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5월 광주, 그리고 황석영

김포대두 정왕룡 2009. 5. 19. 19:25

5.18 이 지나갔다.

해마다 5월이 오면 붉은 피 솟던 의분도 세월의 흐름과 바쁜 일과에 묻혀 점점 퇴색되어 가나보다.


황석영의 'mb 정권 중도 실용정부'란 발언에 대해 논란이 가시지 않고 있다.

'5월 광주'를 가리켜 '광주사태'라 했단다. '광주가 바로 나'라는 인터뷰 목소리도 라디오를 통해 들었다.

자신 내부의 에너지가 다 했다면, 혹은 자신이 맡았던 시대적 소임이 다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차라리 초야로 물러나 낚시나 즐기며 유유자적하면 좋았을 것을. 왜 그런 발언을 하여 지나온 삶의 영예마저 한방에 다 날려버렸을까? 안타깝기만 하다. 그의 이름은 그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는데.


항상 자기는 시대의 중심에 있어야만 한다는 '존재감 컴플렉스'를 그 역시 극복하지 못한 것은 아닐런지.

분명 시대는 변하고 장강의 물결은 도도히 흘러가는데 세인의 주목을 끌기엔 내용물이 부족하고....결국 자기 초조감을 이기지 못한 행동이 백기투항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존재감을 주위에 확인 시키고 싶은 행동은 아니었을까.


뉴라이트류 386들 또한 이 점에서는 별로 큰 차이가 없어보인다.

지난날의 자기 삶이 후회되거든 그냥 조용히 칩거하면 될 것을....아니면 그냥 혼자 자기반성 하면 될것을...마치 예언자라도 되는양 목소리를 높히면서 과거의 동지를 적으로 돌리는 행위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


짧은 기간 감옥에 있을때 후배가 넣어주었던 책 '무기의 그늘'을 읽으며 느꼈던 감동의 기억들을 지우며 진한 아쉬움이 묻어난다. 5월 광주를 알게 해주었던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 의 저자는 당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황석영 그가 아니라는 말도 들린다.


‘광주가 바로 나’라고 감히 해명하고 나서는, 그의 오만한 말로 덮기에는 사태가 너무 커져버린 듯 하다.


김문수, 이재오, 뉴라이트 386, 황석영.......

앞으로 얼마나 많은 옛 지인들이 이 뒤에 자기이름을 붙이며 백기투항과 변절의 대열에 합류할까?


오월이 지나가는 한복판에서 늦봄 문익환의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는 아직 절망과 투항은 사치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다. 5월 광주에 점점 둔감해져가는 나에게 다시금 '5월 그날'을 역설적으로 깨우쳐준 황석영, 그에게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