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젊은 만남-경기대 행정학과 학생들의 방문을 받다.

김포대두 정왕룡 2009. 5. 8. 03:25

*경기대 행정학과 학생들의 방문을 받다.*


“안녕하세요. 정의원님. 저희들은 경기대 행정학과 학생들인데 이번 수업과제물 연구를 겸해서 의원님을 방문하고 싶습니다.”

권동현군의 메일을 받은지가 지난 4월 14일이다. 지방자치론이라는 수업을 들으며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사업과 그 사업에 연관된 효과와 문제점등을 조사하여 학생들에게 발표하는 과제’가 있어서 조원들과 함께 방문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중간고사가 끝난 후 다시 연락이 되어 5월 7일 만남이 이루어졌다.

102회 임시회가 마무리되는 시점이라 부산하긴 하였지만 짬을내어 의원 사무실에서 미팅을 가졌다. 다행히 시간이 맞아 의장실도 방문, 이영우 의장과 선후배간 덕담도 나누었고 본회의장 기념촬영도 하였다. 공유재산 심사가 한창 진행중인 특별위원회장을 방청하면서 다들 신기한지 눈동자가 커진다.


“그냥 몇분이 모여서 적당히 의논하고 합의하는 나른한 분위기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네요? 마치 국회 청문회장 같아요.”

공원묘지 이전건으로 팽팽한 긴장감속에 설전이 오가는 위원회 분위기를 보면서 학생들이 한마디씩 던진다.


다시 내 방으로 돌아와서 학생들과 질문 응답이 이뤄졌다.

학생들이 부여받은 과제는 ‘지방재정의 효율적 운용’에 관한 것이었다. 특히 지방 공기업 운영의 성과와 실패사례에 대해 궁금해했다. 운영실패사례가 있는지 알고 싶어했다. 각 지자체에서 이 부분에 대해 별로 설명을 안해 준다고 했다. 예산분야에 대해서는 나보다도 담당부서장의 설명이 나을 것 같아 ‘기획감사 담당관실’에 협조를 의뢰했다. 바쁜 와중에도 ‘임종광 기획감사 담당관’이 직접 자료를 챙겨 달려왔다.


학생들의 질문에 대해 예산담당관의 알기쉬운 설명이 곁들여졌다.

아직 설립초기 단계인 김포도시개발 공사 설립배경과 현황설명, 시설관리공단 운영현황, 김포시 재정구조, 경기도와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지방재정의 취약한 실태등 설명이 이어질 때 내가 중간 중간에 추임새를 넣었다. 전문적인 행정용어 사용에 학생들이 낯설어 할까 봐 중간에 끼어들어 설명을 곁들이기도 하였다. 전쟁을 방불케하는 중앙정부 예산 끌어오기 노력에 대한 설명과정에 한 학생이 ‘뒷거래’가 없냐고 궁금해 한다. 예전에는 그런한 일이 없었던게 아니지만 지금은 합리적이고 투명한 시스템이 정착되어 ‘논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근거제시’가 더 중요하다는 답변이 나왔다.


현 대통령 취임후 선심성 예산 대표적 사례로 언론에 거론되었던 ‘포항시 사례’에 대한 질문이 날카롭게 나왔다. 학생들이 언론에 회자되는 ‘형님예산’이라는 용어도 알고있던 탓에 담당관을 순간적으로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했다.


공기업 운영 실패사례로 ‘캐릭터 월드’ 이야기가 도마위에 올랐다. 학생들에게 ‘살이와 산이’ 이야기를 했더니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남북 평화도시 거점으로 김포를 키우고자 북한의 풍산개와 남한의 삽살개를 캐릭터로 만들어 상품화를 시도하면서 이를 담당하기 위해 설립하였던 공기업 회사이름이 '캐릭터 월드'다. 거기에서 내놓은 김포시 캐릭터 작품이 '살이와 산이' 라고 했더니 그제서야 고개를 끄덕인다. 안타깝게도 그 회사는 수십억원의 손실을 내고 지금은 없어진 상태다. 김포시 풍무동 거리 곳곳에 설치해놓았던 ‘살이와 산이’ 캐릭터도 지금은 철거되어 시민들의 기억속에 잊혀진지 몇해다.


