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당신 노사모야?>

김포대두 정왕룡 2006. 8. 30. 01:07
 

<당신 노사모야?>


지난 금요일 저녁, 풍무동 통장님들과의 저녁식사 자리에 초대되었습니다. 매월 1회씩 열리는 풍무동 통장단 협의회에 참석했다가 식사자리에까지 같이 가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통장님들이 저보다 나이가 훨씬 많으신 분들이다보니 예의에 더욱 더 신경을 써야 되었습니다.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늦게나마 당선 축하드려요. ”

“요즘 매일 시의회에 출근해서 가장 열심히 공부하는 의원들 중의 한분이라고 소문이 자자해요.”

“어이, 정의원,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 보니 바깥에서 보던것과는 많이 다르지?”

“난 당신이 회의있을때마다 노트북 펼쳐놓고 정리했다가 나중에 인터넷에 민원으로 올라오는 것을 보면 짜증이 나...”


여기저기서 저에게 던지는 쓴소리 말씀에 대답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래도 지지했건 안했건 이왕 당선된 사람, 의원에 대한 예우에 신경을 써주시는 모습들이 고맙습니다.


“정의원, 나는 열린우리당이 맘에 안들어. 그 빨갱이당에서 언제 나올거야?”

“어이구 정의원이 노사모 인 것 모르나? 그런 사람한테 탈당하라구?”

“뭐야 노사모야? 그런덴 왜 들어갔어?”


저는 그냥 빙그레 고개를 끄덕이며 웃고만 있는데 나이 지긋하신 통장님들이 ‘노사모’를 주제로 격론을 이어갑니다.


“그래도 정의원은 그리 과격하지 않아요. 얼마나 사람 성실한데요.”

옆에 앉아있던 젊은 통장님이 그래도 감싸줍니다.


“정의원님, 이 어려운 환경에서 열린우리당 지지운동하느라 내가 얼마나 욕먹어가며 고생했는지 알아요?”

아까 저를 감싸주시던 젊은 통장님이 살짝 귓속말을 건넵니다.


이제 저도 정치인이 다 되었나 봅니다.

예전같으면 핏대를 올리며 반박하고 논쟁하고 그랬을텐데 그냥 씩 웃으며 잔을 권하는 수준까지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론탐구는 좌경적으로, 행동은 우경적으로!’

신영복 선생님이 정년퇴임 인터뷰에서 했다던 말씀을 비스무레하게 기억을 떠올려 읇어봅니다. 저에게 ‘빨갱이’ 훈계하시던 분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서시며 어깨를 도닥거리실 때 훈훈함이 전해져 옵니다.


격렬한 이념의 세월이란 터널을 지나온 분들의 고단함이 느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