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및 논평

마지막 수업시간, 속으로 울다.

김포대두 정왕룡 2007. 8. 21. 07:35
 

*마지막 수업시간, 속으로 울다.*


지난 8월 18일 토요일에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우리당 해산을 결의하는 전당대회가 열렸습니다. 시작시간인 2시에 거의 맞춰 도착했는데 입구 주변 풍경이 비장한 분위기였습니다. ‘당 사수’를 외치는 당원들이 곳곳에서 어깨띠를 두르고 열린우리당을 지키자고 피를 토하듯 외치고 있었습니다.


‘원래 저 자리엔 나도 있어야 했는데.....’

당을 지키자는 당원들이 모여서 집회를 하는 곳을 보면서 착잡한 심정을 가눌 수 없었습니다. 그중 몇몇 낯이 익은 분들을 보며 인사를 나누었지만 어색한 기분은 어쩔수 없었습니다.


“우리 당원들은 열심히 당을 지키자고 했건만 윗대가리들이 개혁당에 이어 열린우리당마저 해산시켜버리려 하니 답답해 미치겠구먼. 도대체 우리 당원들이 무엇을 잘못했지?”

옆자리에 있던 한 여성당원의 푸념이 귓가를 때렸습니다.


대회장안의 분위기 역시 어수선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과연 뭐가 정답일까? 반대해야 하나? 찬성해야 하나? 아니 이 자리에 앉아있어도 되는건가?’

머릿속이 지끈거려오는데 얼마 안있어 대선후보들의 연설이 시작되었습니다.


김원웅 의원, 김혁규 의원, 신기남 의원, 유시민 의원, 이해찬 의원, 한명숙 의원........

어느 한분 대통령감으로 부족함이 없는 분들로 보였습니다.

 ‘저렇게 인재가 많건만 왜 우리당이 이 지경까지 이르렀을까?’

그분들의 연설을 들으면서 밀려오는 생각이었습니다.


특히 신기남 의원의 차분하고 절제된 목소리속에 느껴지는 떨림현상은 코끝을 시큰거리게 만들었습니다. 창당 주역으로서 이 지경까지 이르게 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연설말미에 ‘열린우리당 만세’를 외칠때는  알퐁소 도데의 ‘마지막 수업’의 분위기가 떠올라 코끝이 시큰거렸습니다. 그래도 이 순간만은 열린우리당 사수쪽에 의견을 실어주자고 다짐하였는데 당사수를 외치는 분들속에 섞여있던 어깨건장한 사람들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어 결국 찬성쪽에 의견을 표하고 말았습니다.


아무리 절박하더라도 함께 해야 할 사람이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선거때마다 얼굴을 들이미는 개념없는 사람, ‘허경영과 그 무리들’을 목격하면서 일순간 얼굴이 찡그려졌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당신들이 올 자리가 아니야’

목청껏 고함을 쳐보고 싶었지만 맘속으로 그 소리를 삭였습니다.


그리고 당해산이 가결되는 순간, 착잡한 마음으로 그 자리를 빠져나와 유시민 대번개 현장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다시 어깨가 무거워짐을 느꼈습니다.

개혁당, 열린우리당에 이어 아직도 어색하기만한 ‘대통합 민주신당’이라는 이름에 적응하기 위해 또 얼마만한 시간이 필요할런지......................


‘기념으로 보관해야지’

열린우리당 대의원증을 챙겨넣는 다른 당원을 보면서 나 역시 대의원증을 챙겼습니다.

오늘의 이 결정이 훗날 역사속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 두고볼 일이지만 12월을 향해 거침없이 뛰어야 겠다는 다짐을 다시한번 해보았습니다. 당사수를 외치던 분들의 피맺힌 절규가 지금도 귀에 들리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