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란초를 아십니까 - 김포의 길을 묻다(14)
2014년 졸업생수 19명, 전교학급 총수 6반..유치원 1학급..
남들이 들으면 어느 산간벽지 시골학교 모습으로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놀라지 마시라. 김포공항에서 불과 10분거리에 있는 지역에 학생수가 모자라 폐교대상에 거론되는 학교가 있다면 누가 믿을까?
김포시 고촌읍 장곡로에 있는 금란초교가 그 학교다.
김포에는 금란초 말고도 전교생이 수십명에 불과한 학교가 6군데나 있다. 서울과 인접한 지역치고는 특이한 현상이다. 그중에서도 서울과 지근거리에 있는 금란초가 처한 상황은 독특하다. 올해로 57회 졸업생을 배출하고 총 졸업생수가 3천명에 육박하지만 지금은 학교자체가 존폐의 기로에 서서 동문들의 걱정을 더하고 있다.
금란초 위기의 핵심배경은 그린벨트다. 이 일대를 떠받치고 있는 장곡, 풍곡 마을일대가 그린벨트 규제에 묶여 개발이 제한되다보니 활력을 잃고 마을에 젊은이들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거기에다가 천등고개 너머 고촌읍내에 신설학교들이 들어서면서 학생 충원에 어려움이 많다. 그렇다고 그린벨트 규제를 풀어 이 일대를 전면 개발할수도 없는 상황. 공동학구로 전환해 거주지역 거리에 상관없이 학생모집이 가능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상황이 힘겹기는 마찬가지다.
금란초교 주변을 한바퀴 빙돌았다.
김포미술협회에서 진행한 마을미술관 만들기 프로젝트 현수막이 걸려있다.
'신문넣지 마세요. 이사갔어요'
옆에 있는 중국집에 더이상 신문을 넣지말라는 요청이 어느집 대문에 손글씨로 절박하게 붙여져있다. 금란문구점에는 '임대'라는 문구가 내걸려있다. 학생들 대상으로 하는 문구점이 문을 닫았다. 학생들은 어디서 문구용품을 구할까? 하긴 금란초교 학생 대부분은 원거리 지역 통학생이라서 학교옆 문구점을 사용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지 싶다.
마을만들기 프로젝트 일환으로 진행된듯 싶은 마을벽화들이 여기저기서 빙긋웃고 있다. 대부분의 그림들이 아이들의 꿈을 담은 소재들이다. 아마도 금란초교 학생들을 배려한 컨셉인듯 하다. 이 그림들이 아이들을 다시 불러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하지만 여기에 담긴 꿈들이 이 일대에 활력을 불어넣고 마을을 지키는 분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위로해 주리라 기대해보며 발걸음을 옮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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