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편하게 살았다는 생각을 했다. 아니 너무 안이한 생활을 했다. 아니아니 그렇게 사는 것이 창피한 줄도 모르고 살았다는 것이 더 맞는 말이다. 이제는 창피한 줄 알고 제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참 무지했다. 지구에 대해서, 환경에 대해서, 내 주변의 넘쳐나는 쓰레기들에 대해서.
일주일에 한 번 있는 분리수거, 음식물 쓰레기의 물기 빼기, 버리는 가구들에 돈 내고 딱지 붙이기 등등 일상적으로 하는 일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알지도 못하고 그 사소한 일들이 우리의 지구에게는 얼마나 소용 있는 일인지 알지도 못하고 의무적으로 그냥 그렇게 해온 나는 참 어리석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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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쓰레기들은 모두 매립된다. 매립지에서 나는 악취저감을 위해 정기적으로 방역작업을 하지만 그 냄새들을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예전 난지도가 생각났다. 난지도의 악취는 심한 경우 구토가 날 지경이었었다. 겨울이라 그나마 악취가 덜 한 듯 했지만 우리 생활의 처리되지 못한 뒷모습을 보여주는 듯 느껴져 그 곳을 떠난 후까지도 코끝을 맴돌고 있다.
이 매립지 역시 한계가 있다. 2016년이면 매립지의 용량이 다 찬단다. 새로운 매립지를 찾아야하는데 필요한 줄은 알지만 내 집 주변에 매립지 들어오는 것은 모두 다 꺼리는 형편이라 후보지 찾기가 쉽지 않단다.
매립 쓰레기는 마른 쓰레기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많아 침출수가 땅 속으로 스며들어 흐른단다. 이 침출수가 그냥 방출되면 땅과 물의 오염은 당연한 일. 침출수 저류조를 만들어 매립지의 침출수들을 이곳에 모아들인 후 전용관을 통해 하수처리장으로 보낸다. 아무 생각 없이 젖은 물건들을 쓰레기봉투에 담아 내놓는 어리석음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가정에서 마른 쓰레기로 내놓는 작은 노력이 엄청난 비용을 절약하고 땅과 물을 지킬 수 있음을 정말 몰랐었다.
매립지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역시 재활용되고 있었다. 요즘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떠오르고 있는 메탄가스, 역시 매립장에서 당연히 발생되고 있었다. 이 메탄가스를 발전시설을 통해 매년 16,000Kw의 전력을 생산한다고 하니 이미 쓰레기 재활용에 마음과 관심을 쏟아 기술을 개발한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이 든다.
또한, 쓰레기 분리수거 등이 제대로 이루어지면서 메탄가스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이 매년 줄어들고 있다하니 그 또한 너무나 다행이었다. 이 발전시설이 멈추는 날이 메탄가스 발생이 거의 사라진 날일 테니 그 날이 곧 오기를 바란다.
재활용 쓰레기들이 모인 곳을 보니 이 또한 어마어마한 양이다. 하지만 점차 재활용 기술이 발전하면서 스티로폼, 깡통, 폐타이어 등등이 다양한 모습으로 재탄생하고 있어 정말 쓸 수 없어 매립하거나 태우는 양이 적어지고 있어 이 또한 큰 희망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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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레기매립지 단층모형. 아래로 내려갈수록 쓰레기들이 썩어 조각나 있다. |
재활용 선별장에 쌓여있는 분리되지 않은 재활용품들은 사람이 정리할 수밖에 없단다. 아파트 혹은 주택에서는 분리수거가 제대로 되고 있지만 상가나 공공지역 등 분리가 되지 않고 마구잡이로 섞여있는 재활용품들이 그것들인데 종류별로 분리하는 데만 엄청난 노력과 시간과 인력이 소요될 듯 보였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으로 가니 정말 역한 냄새에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찌푸렸다. 매일 그 곳에서 근무하시는 분을 앞에 두고 잠시 지나가는 내가 이런 모습을 보이다니 미안한 마음에 얼른 표정을 바꾸었지만 참 한심한 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음식물 쓰레기는 퇴비로 다시 태어난다. 생산된 퇴비는 농가에 나눠져 다른 농작물이 싱싱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역할을 한다하니 음식물 쓰레기의 아름다운 변신이다. 열처리 과정에서 물기가 있는 경우 순간적으로 온도가 떨어지게 되고 온도가 떨어지게 되면 다이옥신 등의 해로운 물질이 발생될 수 있다고 한다. 원래 유지되어야 하는 고온이 유지만 되면 절대 해로운 물질의 발생이 없다하니 음식물 쓰레기의 물기 제거가 참으로 중요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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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R+환경센터 전경 |
지속가능환경센터의 꽃은 3R+환경센터와 에코체험센터이다. 3R+환경센터는 폐기물 감량(Reduce), 재사용(Reuse), 재활용(Recycle)을 시민생활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재활용 정보관, 재활용 생활체험공방, 의류나 가전제품 등을 스스로 수리, 수선할 수 있는 수리수선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재활용 생활체험공방은 가정집처럼 꾸며놓았는데 그 곳에 있는 가구들은 쓰던 가구를 갖다 놓은 것이 아니라 재활용품들을 이용하여 새로이 만들어진 가구들이었는데 그 모양이나 재질이 정말 훌륭해서 도저히 재활용품으로 만들어진 가구들로 보이지 않았다.
에코체험센터는 환경에 대한 다양한 체험과 학습을 할 수 있는 곳인데 우리 지구의 망가져가는 모습들은 모형으로 볼 수 있다. 아이들에게 좋은 체험의 장이 될 듯 했다.
신년 첫 주 첫 월요일부터 전국이 폭설로 비상이다. 폭설과 함께 이어지는 강추위가 온 세상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이유를 알아보니 북극의 제트기류에 이상이 있어서라고 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기온이 올라가면서 대기 응집력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극지 제트기류가 평소보다 훨씬 남하해서 북반구 국가들에 폭설과 한파가 찾아왔다는 것이다. 여전히 이러한 현상을 지구온난화와 연결시키기를 꺼리는 과학자들도 많고, 믿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우리는 확실히 여느 때와 다른 현상들을 겪고 있다. 이론이 아닌 현실이다. 폭설도 한파도 잠시 겪는 불편에 지나지 않는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는가. 하지만 어떤 일이든 원인이 있어 결과가 생겨난 것. 이제 그 원인을 정말 잘 살펴보아야 할 때라고 도로마다 가득한 눈이, 손가락이 오그라붙게 추운 날씨가 알려주고 있다.
폭설과 한파를 겪는 우리는 이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아무 할 일이 없다. 눈을 치우고 옷을 두껍게 입고 넘어지지 않으려고 조심하는 것 말고는. 하지만 그 원인을 기후 온난화에서 찾는다면 우리는 할 일이 너무나 많다. 제주도까지 가서 쓰레기에 대해 공부하고 풍력에 대해 알아보고 자연과 함께 하는 방법을 찾아본 이유도 여기 있다.
나는 무지했지만 이제 더는 무지한 채로 남지 않으려 한다. 그리고 나와 같이 무지했던 분들께 제주도에서 보고 온 내용들을 신년 선물로 드린다. 이미 잘 해오시고 계신 분들께는 깊은 존경을 표하면서 이제 무지하지 않은 정말 제대로 된 사람들이 이 지구와 함께 호흡하게 되기를 마음으로 바라면서 다음 글은 놀라운 바람의 힘, 풍력발전에 대해 공부한 것을 쓰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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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물쓰레기 처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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