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나라당의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를 두고 주류언론이 그 과정의 불가피성을 강변하기에 여념이 없다.
어제 kbs 토론회에 나온 장광근 한나라당 사무총장의 발언은 '현장상황을 모르면 그냥 잠자코 있으라'는 말 이외에는 다른 내용이 없어보였다.
일자리 창출, 언론의 다양화등 왜곡날조 되거나 구체성이 없는 주장들을 나열하며 당일 날치기 처리의 불가피성을 강변하는 저들의 태도가 측은하기조차 하다.
이런 때 꼭 등장하는게 '양비론'이다.
'이쪽 저쪽 다 잘못했으니 이제 한 발자국씩 양보하여 적당히 타협하고 수습하자'는 논리나 '모두 다 나쁜 놈들이니 국회고 뭐고 다 문닫아야 한다'는 정치 혐오증이 양비론의 전형적인 내용들이다.
5공 시절 지겹게도 들었던 양비론이 다시 슬슬 고개를 내미는 것을 보니 역사의 시계가 거꾸로 가긴 가는 것 같다.
왜 우리는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는 토론문화가 형성이 안되는 것일까?
왜 우리는 항상 '토론'이라는 말만 들어도 '소모적, 비효울적'이라는 고정관념의 딱지를 갖다 붙이는 걸까?
이유는 간단한 것 같다.
게으름이다. 공부하기 싫은 것이다. 감각에만 의존하여 자기 입맛에 맞는 사실들만 가져다가 적당히 채색하여 들이미는게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정치에 희망을 만들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미래가 없다.
희망을 가장 먼저 좀먹는 허무주의, 패배주의의를 양산하는 양비론은 그래서 사회악이기도 하다.
적당히 뒷짐지고 물러나서 자신들은 초연한 양 품위있는 자세로 '그래선 안된다'고 훈계하는 것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채색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일수록 병든 사회다.
이런 점에서 나는 차라리 양비론의 시각을 가진 사람들보다 김동길, 조갑제, 지만원류의 사람들을 평가하고 싶다.
중간지대는 양비론으로 만들어지는게 아니다.
치열한 토론과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는 합리적 문화속에서 절충과 타협, 양보의 중간지대가 형성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의 미디어법 판결이 이런 양비론의 비겁함뒤에 숨어 어물쩡 넘어가는 일이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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