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이면 일기를 즐겁게 쓸 수 있을까?*
9월 26일 이후 근 한달이 가까와 오도록 일기를 쓰지 못했습니다.
핑계를 대자면 바빠서 그랬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결국은 게으름 때문이라는 것을 실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좀 더 다른 핑계를 대자면 통합신당 대통령 후보 경선시기와 맞물린 심리적 불안정(?)탓으로 돌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경선결과에 대한 실망감과 그 과정에서 저의 고향이기도 한 ‘전북지역’의 특정후보 편향성과, 그와 관련된 불법경선과정이 도마위에 오른 면도 마음의 불편함을 가중시켰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요즘 들어 거듭 생각해보는 사자성어가 ‘처변불경(處變不驚,)’이라는 말입니다. ‘어떠한 변화에도 놀라지 말고 중심을 유지하라’는 뜻으로 몇 달전 신기남의원께서 강연하실 때 소개해주셨던 당신의 좌우명입니다. 어느 글에선가 중국의 지도자 등소평의 평생 좌우명이기도 했다는 내용을 본 적도 있습니다.
요즘따라 이 어구가 자꾸 떠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저 자신의 내면이 무언가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10년간 이어온 민주세력 집권의 성과물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내면에서 꿈틀거리는데 길거리에 나가보면 그저 아무일 없다는 듯이 일상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당혹감이 밀려옵니다. 과거 함께 어깨를 걸고 최루탄속을 뚫고 길거리를 내달렸던 후배를 오랜만에 만났을 때,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반가움이 밀려오는데 “형, 아직도 과거의 기억에 사로잡혀 있어요?”라며 반문하는 모습에 뻘쭘해지던 저의 모습도 떠오릅니다.
방금 새벽 4시가 넘어섰습니다.
새벽 한시경 잠이 깨어 이리저리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그간 미루었던 일 몇가지를 처리하였습니다. ‘네이버의 제 블로그를 폐쇄’한 것도 그 중 한가지 일입니다. 거의 조선일보에 버금갈 정도로 주관적 편집과 편향된 태도를 일삼으며, 네티즌들을 손아귀에 잡고 흔들려는 태도를 좌시할 수 없어, 최근 흐름이 형성되고 있는 ‘반 네이버’ 운동에 늦게나마 동참하기 위한 자그마한 몸짓이었습니다.
오늘 3차 추경을 다루는 임시회의가 끝납니다.
그저께 예산심의 계수조정 결과에 실망하여 하루종일 마음이 우울하였습니다.그때 특위에서 통과된 ‘김포신문 제작 김포인명연감 2천만원 예산통과’건 때문이었습니다. 당일 특위장에서 통과직전에 ‘의회 스스로 원칙을 무너뜨려 아쉬움이 크다.’는 발언을 하였지만 그래도 마음의 답답함은 가시지 않습니다.
아까 잠이깨어 일어났을 때 ‘풀뿌리 일기’ 파일을 열어보았습니다. 그간 게으름으로 제목만 써놓고 후일로 미루어놓았던 일기소재들이 무려 열가지가 넘습니다. 기억과 감흥이 사라지기 전에 다음주부터는 그 내용을 글씨로 풀어놓아야 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훗날 저의 글이 이땅의 풀뿌리 민주주의의 발전에 자그마한 디딤돌이 되는 기록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 일의 소중성을 다시금 나 자신에게 일깨워 봅니다.
종국에는 글을 쓸 때 마음을 짓누르는 의무감마저 초월하여 그 과정자체가 신명이 넘쳐나는 일이 되길 바래봅니다. 이제 다시 걸음마를 내딛는 기분으로 일어설 것을 다짐해봅니다. 깊어가는 가을날, 새벽공기가 제법 차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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