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의 본분, 국회의원의 본분***
지난 1월 5일 한나라당 유정복 국회의원에게 드리는 글을 제 블로그에 올린적이 있습니다. 한나라당 신년회에서 ‘정권이 바뀌어야 나라가 안정’된다고 열변을 토했다는 보도기사를 접한 후 저의 느낌을 써내려간 글이었습니다. ‘의정일기’란에 편지형식을 빌려 써내려간 소감문이었기에 굳이 전달할 필요도 안느껴 그대로 놔두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알았는지 한 지역신문이 1월 9일, 자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정왕룡 시의원 “박근혜 줄선 유정복” 비난 -홈피 글 통해 유 의원 행보 원색적 비틀기>란 제목으로 제 글에 대한 기사를 톱으로 올렸습니다.
평소 틈틈이 써내려간 의정일기에 간간이 김포주민들이 댓글을 달거나 쪽지글을 보내 격려를 해주기도 한적은 있습니다만 제 블로그가 사진과 함께 지역신문에 내용이 실리기는 처음인것 같습니다. 저를 홍보해주었다는 점에선 고맙기 그지 없으나 자극적인 기사제목은 둘째치고 기사밑에 달린 비난댓글의 행렬이 ‘대략난감’이었습니다.
‘시의원이 지역일에나 충실할 것이지 자기본분을 망각하고 감히 지역이 배출한 국회의원을 나무란다’는게 대체적인 요지였습니다. 몇몇 글은 ‘영웅심에 사로잡힌 치기어린 행동’으로 폄하하기도 했습니다. 시의원 당선 전부터 제가 글을 올릴라치면 비난의 글에 폭격당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겠지’ 했는데 ‘겸손의 미덕’이란 분이 올린 글은 신경이 쓰였습니다. 정중하게 자신의 소신을 장문의 분량으로 올리셨기 때문입니다. 내용이야 한나라당 시각에 충실한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말입니다. 답변을 드리는게 예의다 싶어 글을 작성했습니다. 다음은 ‘겸손의 미덕’이라는 분에게 올린 답글입니다.
<겸손의 미덕님께 정왕룡이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겸손의 미덕님(이하 겸손님으로 부르겠습니다.)
김포시의원 정왕룡 입니다. 저에게 이렇게 장문의 가르침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시의원 되기전부터 저는 정치현안이나 지역문제에 대해 글을 쓸때마다 많은 분들로부터 비판과 비난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겸손님처럼 정중한 어조로 성의를 기울여 쓴 글을 대하기는 드문 일이었던 지라 님의 글을 읽으면서 저를 다시 겸허하게 되돌아보았습니다.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이번 글의 성격입니다.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틈틈이 ‘풀뿌리 일기’라는 형식으로 저의 블로그에 ‘의정일기’를 올리고 있습니다. 기사화 된 이번 글도 비록 유정복 의원에게 드리는 편지글의 형식이었습니다만 실제로는 저의 생각을 일기식으로 표현한 글에 불과합니다. 그것을 어찌 알았는지 미래신문 황기자께서 기사화시켜버리면서 이 문제가 확대된 듯 합니다. 어떤분은 치기어린 과시욕으로 시의원의 본분을 이탈한 계산된 행동이라고 비판합니다만 만일 그럴 생각이었다면 언론에 투고하거나 신문사 게시판에라도 제가 글을 올렸겠죠.
그렇다고 해서 제 글의 내용과 무게에 대해 회피하거나 수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저는 제가 주장한 내용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저를 비판하는 분들과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고 싶습니다. 제가 ‘겸손’님의 글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님과 저 사이에 당분간 극복하기에 힘든 ‘인식의 차이’가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생각의 차이가 인간사회에서 자연스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소통의 기회가 중요한 것이고 의사표현의 자유가 헌법에 국민기본권으로 보장되어 있을 것입니다.
