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표정 좀 풀어요***
24일 2차 본회의에서 ‘김포공항 국제선 증편반대’ 건으로 결의문을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이 결의문이 나오기까지 발표주체를 놓고 약간의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결국엔 이 내용을 제안한 제가 발표담당자로 결정되었지만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간 지역주민들이 수많은 민원제기를 했던 내용에 대해 시청에 앞서서 김포시의회가 최초로 공식적인 의견을 표명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자못 큰지라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주에 제가 직접 써놓았던 결의문 초안을 사무과 직원들이 부드럽게 다듬었습니다. 시의원이 되고 난 후에 제가 발의하고 직접 발표문 초안도 쓰고 김포시민 앞에서 그 내용을 읽어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하기도 하였습니다.
“시 집행부가 껄끄러운 입장 때문에 나서지 못하는 부분을 의회가 담당해주니 고맙습니다.”
본회의 시작전에 집행부 국장님 한분이 오셔서 악수를 건네며 던지시는 말씀이었습니다.
드디어 본회의가 시작되고 맨 앞순서에 단상에 나가 성명서를 읽어내려 갔습니다.
머리를 숙인채 글만 읽는 방식은 웬지 어색해 보여 두 줄 정도를 한꺼번에 머릿속에 입력해놓고 좌중을 훑어보며 발언을 했습니다. 몇몇 기자분이 카메라를 들이댔습니다.
그런데 김포뉴스 강국장이 갸우뚱거리며 계속해서 카메라를 들이대는 것이었습니다.
이쪽 저쪽 자리를 번갈아가며 셔터를 눌러대는 데 성명서를 읽어내려 가면서도 ‘아마도 내 모습이 멋있어서 여러장면을 담아두려나 보다’ 는 순진한 생각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드디어 낭독이 다 끝나고 내려오는 데 방청석에서 박수소리가 나옵니다. 소리나는 곳을 바라보았더니 방청하러 온 지역주민 몇몇분이 활짝 웃고 계십니다.
‘어? 본회의장에서 박수치면은 퇴장감인데?’
염려는 되었지만 순간 좌중을 살펴보니 그냥 묻어가자는 분위기라 안심이 됩니다.
그런데 발언대 옆자리에서 듣고 계시던 부시장님도 빙그레 웃으시며 조용히 박수를 치시는 모습이 순간포착으로 눈에 들어왔습니다.
“정의원, 아까 나도 박수 친 것 아세요?”
본회의장을 빠져 나오는데 부시장께서 악수를 건네며 한마디 던지십니다.
“다 좋았는데 제발 웃으면서 글 좀 읽어요. 단상에 서기만 하면 왜 이리 표정이 굳어지는 거요? 비장감이 너무 넘쳐요. 사진을 무려 20장 정도 찍었는데 그나마 건진 사진이 그거에요.”
나중에 인터넷판에 올린 기사 사진이 좀 어색하기에 김포뉴스 강국장님에게 물어보았더니 돌아온 대답이었습니다.
잠잘때도 ‘웃으며 잔다’고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할 정도로 항상 웃는 표정이 트레이드 마크인 나인데 유달리 마이크를 잡거나 회의석상에서 발언을 하게되면 톤이 높아집니다. 덩달아 얼굴도 뻘개지고 침이 튀길때도 있고 발언이 끝날땐 열기를 가라 앉히느라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도 합니다.
“집회때 결의문 읽는 느낌을 주던가요?”
“그정도까진 아닌데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느끼게 해주는 서비스 정신도 필요한 것 같아요”
강국장님의 조언이 두고 두고 여운을 남깁니다.
‘아직도 나에겐 80년대의 흔적이 거칠게 남아있는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격정적인 모습도 좋지만 이제는 그것을 넘어서서 좀더 넉넉하고 편안하게 두루두루 주변을 아우를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가꾸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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