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제 모습도 그랬어요?”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았어요.”
지난 26일 고촌 수기중 개교문제로 교육청에서 열린 3차 주민간담회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김포뉴스 강국장에게 질문을 던졌더니 냉정한 대답이 돌아옵니다. 교육청에서 1차 간담회,시의회 의장실에서 2차 간담회, 다시 26일의 3차 간담회에 이르기까지 교육청과 주민간의 대화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당초 약속대로 2008년 3월 중학교 개교를 요구하는 주민들의 주장에, 현실적 어려움을 내세우며 2009년 개교 불가피론을 일관되게 밝히고 있는 교육당국의 입장은 입주예정자들을 더욱 더 자극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급기야는 지난 3차 간담회때 주민들의 감정이 폭발하고 말았습니다. 3차 간담회에 이르기까지 진전된 어떤 해법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교육당국에 대해 대표로 참석한 주민들뿐만 아니라 방청하고 있던 분들까지 격앙된 목소리를 토해놓은 것입니다.
“여기에 앉아있는 어떤 분들도 학부형의 입장에서 아이들의 교육문제를 생각하고 계신분이 한분도 없는 것 같다”는 여성주민의 발언은 저의 얼굴을 뜨겁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벌써 5년여의 세월을 넘긴 예전일이 떠올랐습니다.
‘역사는 반복되는 것일까?’
간담회가 열리고 있는 바로 이 현장에서 주민들이 앉아있는 저 자리에 제가 앉아 물컵까지 엎질러질 정도로 목소리를 높이며 교육청 당국자들을 향해 쓴소리를 내던졌던 일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입주예정인 아파트 인근에 들어설 초등학교가 교육청과 행정당국의 잘못으로 무한정 개교가 늦어지면서 얼떨결에 ‘초등학교 설립대책 위원장’을 맡아 김포바닥을 뛰어다녔던 일들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때는 교육, 행정 당국자들을 질타하는 주민의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거꾸로 주민의 이해를 대변해야 하는 시의원의 위치에 서니 당혹스럽기 짝이 없었습니다. 더구나 교육과 행정이 이원화 되어있는 상황에서 기초의원으로서 할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라 주민들의 요구를 담아내기에 한계가 뚜렷한 처지를 곱씹어 보면 자괴감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씁쓸함을 안고 교육청 문을 나서면서 대책위원장 시절의 제모습이 떠올라 언론인의 입장에서 당시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는 강국장에게 물어보았더니 ‘지금 주민보다 강도가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았다’는 대답에 묘한 감정이 교차합니다.
3.1절이었던 어제는 고촌현대 주민들 2백여명이 교육청앞에서 규탄시위를 전개하였습니다. 다음 내용은 주민들앞에 나아가 인사말을 겸해서 드렸던 말씀내용입니다. 하루빨리 이 문제가 해결되어 고촌현대 입주예정자 주민들의 얼굴에 햇살이 비쳐지길 바랍니다.
<오늘 이 자리에 막상 서게되니 제가 과연 여러분들의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반문하게 됩니다. 수년전에 주민여러분들께서 앉아계신 이 자리에서 초등학교 주민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저 역시 똑같은 목소리를 외쳤던 당사자였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주민들의 바램은 한결같은데 행정서비스는 그 요구사항을 적절하게 담아내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간 이 문제를 접해오면서 나름대로 해결방안을 찾으려 노력하였지만 기초의원이 할수 있는 역할에 제도적 한계를 절감할 때 마다 찾아오는 자괴감을 곱씹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난 26일 교육청 간담회때 ‘학부형의 입장에서 진지하게 이 문제를 생각해보는 공직자의 모습을 한사람도 접할수 없다’는 질타를 한 주민에게 들으면서 낯 뜨거워 혼났습니다.
오늘이 3.1절입니다.
기미년 만세운동의 의미를 가족과 함께 되새겨 보면서 단란한 시간을 가져야 할 이 날에 차가운 콘크리트 바닥에 여러분을 앉아있게 만든 원인제공자의 한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으니 부끄럽기 짝이 없습니다.
아까 유정복 의원을 가까이서 보좌하시는 분을 만나 국회의원께서 이 문제에 적극개입해 달라고 부탁드렸고 긍정적 답변을 들었습니다.
제가 할수있는 일은 여러분 옆에 서서 이렇게 현장을 지키는 일이 전부입니다. 정치인들이 그 어느 집단보다 불신을 받는 상황에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식의 거창한 말을 남발하지는 않겠습니다. 여러분들과 아픔을 함께 하며 항상 현장을 지키는 것에서부터 다시 출발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며 이만 물러갑니다. 여러분 힘내십시오, 항상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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