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숨결 따라, 생명의 땅 습지로”란 주제로 김포 관내 중고등학생 45명과 2박3일 동안 김포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고 한강하구의 자연생태를 돌아봄으로써 김포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의 시간을 가졌다.
첫째 날 사우광장에 모인 친구들 표정과 모습과 각양각색이었다. 일단 노란 티셔츠로 외면을 통일하고 신곡곡수중보로 향했다. 신곡수중보는 김포대교 아래에 설치된 물막이로 1986년 한강에 유람선을 띄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현재 원격조정장치를 통해 수로의 물높이를 조정하고 있으며 고양시 쪽은 고정보 신곡리 쪽은 가동보이다. 수중보 설치 이후 고양시 방향에 장항습지가 형성되어 생물다양성을 가져왔지만 수중보가 상하 물 흐름을 막아 어류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쳤다. 또한 현재 신곡수중보를 한강 하류 하성 쪽으로 이설 계획을 추진중에 있다. 만약 수중보가 이설된다면 장항습지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저서생물들과 철새들이 위협을 받게 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최대 버드나무 군락지와 그곳에 공생하는 말똥게도 물속에 잠겨 더 이상 아름다운 공생을 보지 못할 것이다. 정책을 결정하는 어른들이 좀 더 많은 고민과 인식의 전환을 통해 자연과 사람이 함께하는 결정이 되기를 희망했다.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자리를 옮겨 조별 인사를 나누웠다. 친구들 대부분은 본인의 의사보단 부모님의 권유로 참여했으나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하수종말처리장의 담당자 안내로 관련 동영상 상영과 오폐수 유입부터 2급수 정도로 처리되어 한강으로 흘려보내 농업용수로 이용되는 과정을 설명으로 듣고 직접 시설물을 탐방했다. 모두를 위해 물을 아껴 쓰고 하수구에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는 것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이였다.
맛있는 김치찌개로 점심을 먹고 수안산 아래 둠벙으로 향했다. 작은 물웅덩이인 둠벙은 옛날에 논에서 논으로 물을 대주던 수로 역할을 했고 다양한 생명들이 살아가는 보금자리였지만 경지정리로 거의 사라져가고 있다. 둠벙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쪽대질을 하자 대나무를 닮은 게아재비, 잠자리 애벌레, 누워있는 모습이 송장 같은 송장헤엄치게, 3쌍 수염을 가진 미꾸라지, 숨관이 아주 긴 장구애비, 뒷다리가 나온 올챙이 등 많은 생물들이 하나의 공간에게 살아가는 모습이 관찰됐다.
둠벙을 본 후 삼국시대 석성으로 알려진 수안산성으로 향했다. 더운 날씨 탓인지 헉헉 숨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친구들은 아직까지 아무런 불평 없이 제법이다. 수안산은 낮지만 영종도, 강화도, 문수산, 계양산등 사방으로 시야가 보였다. 가슴이 뻥 뚫렸다. “우와 다 보인다, 저기가 어디예요?” 친구들 대부분이 수안산성은 처음이라고 했다. 김포가 삼국시대 어느 나라 영토였는지, 한강유역에 위치한 김포의 지리적 특성과 산성을 왜 쌓았는지, 봉수대가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 등을 친구들과 나누고 산성의 흔적을 찾았지만 풀숲에 쌓여 보기가 어려웠다. 또 산성 안에 봉수터가 발견되었지만 훼손되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는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그나마 내려오는 길에 돌과 흙으로 쌓은 산성 흔적을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수안산성 복원이 중단되어 방치되고 있다. 하루 빨리 제대로 된 발굴조사와 원형대로 복원이 이루어길 바랬다.
수안산성에서 내려와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물과 아이스크림으로 더위를 달래고 친환경미생물을 배양중인 농업기술센터로 발길을 옮겼다. 센터 마당 여기저기에 핀 연꽃이 우리를 반겼고 친구들 마음도 활짝 열렸다. 센터가 하는 일과 친환경미생물에 대해 설명 듣고 배양실에서 유산균, 효모, 고초균, 광합성균 냄새도 맡아보고 효모를 이용해 만든 인삼 주스도 시음했다.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나 저녁 식사 후 숙소인 경기도 김포 청소년 야영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방배정과 샤워를 마친 친구들은 또 다시 강당에 모여 정왕용 시의원의 “내 삶의 주인은 누구인가? 꿈이 있는가?”란 주제로 자존감을 가지고 구체적인 꿈을 향해 노력하며 나아가자고 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듯이 우리 원정대 친구들도 다양한 경험 속에서 흔들리며 젖으며 자신만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리라 믿었다.
또 다음날 있을 용강리 농수로 생태탐방을 위해 습지의 주제중 하나인 “논”에 대한 동영상 상영을 했다. 쌀을 생산하는 논의 역할뿐 아니라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습지로서의 가치, 작은 생명들의 시작과 서로 연관된 먹이사슬을 통해 생태계 순환을 이해하는 시간이었고 수서곤충의 세계와 논에 의존에 살아가는 생물들의 생존전략, 물새들의 서식처로서의 논을 아주 정밀하게 표현해 어떤 드라마보다도 재미있고 감동적이었다. 정말로 바삐 달려온 시간이었다. 내일은 좀 여유 있는 시간을 꿈꾸며 하루 일정을 마쳤다.
