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저는 아직 초보운전자인걸요.”

김포대두 정왕룡 2007. 1. 17. 14:04
 


 

‘한울타리’라는 잡지가 있습니다. 김포시청 공무원들이 펴내는 계간지 이름입니다. 2006년 겨울호에 원고를 써달라는 요청이 임종광 실장에게서 왔습니다. 회기중이라서 거듭 사양하다 시간에 쫓겨 글을 써보냈는데 며칠전 책상에 새롭게 발간된 ‘한울타리’ 2006년 겨울호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책자를 뒤적이다가 제가 쓴 글이 눈에 띄어 읽어내려갔습니다. ‘초보 운전자’에 저의 모습을 비유해 쓴 글이라는 기억만 있었는데 막상 읽어 내려가니 느낌이 새로웠습니다. 서둘러 썼던 글이라 제대로 저장도 안했는지 노트북 여기저기를 뒤져봐도 원고가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저의 소중한 기록이라는 생각에 ‘한울타리’에 실려져 있는 글을 이번에는 거꾸로 옮기는 작업을 했습니다. ‘무심결에 쓴 글이 어찌보면 더 진심이 담겨있을 수 있다’는 말이 떠오릅니다. 이 진심을 잃지않고 더욱 더 정진해 보리라 다짐해 봅니다. 다음은 한울타리에 실린 글 원문입니다.


***“저는 아직 초보운전자인걸요.”***


선거출마를 결심하고 5월내내 김포바닥을 뛰어다녔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연말입니다. 어렵게 선거를 치르고 당선증을 교부받은 뒤, 7월부터 의정활동을 시작했지만 아직도 ‘의원’이라는 호칭이 어색하기만 합니다.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여러 분들이 “막상 제도권에 들어가보니 바깥에서 보던 것과는 많이 다르지 않냐”고 물어보십니다. 이러한 질문을 받을때마다 한마디로 잘라서 대답할 수 없는 복합적인 느낌이 밀려와서 잠시 당황하곤 합니다. 그말이 맞을수도 있고 틀릴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도권 바깥에 있을때에 비해 시야가 넓어지고 심층적 판단과 고민이 가능해진 면은 분명 달라진 부분일 것입니다. 그러기에 더욱 발언과 행동이 신중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시청을 향해 지역민원을 집중제기했던 당사자중 하나였다가 이제는 민원을 받는 존재로 위치전환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곤 합니다. 하지만 의원되기 전부터 느꼈던 답답함은 뱃지를 달고 난 후에도 크데 달라진 게 없다고 보는게 솔직한 저의 심정입니다.


소위 ‘관행’이라는 것에 대해 그간 제가 갖고 있던 상식의 기준과 간격이 너무 크게 느껴질 때 밀려오는 곤혹스러움은 주체할 수 없는 답답함을 안겨주곤 합니다. ‘괜히 감당하지도 못할 상황을 초래해서 오히려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것은 아닌가? 오히려 담당공무원 분들을 중간에서 난처하게 만드는 것은 아닌가? 나만 잘났다고 설쳐대는 것은 아닌가?’


의정단상에서 문제제기를 하면서도 마음 한편에선 이와같은 고민이 갈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터널을 막 지나왔을 때 새롭게 마주치는 햇살을 기대하는 기분으로, 관행이라는 터널을 뚫고 나가려는 의지를 맘속으로 다잡아 보곤 합니다.


“저는 아직 초보운전자인걸요. 많이 가르쳐주세요.”

시청안팎에서 혹은 의정현장에서 공무원분들을 만나 뵐 때마다 제가 자주 드리는 인사말입니다. 듣기에 따라서는 립서비스로 받아들여질 수 도 있겠으나 그말에는 저의 진심이 담겨있는게 사실입니다. ‘초보’라는 말에는 ‘미숙함’의 뜻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그러기에 더욱 분발하면서 하루빨리 이 딱지에 담긴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초보’라는 말에는 이를 상쇄시키고도 남을 긍정적 어감도 동시에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패기와 도전정신’일 것입니다. 관행에 물들지 않고 진취적으로 사고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보다 더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는 기대감이 여기에 깔려있다고 봅니다.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사이비 크리스찬’인 저같은 사람이 빛이 되기엔 턱없이 부족한 존재인 것을 알기에 이 말이 주는 중압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짠맛을 내는 ‘소금’이 되려는 노력은 도전해 볼만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소금’이 되려 노력하는 저의 모습이 보기에 따라서는 ‘아마추어리즘’에 빠져있는 어설픈 노력으로 비쳐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또는 매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으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의원’의 역할을 ‘소금’이라는 말처럼 압축적으로 상징하는 단어도 없다고 봅니다.  ‘짠맛을 내기위해 노력하는 시의원’으로 저의 모습이 주변에 비쳐진다면 저는 더없이 만족할 것입니다.


아울러 초선이 짊어지기엔  너무 벅찬 과도한 과제로 씨름하기 보다는 실사구시의 관점으로 반걸음씩 나아가며 조그마한 성취감이라도 소중히 보듬는 겸허함으로 주변을 바라보리라 다짐해 봅니다.


2007년 한해는 김포사회가 새로운 희망창조의 시대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그러한 희망창조 작업에 조그마한 조약돌 하나 얹는 사람이 되길 꿈꾸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