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소록도에서 한센인의 날 행사가 열렸다 한다.
국무총리의 소록도 방문기사도 보았다.
'한센병하면 꼭 따라붙는 말이 '천형'이라는 두 글자다.
옛사람들은 이 병을 하늘이 내린 저주로 생각했던것 같다.
그럼에도 우리 주변과는 무관한 병으로 생각하며 별 다른관심없이 살아가고 있는게 우리의 모습이다.
나 역시 그런점에서는 마찬가지였다.
어릴적 학교갔다 오는 길에 보리밭사이에서 서성이는 이상한 사람을 보고 '용천백이'라고 소리치며 친구들이 달아나길래 무서운 마음에 함께 뛰면서도 자꾸 뒤돌아보던 일도 새삼 기억에 떠오른다.
그러면서도 문둥병, 나병이 무엇인지 잘 알지도 못했다.
벤허 영화에서 이 병에 걸린 주인공의 어머니와 누이의 모습을 보면서 '참 무서운 병이로구나'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졌을 뿐이었다.
그런데 학창시절 '한하운'과 '보리피리'를 알게 되면서 한때나마 '한센병'이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되었다.
그리고 다시 잊혀지기 십수년.
김포 풍무동 매일 아침 지나다니는 곳에 한하운이 잠들어 있는 것을 우연히 알게되었다.
하지만 바로 마을부근 공원묘지에 잠들어 있는 그의 유택을 찾는데 한참이나 애 먹을 정도로 그간 한하운은 김포지역 사회에서 별 다른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 후 보도자료를 배포하여 한하운 시인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을 촉구한게 작년 여름의 일이다.
그가 연고가 전혀없는 김포에 어떻게 잠들게 되었는지는 아직도 여러가지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연고'라는게 뭐 그리 대수랴 싶다.
중요한 것은 한하운 시인이 30년이 넘도록 김포에 잠들어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다시 '연고'라는 두 글자의 벽을 뛰어넘지 못한 채 지역사회의 무관심속에 그의 유택은 여전히 외면당하고 있다.
작년 김포시 의회 특위장에서 시인이 잠들어 있는 공원묘지 주변을 '한하운 길'이라 명명하자고 제안했지만 지금까지 감감 무소식이다.
'한하운 시인에게 관심을 가져줘 고맙다'며 내 블로그를 찾아와서 글을 남겨준 '소록도' 주민분께 부끄럽기만 하다.
한하운은 한센병 시인이라 불리는 사람이다.
그는 천형을 받은 사람들의 아픔을 '보리피리'등의 시에 서정적으로 풀어내었다.
또한 민족의 정서 '한'과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김소월의 맥을 이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한센가족의 날에 다시 떠오르는 이름 '한하운'앞에 이리저리 바쁘다는 핑계로 거의 매일 그 앞을 지나다니면서도 찾아가서 소주한잔 기울이지 못한 내 자신이 부끄럽기만 하다.
한하운은 오늘도 인간사를 그리워 하며 방랑의 길을 나서고 있는것 같다.
그를 김포지역사회에서 편히 받아들여 김포가 보리피리 고장으로 변하길 기대해보는 소박한 꿈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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