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시장님 차를 바꾸시겠다고요?

김포대두 정왕룡 2006. 12. 6. 06:42
 

***시장님 차를 바꾸시겠다고요?***


“시장님 전용차량 구입비 7천만원이 올라와 있는데 교체할 시점이 되긴 된 것입니까?”

새해 예산안을 다루는 5일 예결특위 자리에서 피광성 의원이 회계과 보고순서에 해당과장에게 첫 질문을 던졌습니다.


“12만 킬로가 넘은데다 잦은 고장이 나서 시장님 업무수행에 불편이 많습니다. 그래서 내년 8월 경에 교체할 예정으로 예산을 올린 것입니다.”

회계과장의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피의원의 질의가 끝나자 이번엔 제가 나섰습니다.

먼저 노트북에 프로젝터를 연결하여 미리 오마이뉴스에서 검색해 놓은 기사 화면을 열었습니다.  참여연대 안진걸 기자가 쓴 ‘고급공무원들의 관용차량 바꾸기 경쟁’에 대한 연재기사를 인용하며 질의를 이어나갔습니다.


“과장님, 김태호 경남지사가 7천만원 상당의 전용차를 구입하려다 여론의 반발에 밀려 취소하고 사과까지 한 일 아십니까?  방금전 경기도에 약 15개 기초단체장이 체어맨급으로 바꾼 사실을 언급하시며 김포만 튀는게 아니라는 어조로 말씀하셨는데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시장님이 거기에 맞출 필요가 있는 건가요?

여기 기사를 보면 네덜란드 대법원장은 자전거 타고 출근한다고 나와있는데 거기까지는 안바라더라도 시장님이 경차타고 다니면 안되라는 법 있습니까? 더구나 현재 시장님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계신 김포경제 살리기 운동에 역행하는 처사 아닌가요?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할까요?......... ”


기관총처럼 쏟아놓는 질문에 회계과장의  답변이 오갔지만 그 내용이 궁색해 보이는 것은 어쩔수 없었습니다.


“한가지만 더 물어보겠습니다. 이 사안이 기안된것은 시장님의 의지가 반영된 것입니까?”


“시장님은 이 사안을 모르고 계십니다.”


이 답변에 이영우 의원이 질의를 신청하였습니다.


“의회에 시집행부의 예산안이 올라오는 것은 시장님의 결재사인이 나야 가능한 것입니다. 지금 시장님은 이것을 모르셨다고 하는데 워낙 사안이 이것저것 많아 설사 확인못했다 하더라도 최종 결재권자는 시장본인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시장님이 몰랐다는 말로 본질을 비켜가서는 안될 것입니다.”

“...........”


사회를 진행하던 조윤숙 위원장이 쐐기를 박는 정리멘트를 날렸습니다.

“시장님은 이 상황에서 김포시민의 마음을 어지럽힐 무모한 결정을 밀어붙이지 않으시리라 확신하며 시집행부도 현명하게 보좌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질의 답변을 마치고 특위장을 빠져나가는 회계과장님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어있었습니다.


근래에 동사무소 신축문제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친밀도를 높였던 분이었는데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질의시작전 쉬는 시간에 노트북을 두드리고 있는 저에게 다가와 “도대체 무슨 질문을 할려고 쉬는 시간에도 작업을 하느냐”며 궁금해 하던 분이었습니다.


“아이구 , 과장님.... 그냥 이것저것 뒤적이고 있는 중이에요.”라고 능청까지 떨다 질의시작과 동시에 정색을 하고 목소리를 높혔으니 저도 정치꾼이 되어가긴 되어가나 봅니다.


시장 비서실장에게서 저녁에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정의원님, 모니터를 통해 아까 질의하던 장면을 생방송으로 다 보았습니다. 시장님께선 이 사실을 듣고 의원님의 질의취지에 적극 동감한다 하셨고 실무과장에게 시정을 지시하셨습니다. 어차피 의원님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시장님의 진의를 아셨으면 합니다.”


결론은 ‘이 사안이 더 이상 확대되길 원치 않는다는 시장의 뜻’을 전달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자전거 타는 시장, 경차타고 업무를 수행하는 고위 공무원들’의 모습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는 어색한가 봅니다.


시장 당선되자 마자 너도나도 앞다투어 전용차부터 바꾸는 여러 단체장들의 태도에 씁쓸함이 밀려옵니다. 그나마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다시 중심을 잡은 강시장의 결단에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