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형....
지난주말에 김포 열린우리당 식구들과 마니산에 오른지가 벌써 일주일이 되었네요.
5.31 선거 끝난 후 세 번째 가진 지역모임이던가요? 15명 정도의 조촐한 인원이 대형버스에 올라 타 강화도로 출발할 때 빈자리의 허전함으로 서로들 마음이 그리 밝지는 못했죠.
날씨는 왜 그리 춥던지....
많이 와보지는 않았지만 강화도 마니산은 그리 험하지도, 그렇다고 단순하지도 않은, 그러면서도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히 맞이해주는 산이라 참 좋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는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오고갈 때 버스안에서 형과 옆에 앉아 돌아가는 정국상황에 대해 유익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J형.
“김포라는 척박한 곳에서 ‘열린우리당 당원’이라는 것 자체가 대단한 진보적 선택이라고 봐야한다”고 언젠가 제가 말씀 드렸던 것 기억나나요? 영남지방에 비한다면야 달리 할말이 없지만서두요. 그런 열린우리당 식구들이 이날은 일부러 무거운 정치이야기는 피한 채 그냥 가벼운 일상사를 나누며 산을 오를 때 다들 마음이 가볍지만은 않았을거라 생각해봅니다.
돌아가는 시국에 대해 맘 터놓고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상황에서 그간 J형과 만날때는 그래도 마음에 위안이 많이 되었던게 사실입니다. 재작년이었던가요? 김포지역 열린우리당 창당준비모임에서 처음 만난 이후로 지역사회 정당구조 문제점에 대해 서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죠? 당내 여러 답답한 상황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하다가도 ‘그래도 열린 우리당 식구인데.....’라는 말 한마디로 당 내부상황을 이해하자고 서로 다독이며 여러 어려움을 헤쳐나갔던 일이 떠오릅니다.
그런데 이제 우리에겐 넘어야 할 또하나의 고비가 점점 다가오는 군요. 이 고비를 함께 넘어야 할지 아님 따로 넘었다가 그보다 더 높은 봉우리를 넘을땐 다시만나 같이 오르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김포 열린우리당 식구들과 알게 모르게 정들었던 기억은 두고 두고 내마음의 자산으로 남을 것입니다.
강화 마니산 중턱에서 휴식을 취하며 내려다 본 서해바다의 모습은 산 이상으로 넉넉하더군요. 서해라는 어머니가 없었다면 강화도와 마니산이라는 자식이 태어나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J형.
마니산 중턱에서부터 새롭게 놓여진 목재계단을 딛고 올라가며 주위 많은 사람들이 “원래 의 길 그대로 놔두지 왜 계단을 설치해서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던 광경 기억나나요? 마음만 굴뚝같지 산을 자주 찾지 못한 저도 가끔 여기저기 산을 찾아가면 비슷한 광경을 많이 봅니다. 그냥 놔눠도 올라갈 수 있는 곳에 계단이 설치되어 있으면 한결같이 사람들이 혀를 끌끌차면서 오히려 힘든 길을 돌아가는 모습이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산에는 산에 맞는 자연적 리듬이 있다는 것, 능선따라 구비치는 자연의 숨결과 함께할수 있는 공간을 차단시켜 버리는 인공계단은 오히려 장애물이 된다는 것’ 이것이 그날 제가 새롭게 느낀 생각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당의 현실이 떠오르더군요.
능선을 타고 정상을 올라가는 우리의 여정이 백년정당을 꿈꾸었던 대장정과 같은 것이었다면 저 인공목재 계단은 우리에게 어떤 존재의미일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좀 더 편하자고 만들어놓은 인공구조물이 사람들의 호흡을 교란시켜 버리면서 등반장애물이 되어버린 듯한 현실이 지금 우리당의 현실을 상징하는 것 같다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숨이 가쁘고 지치더라도, 정상이 안보이더라도 지나치는 돌부리, 나무들, 스치는 바람들과 끊임없이 교감을 나누며 오르다 보면 서해바다라는 넉넉한 자연의 품을 한눈에 안겨다 주는데 조금 더 편하자고 계단을 설치한 행동이, 기간당원제를 무력화 시키고 당의 골격을 흔드는 것도 모자라 당을 깨버리는 흐름을 반영하는 것 같아서 말입니다.
“끝장을 봐야죠. 그래도 한국인인데....”
산 정상 문턱에 다다랐을 때 녹지않은 눈이 만들어 놓은 빙판길에서 일부 당원분들이 돌아내려 갈때 그래도 몇몇 당원들이 정상을 향해 위로 오르며 하던 말이 기억납니다.
마니산 정상엔 매서운 칼바람에도 불구하고 참 사람들이 많았었죠? 그분들 중 상당수는 계단이 아직 설치되지 않은 함허동천 방향으로 내려가더군요. 길이 험하더라도 일부러 등산의 운치를 더해주는 길을 택하는 사람들의 심정이 이해되었습니다.
J형.
내일 저는 영등포 중앙당사 당원대회에 갑니다.
지역에 파묻혀 사는 사람인지라 3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임에도 그간 한번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내일은 만사 제쳐놓고 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 한사람의 참여가 뭐그리 큰 의미가 있겠습니까마는 그래도 이 순간에는 자리를 함께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J형.
조만간에 J형과 향후 진로에 대해서 좀 더 직설적이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눠야 할때가 올지 모르겠습니다. J형과 같이 민주세력의 분열을 안타까워하는 분들에게 저의 행동이 부담을 주는게 싫습니다만 그래도 서로간에 공감하는 부분과 달리하는 부분에 대해선 한번쯤은 허심탄회한 이야기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합니다. 그래도 J형처럼 열정을 가지고 지역을 고민하는 분들이 제곁에 있다는 게 저에겐 커다란 행운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의 넋두리가 또 길어졌네요.
좋은 주말 되시고요...
오늘 이만 물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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