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사무과장님의 명퇴전화 ***
“정의원님, 저 내일모레 명예퇴직합니다.”
오늘 오후에 장일남 사무과장님에게서 걸려온 전화에 순간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아니, 명퇴라니요? 갑자기 이게 무슨 소립니까?”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주기 위해 내린 결심입니다. 12월 초에 개인적으로 결심을 굳혔는데 오늘 시장님의 최종결재가 나서 홀가분한 마음으로 전화를 드리는 겁니다.”
전화를 끊은뒤 , 정년을 2년 남겨둔 시점에서 34년 동안의 공직생활을 마감하는 심정이 어떨까 잠시 상상해 보았습니다. 공직생활을 좀 더 하고싶은 개인적 의욕이야 왜 없었겠습니까마는 여러 가지 여건과 분위기상 명예로운 은퇴가 아름답다고 판단하신 듯 했습니다.
“정의원님, 전에도 말씀 드렸습니다만 의원이 되신 이상 출신지에 상관없이 정의원님은 영원한 김포인이 되신 것입니다. 제가 어떤 일을 하건간에 정의원님과 저와 맺은 영원한 김포인으로서의 인연은 소중히 하셔야 합니다.”
전화말미에 하신 말씀이 지금도 귀에 쟁쟁합니다.
“의회 사무과의 직책이 한직(閑職)으로 비쳐지는 상황에 의원님들도 책임을 느끼셔야 합니다. 의원님들을 뒷받침하는 진짜 중요한 자리들인데 이런 이미지가 더 이상 지속된다면 의원님들이나 사무과 직원들이나 모두 불행한 일일 것입니다.”
7월에 의회 개원이래 좀 더 새롭게 열려진 터전에서 개인의 의욕을 불태우고 싶던 바램을 이야기하며 사석에서 여러번 저에게 하셨던 말씀도 떠오릅니다. 몇 번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개인적 술자리를 한번도 가져보지 못했던 저의 모습이 죄송할 따름입니다.
의원 취임이후 시집행부와 긴장관계를 연출할때마다 항상 신경을 곤두세우며 중간에서 중재자 역할을 하기위해 애쓰셨던 모습에 별 힘이 되어드리지 못하고 오히려 대립구도를 더 세운듯한 저의 모습이 생각나며 미안한 마음이 스쳐갑니다.
‘의회 사무과 직원의 실질적 임명권자가 시장인 현행 제도하에선 의회의 독립과 전문성 강화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함’에 대해 과장님도 공감을 표시했지만 과장님이나 저나 현실적으로 달리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30년 넘는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시는 과장님의 앞날에 많은 축복과 행운이 함께 하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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