이야기는 지방자치제의 본질적 의미까지 이어지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사이의 균형발전문제, 광역행정 구역개편 필요성까지 이어졌다. 행정학과 학생들이라 그런지 전문적 행정용어들이 나오는데도 쉽게 소통이 이루어졌다.


“ 행정학과는 여학생들이 적은 곳으로 알고 있는데 그게 아닌가 봐요?”

“아니에요. 요즘은 여학생들이 많이 몰리는 학과중 하나인걸요.”

5명의 조원중 여학생이 3사람이나 되길래 궁금증이 생겨  질문을 던지니 금방 답변이 돌아온다.


어느새 두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친절한 설명을 해주신 임종광 담당관과 이하옥 전문위원께서 자리를 뜨고 학생들과 마무리 할 시간이 되었다.


“주민들과 소통을 어떻게 하시나요?”

“가급적 행사 참석을 자제하고요. 주로 블로그등을 통한 인터넷 공간을 활용합니다. 민원을 제기하는 주민들 만남은 꼭 챙깁니다. 필요할때는 현장도  방문하고 관련 공무원을 대동하기도 합니다.”

학생들은 과제물 외에도 여러 가지가 궁금한 듯 했다. 사무실 벽에 걸려있는 사진이나 지도, 여러 자료들에 시선이 가기도 하고 소소한 것도 질문대상이다.


“청와대도 건드리지 못하는 동네일을 해결하는 시의원이 되겠다고 선거출마당시 이야기했습니다. 지방자치는 중앙정치의 하위개념이 아닙니다. 각자의 자기 고유역할을 가지고 대시민 서비스를 해나가면서 주민자치의 최일선에서 함께 부대끼는 풀뿌리 민주제의 현장입니다.”


나름대로 갖고 있는 지방자치제에 대한 소신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참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젊은 친구들이 정치를 외면하고 투표에 무관심 할 때 벌어지는 폐단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적극 공감한다. 내년 6월의 지방선거에 주변사람들과 함께 꼭 투표할 것을 권유했더니 저마다 고개를 끄덕였다.


“여러분들을 보면서 제가 젊은 날에 시대적 상황에 쫓겨 누리지 못했던 낭만이 있는 것 같아 부럽습니다. 그러면서도 입학과 동시에 취업전선에 내몰려야 하는 냉엄한 현실속에 부대끼는 모습이 안쓰럽기도 합니다. 저는 여러분들이 튼실한 사회인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디딤돌을 놓아야 하는 선배로서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중에 여러분들이 사회에 나온다면 우리집 꼬마가 여러분들이 놓은 또다른 디딤돌을 놓고 다시 그 길을 갈 것으로 기대합니다. 희망과 용기를 잃지말고 현실에 당당히 부딪히며 나아갔으면 합니다.”


헤어지면서 나눈 마무리 인사말이 대충 이랬던 것 같다.


학생들이 ‘너무 좋았다’고 한다. 그냥 접대성 멘트인지 아니면 진심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밝은 얼굴들을 보니 나름대로 방문성과는 있었던 것 같다. 그들의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우리때와는 다른차원의 시대적 무게를 짊어지고 걸어가는 젊은이들의 고민이 느껴졌다.


만남을 제안했던 권동현군이 저녁즈음에 ‘잘 도착했다’는 문자를 보내왔다. 답장을 보냈더니 ‘너무 멋지십니다.’는 글자가 다시 날라왔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던데 젊은 친구들로부터 받는 칭찬의 말이 싫지가 않다. 저들이 일구는 희망의 씨앗에 내가 자그마한 거름역할을 해준 것 같아 마음이 훈훈하다. 일년남은 임기 마무리를 의미있게 하여서 주민들에게서도 ‘멋지다’는 칭찬을 듬뿍 받는 기초의원이 되자고 거듭 다짐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