몇몇 주민분들이 저에게 ‘시의원의 본분’을 지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마도 중앙정치에 관심을 쏟기보다는 지역일을 제대로 챙기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졌습니다. 이러한 비판은 제가 시의원으로서 그간 자기역할 수행에 결정적 결함이 있었다는 전제조건이 있어야 할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제가 어떤 일을 잘못했는지 지적해 주신다면 달게 받겠습니다. 혹여 이 말을 제가 모든 일을 잘하고 있다는 오만함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지실까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의정활동에 저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자부심만은 굳건히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당당하게 저의 활동을 ‘의정일기’식으로 100회 넘게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시의원이면서 정당인입니다. 그러면서 제가 속한 당의 전국 대의원이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민주주의의 꽃은 정당정치입니다. 대통령까지 안주거리로 흔하게 씹히는 세상에서 상대당 국회의원을 근거를 가지고 비판하는게 왜 문제가 되는지 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제 비판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면 님처럼 자기 근거를 가지고 역비판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대해 저역시 다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것입니다. ‘비판의 성역’이 존재하는 한 민주주의는 종말이라는 것은 누구나 공감할 것입니다. 그런데 왜 김포사회에서 유정복 국회의원을 정왕룡 시의원이 비판하면 안되는 것인지 저는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백번 양보하여 시의원이 중앙정치에 신경쓰지 말라고 한다면 거꾸로 국회의원은 지역에서 중앙에 파견한 일꾼이기에 지역일에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성립됩니다. 더구나 시의원이나 시장공천에 간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말도 됩니다. 시의원이 국회의원에게 예의를 갖춰야 한다면 마찬가지로 국회의원도 대통령에게 최소한의 예의를 갖춰야 합니다. 대통령 당선직후부터 재검표 소동을 비롯하여 임기내내 인간적 모욕까지 서슴치 않았던 사람들이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었습니다. 흔히들 내가하면 로맨스고 남이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바로 이 경우가 아닌가 합니다.
제가 유정복 의원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일관성 있는 의정철학’의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입니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 정책으로 승부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입니다. 지난 대선직전 민주당 탈당, 한나라당 입당, 그리고 대표비서실장 하면서 초기의 개혁적 행보와는 달리 박근혜씨 비서실장 하면서 점점 보수화 되어가는 행보에 대해 어떤 자기철학이 있는지 알고 싶다는 것입니다.
몇몇분들이 저에게 ‘동료 시의원들의 일상사를 인용하여 비판을 일삼는다’ ‘당소속이 다르다고 동료 의원들을 글을 이용해 힐난한다’고 지적하셨습니다. 겸손님도 이런 생각에 동의하시나요? 혹시 겸손님. 유정복 의원이 2004년 12월 9일 이철우 동료의원에 대해 ‘간첩’의혹을 제기하며 언론앞에나와 기자회견까지 한 사실을 아시나요? 겸손님은 당내 행사에서 한 발언을 가지고 왜 문제삼냐고 말씀하십니다. 혹시 지난 1월 8일 수백명의 김포인사들이 모인 김포상공회의소 신년회에서 ‘2007년 대선에서 희망을 일구어내자’고 유정복 의원이 발언한 사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에게 시의원의 본분을 요구하시는 분들, 백번 양보하여 그 말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똑같은 기준이 유정복 의원에게 적용되어 국회의원의 본분을 지켜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답해주십시오. 동료의원들을 딛고 올라서려 한다고 나무라시는 분들, 동료 국회의원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간첩의혹을 제기하며 인격을 짓밟은 행동에 대해 의견을 말씀해주십시오. 지역에서 배출한 어르신에 대한 예우를 강조하시는 분들, 국민이 뽑은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마저 거부한채 ‘나쁜대통령 ’운운하는 박근혜씨를 모시는 분에 대한 의견을 말씀해 주십시오. 이외에도 발언하고 싶은 내용이 많습니다만 이정도에서 그치고자 합니다.
박근혜씨를 능력있고 콘텐츠가 있는 인물로 평가하셨습니다만 만에하나 그분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되어 TV토론회에 한번이라도 나오는 순간 YS 못지않은 콘텐츠의 빈곤함을 직접 확인하게 되실 것이기에 그 문제까지 거론하지는 않겠습니다.
겸손님.
저는 유정복 의원이 해바라기성 정치인이 아닌 진정 성공한 정치인이 되길 원합니다. 그러기에 저같은 사람의 쓴소리에도 귀를 기울이는 대범함과 포용력을 기대합니다. 저역시 님께서 비판의 채찍을 드신다면 언제든 겸허하게 귀를 기울일 자세가 되어있다는 점도 함께 말씀 드립니다.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여기에서 이만 줄입니다.
건승하시고 좋은 하루 되십시오. 정해년 1월 11일 정왕룡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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