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뉴라이트? 올드라이트!

김포대두 정왕룡 2006. 12. 3. 02:26
 

이00 목사님께.

안녕하세요. 목사님. 시의원 정왕룡입니다.

지역신문 기사에서 목사님 이름과 사진을 보고 반가워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씁쓸함이 밀려와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역 교회를 시무하시면서도 각종사회단체 활동 및 강의에 바쁘신 목사님을 얼마전에 처음 뵈었을 때 저는 죄송스럽기만 했습니다.


명색이 선거에 나선 후보가 그래도 지역에서 가장 큰 교회중의 하나인 목사님을 선거기간 중 한번도 뵙지 못한 점이 결례를 범한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래서인지 목사님은 다른 의원의 이름과 혼동하면서 처음엔 저를 알아보지 못하시기도 하셨죠. 물론 선거기간중 제가 몇 번 찾아뵙긴 했지만 목사님이 너무 바쁘셔서 만남이 불발된 저간의 사정이 있긴 했지만서두요.


목사님을 우연한 계기로 그때 처음 뵈었을 때 저는 목사님이 쏟아놓으시는 발언을 대하면서 뜨거운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목사님처럼 그렇게 말씀하실 능력도 대단하지만 저같이 그러한 말씀을 제대로 알아들으면서 경청할 능력도 능력이긴 하죠?”

제가 대화말미에 자리를 나오면서 웃음과 함께 드렸던 말씀 기억나시는지요.


현 참여정부가 필요이상으로 과도하게 난타당하는 데에 대한 안타까움, 조중동의 문제점, 당시 개성공단을 방문했던 김근태씨의 춤파문등이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해  제대로 맥을 짚으시면서 설명을 해나가시는 모습은 정말 지금 생각해도 압권이셨습니다.


더구나 말미에 뉴라이트 운동에 대해 씁쓸함을 말씀하시며 ‘지역 준비모임 한다길래 다녀왔는데 다 그 인물이 그 인물이더라. 괜히 다녀왔다. 그 모임에 참가하지 않을 생각이다’라고 말씀하실때는 지역에서 대중성과 식견을 겸비하신 올곧은 성직자를 뵈었다는 생각에 잔잔한 감동까지 일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 오늘 지역신문을 보니 이게 웬일입니까.

어제 김포에서 열린 뉴라이트 창립식 참여자 명단에 목사님 이름이 교회이름과 함께 버젓이 올라있는 것도 모자라 연단중앙에 서서 손을 들어 환호하는 사진모습까지 대하면서 참담함이 밀려왔습니다.


제가 정치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가장 경계하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기 보다 상대방이 듣기좋은 말을 캣취해서 마치 자기 생각처럼 시의적절하게 구사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 사람들입니다. 저는 지금 이순간 그러한 부류의 사람들 명단에 목사님 존함을 올려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제가 그날 목사님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 ‘한기총’ 사람들을 비롯한 소위 이땅의  성직자라고 일컫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그릇된 길을 가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하니 목사님 역시 함께 개탄을 하셨죠. 그런데 그날 나눈 대화들이 결국엔 흔히들 말하는 정치적 대화에 불과한 것이었습니까?  그날 상임대표로 뽑혔다는 순복음 교회 장로라는 분이나 대표단 이름에 명단을 올린 00교회 동료목사님과 함께 연단에 서시니 성령충만하시던가요?

저는 뉴라이트부류의 운동이나 ‘애국, 민족’등의 단어를 외치며 시청앞 광장에 나서는 성직사분들에게 진정 묻고싶은 말이 하나가 있습니다.


진정 이땅이 독재에 신음할 때 주님의 백성들이 고난받을 때 ‘거기 너 있었는가. 그때에’라고 말입니다. 물론 김진홍 목사같은 분들은 이러한 질문에 답할 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대다수 성직자들은 ‘순수신앙’이라는 이름으로 교회안에 틀어박혀 있거나 독재정권의 안녕을 기원하는 조찬기도회에 나가 ‘아멘’을 외쳤던 행동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요.


목사님.

저는 ‘뉴라이트’ 자체를 반대하는게 아닙니다.

저는 정말로 뉴라이트가 본래취지에 충실한다면 진짜 이땅에서 필요한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는 좌우 양날개로 난다는 말이 있듯이 진정 우리 사회가 발전하려면 합리적 틀 아래 오른쪽이나 왼쪽이나 혹은 중간이 함께 공존하며 상호비판과 존중문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목사님.

그날 그 자리에 서보시니 무늬만 ‘뉴라이트’였지 내용물은 ‘올드라이트’라는 생각이 안들던가요? 아니 좀 더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지역의 그렇고 그런 사람들의 줄서기가 시작되었고 목사님도 그 대열에 동참한 인물이 되셨다는 생각이 안들던가요?


그 자리엔 지역국회의원 및 시장, 그리고 일부 시의원들까지 함께 참석하였죠.

저역시 처음엔 초청장을 받고 그 자리에 한번 가볼까 하는 생각도 하였습니다.

도대체 어떤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런 자리에 참석하였는가 궁금해서였습니다. 또한 우리 사회에 여전히 부족한 합리적 의견나눔의 장에 대한 희망의 끈을 보고 싶어서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안가길 잘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정치단체가 아니다’라는 김포대표의 인사말과 배치되는 ‘우파에 의한 정권교체’운운하며 열변을 토했다는 경기도 대표의 발언은 ‘일제 식민지 시대가 근대화기’였다고 강변하는 것만큼이나 궤변으로 느껴지는데 목사님 견해는 어떠신지요.


목사님.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더 이상 긴글은 실례가 될것같아 이만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그날 창립식때에 비쳐진 모습 하나만 가지고  이렇게 장문의 글을 쓰고 있는게 저의 오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안그래도 바쁘신 목사님에게 괜한 결례를 범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고요. 하지만 저의 글에 담긴 안타까움과 진정성에 대해 목사님께서 충분히 헤아려 주실거라고 믿기에 감히 이렇게 외람되게 글을 올립니다.


제가 쓴 글이 오버라고 판단하신다면 뉴라이트가 추구하는게 무엇인지 저에게 고견을 들려주십시오. 항상 하시는 일에 주님의 축복이 함께 하길 기도하며 이만 줄입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김포시의원 정왕룡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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