있다. 하지만 막상 시의회에 들어와 옆에서 지켜보니 공무원 사회의 애환과 고충을 알게 된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왜 국민들 사이에서는 '공무원사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가시지 않는지 깊게 생각해보는 공직자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위의 지시와 명령에만 따라서 움직이는 사회가 아닌 자발적이고 자기철학이 분명한 공직사회를 기대하는 것은 나만의 꿈일까?


"나름대로 다들 일리있는 말씀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시민의 시각과 시민의 눈높이에서 이 사안을 바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이 사안은 학생들의 식탁안전과 지역농산물의 안정적 소비구조 확보를 위한  급식조례 실행안입니다. 조만간에 시장님을 만나 뵙고  소관부서 담당업무에 대한 교통정리를 요청드릴까 합니다."


간담회를 정리하면서 참석한 분들에게 드린 말씀이다.

관련 공무원들이 자리를 떠나간 후 텅빈 의정 상담실에 혼자남아 창밖을 바라보는 마음이 씁쓸하기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