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나눔글

엠비 바벨탑- 김포의 길을 묻다(6)

김포대두 정왕룡 2014. 1. 25. 11:57


*엠비 바벨탑- 김포의 길을 묻다 (6)

'이 사람은 자신의 부끄러움을 알고나 있을까?'
현대 아울렛 공사현장을 지나 김포 여객터미널에 들어서니 오가는 배는 눈에 띠지않는다. 대합실은 텅 비어있다. 그 옆 분수대 광장 근처 표지석에 낯익은 이름 대통령 '이명박'이 새겨져 있다. 아마 개통식때 방문해서 테이프 끊은걸 기념해서 친필을 새겨넣은 듯 하다. 

하긴 오로지 성공신화에 매몰되어 자신이 도덕 불감증에 걸려있는지 조차 모르는 사람이 바로 MB였다. 이제서야 많은 국민들이 그 사실을 알아가고 있는 상황이다. 교회 장로로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을 포크레인과 삽질로서 난도질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러고도 퇴임후 백담사에 가기는 커녕 골프여행을 다니고 있는 현실이 답답함을 안겨준다. 

건너편 물동량 하역처리용으로 건설된 크레인이 덩치에 걸맞지 않게 초라하게 서있다. 얼마전 뉴스에서는 저곳을 운영하던 한진이 김포터미널에서 철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제주도에서 생수를 싣고 온 뱃짐을 부리는 정도의 일만 하고있는게 김포터미널 하역장의 일이다. 크레인은 사시사철 바벨탑처럼 그냥 서있다. 저 크레인에 엠비표 바벨탑이라 이름을 붙여줬다. 아마도 엠비 바벨탑이 자기 기능을 발휘하는 날은 영원히 안올 것 같다. 개통식날 눈가림용으로 텅빈 컨테이너를 올렸다 내렸다하는 쇼를 한번 한게 유일한 기억이 될것 같다.

김포의 길을 걷는다는 것은 설레임이 묻어나는 계획이었다. 출발지 개화역의 이름처럼 꽃피는 봄을 맞이하는 낭만의 여정이 될것같은 기대감이 밀려왔었다. 그런데 경인운하를 맞이하면서, 그리고 그 계획으로 조성된 김포터미널에 들어서면서 출발때의 기대감은 한순간에 날라가 버렸다.

나에게 설레임을 다시 불러 일으켜줄 사람이나 대상, 그 어디에 없나요?
허공에 대고 답답한 마음을 외쳐본다. 하지만 아무런 대답이 없다. 마리나 시설에 정박중인 요트들만이 외로움을 호소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