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달력이 넘어가고 6월이 왔다.
하지만 내 안의 달력은 여전히 5월을 가리키고 있다.
해마다 5월이 오면 '광주'라는 두 글자가 내 가슴을 짓눌렀다.
글자 그대로 '5월 그날이 다시오면 우리 가슴에 붉은 피솟는 때'가 바로 5월이었다.
하지만 세월의 흐름과 함께 5월 역시 내 가슴속에 점점 무디어져 가는 것을 느낄즈음
노무현은 5.18 위에 5. 23 이라는 숫자를 깊숙이 새겨놓고 떠나가버렸다.
이제 그만 '5월'을 잊고 싶었다.
누구의 말마따나 '광주'를 화해와 용서라는 말 아래 풀어놓아주고 싶었다.
역사속에 흔적을 남겨놓는데 자그맣게나마 일조하였으면 이제는 나도 내 갈길을 가고 싶었다.
남들이 삶의 고단함을 못이겨, 혹은 개인적 영욕을 쫓아 변절과 자기합리화의 길을 갈때
나 역시 두눈의 시선이 그들의 뒤를 쫓고 있음을 알고는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했다.
그런데 이 모든것을 노무현은 막아서 버렸다.
달력속의 5월은 넘길 수 있더라도 우리 안의 5월은 결코 지울 수 없음을 그는 확실하게 깨우쳐주고
우리 곁을 떠나가 버렸다.
무뇌아가 아닌 이상 '5월'은 우리가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숙명적 과제임을 온몸을 던져 말해 주고 가버렸다.
나는 노무현도 아니고 노무현도 될 수 없기에 두렵고 불안하고 피곤하다.
이제 그만 하고 싶은데
이제 그만 돌아서고 싶은데
이제 그만 개인적 삶을 살고 싶은데
'노무현'이라는 이름이 내 뒤를 평생 따라 다닐것만 같다.
내안의 5월은 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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