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여자라는 생각 버려야 해요

김포대두 정왕룡 2006. 11. 13. 00:33
 

-여자라는 생각 버려야 해요-


11월 12일 통진고등학교에서 제2회 김포시 여성축구대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김포시장을 비롯하여 도의원 시의원등 여러사람들이 축하해주러 개회식에 참여하였습니다. 각 읍·면·동 별로 총 8개팀이 참여한 대회에서 제 지역구인 풍무동팀이 우승을 차지하였습니다.


개회식이 끝나고 동료 시의원들 대부분이 다른 행사 참여하러 떠났지만 저만은 더 남아서 자리를 지켰습니다. 10시 반경부터 열릴 예정인 사우동팀과 풍무동팀간의 게임을 지켜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실질적인 결승전이나 다름없는 게임이라 할 정도로 이날 관심이 집중되는 경기였지만 정작 저의 고민은 깊기만 했습니다.


이번 선거부터 기초의원 선거구가 광역화된 탓에 양 지역이 둘 다 저의 지역구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어느 쪽을 응원해야 할지 난감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결국 궁여지책으로 양쪽 지역을 번갈아 가며 응원에 참여하였습니다. 예상대로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벌어졌고 종료직전 풍무동 팀에서 결승골을 집어넣으며 균형이 깨져버렸습니다. 이 골이 들어가는 순간 사우동 지역에서 응원하고 있던 저는 나도 모르게 탄식의 소리가 흘러나왔습니다.

 ‘응원 해당지역에 있을때는 그쪽 정서에 몰입하고자 했던 자기최면’이 제대로 효과를 보긴 보았나 봅니다.


“괜찮아, 괜찮아, 다음 게임에서 잘하면 돼. 자 힘내자구!”

비록 막판 골을 먹었지만 능숙하게 게임을 리드하며 선방했던 사우동 골키퍼 선수가 그라운드를 나오면서 선수들을 위로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시의원님, 내 동생이 그리도 난리치던데 풍무동 발전하긴 하는 거에요? 여기있는 분들 대다수가 의원님 찍었단 말이에요”

우렁찬 목소리로 대표선서를 했던 분이 저에게 다가와 씩씩하게 한마디 합니다. 선거때 외발자전거 이벤트를 하며 온몸으로 저를 도왔던 사람이 바로 그분의 남동생입니다.


“여자라는 생각 버리고 뛰어야 합니다. 모양보다는 승부가 중요합니다. 힘껏 차세요”

게임시작 전 몸을 풀 때 사우동팀 코치께서 작전지시중 주의를 환기시키며 던진 말입니다.


“엄마, 힘내세요. 우리가 있어요”

“여보, 오늘 저녁은 내가 준비할게. 염려말고 뛰어”

응원을 하러나온 듯 아이들과 남편들이 함께 소리치던 일도 기억납니다.


“선수가 없다고 반강제로 떠밀려서 들어왔는데 제대로 할수있을지 매우 걱정되네요.”

지역민원탓에 이젠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낯이 익어버린 사우동 여성통장님이 게임시작전 저에게  건넨 말도 떠오릅니다.


축구라는 격렬한 경기도 이제는 여성생활체육 영역에 자연스럽게 들어오고 있음을 보면서 사회곳곳에서 금녀의 벽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감한 날이었습니다.


오늘 이 순간만은 여성이 주인되는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