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하천 굴포천 -김포의 길을 묻다(4)
김포의 많은 사람들에게 굴포천을 물어보면 생소해한다.
경운운하가 생기기전에는 평교다리 밑으로 흐르며 그나마 눈에 띠었다. 하지만 경인운하는 굴포천을 감추어버렸다. 인천,부천등지를 흐르며 김포에 다다른 굴포천은 경인운하와 십자로 교차하며 지하화되어 흐르다 한강에 합류한다.
경인운하 건설의 최초 취지는 굴포천 일대의 홍수예방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굴포천은 수십년간 항상 상습적인 홍수범람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지역이었다. 이를 예방하고자 인근에 방수로를 건설하여 평소에는 공간을 비워두었다 홍수시 물을 흘려보낼 공간을 만들자고 기안된게 순식간에 운하로 둔갑해버린 것이다. 토건업자들과 관료층등 이해관계자들의 탐욕이 그 배경에 깔려있음은 물론이다.
덕분에 굴포천은 경인운하를 만나지 못한다. 물의 오염도가 극심해 안그래도 고여있어 자체 오염의 위험이 있는 경인운하에 영향을 끼칠수 있기 때문이다. 그나마 중화작용의 여유가 있는 한강으로 흘러들게 경로를 설정해놓아서 경인운하 아래로 십자형을 이루어 지나간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경인운하를 홍수예방의 기능까지 함께 갖고있는 양 착각한다. 방수로와 운하를 구분하지 못한 게으른 학습의 결과물이다.
경인운하 건설 논란이 한창이던 때 애초대로 방수로 추진을 주장하는 사람들앞에서, 당시 안상수 인천시장이 "이제와서 공사한 땅을 전부 도로 메꿀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한 대목은 코메디중의 코메디다.
경인운하 밑으로 흐르던 굴포천이 김포터미널 인근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한눈에 봐도 시커멓게 죽어있는 하천이다. 인천, 부천, 김포등 유역인근의 지자체들이 굴포천을 국가관리 하천으로 지정하여 회생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수차례 건의했지만 아직 감감 무소식이다. 그래도 물이라고 그위에 둥둥떠서 먹이를 잡아먹는 오리들이 안타깝다.
머지않아 굴포천에 이어 또 하나의 죽어버린 인공수로 경인운하를 대할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움이 밀려든다. 굴포천과 경인운하가 샴 쌍둥이가 되지 않길 바라며 길을 재촉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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