둘째 날 7시기상. 신선한 공기가 우리 원정대 친구들 에너지 같다. 피곤 했을 텐데 알아서 잘 해냈다. 아침 식사 후 근처에 있는 문수산성으로 향했다. 산성은 병인양요 때 거의 파괴가 되어 현재 남문과 북문이 복원되었고 서문인 공해루가 있던 자리에 마을이 형성되어 산성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북문 취예루에 오르자 역사가 흐르고 있었다. 한강, 임진강, 예성강이 만나 염하로 병인양요와 현재의 우리가 흘러갔다. 북문 위로 복원된 산성길을 조금 더 따라 오르자 현대적으로 복원된 암문이 보였다. 적의 눈을 피하기 위해 만들었던 암문. 원정대 친구들도 암문을 통해 산성 안팎을 오갔다. 너무 현대적인 감각 때문에 친근하게 다가오지는 못했지만 지금 한창 문수산성이 복원중이니 우리 문화재에 관심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했다.
우리는 다시 성동리 둠벙에 들러 수안산 둠벙과 어떻게 다르고 어떤 생명들이 살아가는 관찰했다. 그리고 민통선마을 안으로 들어가자 한강하구 DMZ 내에 위치한 유도가 눈에 들어왔다 백로들로 인해 한쪽 부분이 하얗게 덮여 있었다. 저어새와 민물가마우지 등이 살아가는 유도는 새들에겐 생명의 땅이지만 사람들에겐 분단의 땅이었다.
점심식사 후 용강리 생태탐방로 논길을 약1시간 가량 걸었다 출렁이는 초록 물결 속에서 꽃피는 벼와 짝짓기 하는 잠자리, 백로 등을 보며 자연을 느끼고 향기 맡은 행복한 시간이었다. 잠시 생수로 목을 축이고 북한이 가장 가깝게 보인다는 애기봉으로 향했다. 강 너머 북한 선전 마을이 육안으로 들어왔다. 평양감사와 애기의 슬픈 전설도 듣고 모둠별 생태지도를 만들어 조별 발표시간을 가졌다. 애기봉 생태지도에 통일염원과 한반도기를 그렸을 때 가슴이 뭉클했다. 새와 강물이 자유롭게 남북을 오고갈 수 있듯이 사람도 자유로운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애기봉 아래 한재당에 들러 이목 선생의 용기와 강직함을 돌이켜 보는 시간이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신나는 조별 발야구 시합을 했다. 힘껏 차고 달리고 소리치고 젊음의 열기가 그대로 전해졌다. 저녁 식사 후 모듬북 배워보기. 그냥 맘대로 두들겨도 조화가 되어 그럴듯한 장단 되었다. 또 옛날 조상들이 마을을 지켜주리란 믿음으로 세웠던 솟대를 우리 친구들은 가족과 나를 지켜줄 것이란 믿음으로 나만의 솟대 만들기 체험을 했다.
그리고 친구들이 기다리던 레크리에이션 시간에 퀴즈도 맞추고 게임도 하고 조별 노래 실력도 뽐내고 특히 원정대 친구 중 독학으로 공부한 비보이 공연이 모두를 사로잡았다. 늦은 저녁 우리는 운동장으로 나와 캠프파이어로 하루 일정을 마무리했다. 하늘에 별빛과 달빛 땅에 불빛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움으로 가득 찼다. 친구들의 열정이 불길처럼 뜨거웠고 가슴으로 따뜻하게 전해졌다.
셋째 날 오늘은 시암리 습지를 탐방하는 날이다. 개인적으로 처음이라 가장 기대되는 시간이었다. 시암리 습지는 2006년 습지보호지역 지정되었고 갈대숲으로 이루어진 한강하구 최대 습지이다. 1960년대 재두루미가 와서 월동했지만 인근 후평리 평야가 매립되면서 월동지를 일본 이즈미로 옮겼다. 습지에는 독수리 큰기러기, 백로류, 고라니가 서식하고 있다. 또한 말똥개가 서식하고 참게도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민통선 마을 안으로 들어가 논길을 따라 걸었다. 드넓은 평야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중간에 갈대 군락지, 부들 군락지를 만났고 뚝방길로 올라서자 철조망 너머 그림처럼 갈대 습지가 끝없이 펼쳐졌다. 백로와 꿩이 놀라 달아났다. 철조망 너머는 자유로워 보였다. 철조망에 우리가 갇혔다. 언젠가 자연과 사람이 하나 되는 날이 있으리라. 뚝방길을 계속해서 걷자, 강 너머로 오두산 전망대가 보였다. 더운 날씨에 힘들어 하는 친구들이 늘어났다. 탐방로를 수정해서 짧은 코스로 변경했다. 아쉬움이 남았지만 초록 들판과 유유히 흐르는 강물 그리고 갈대밭 습지를 가슴에 새겼다. 살아가면서 큰 힘이 될 것 같았다.
2박3일 동안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우리 원정대 친구들도 이번 시간이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되어 힘들 때 살아가는 에너지가 되었으면 했다. 또 이번 원정대 탐사를 통해 우리 문화와 환경에 관심 갖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모두 함께해서 정말로 즐겁고 행복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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